미얀마에 평화를 위해
미얀마에 평화를 위해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4.11 21:47
  • 호수 8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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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이후 쿠데타 반대와 민주정부 수립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시민들에게 군부가 무차별 총격을 가해 지금까지 6백여 명이 넘는 시민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시민 가운데는 어린이가 48명이나 포함되었으며 여섯 살의 여자아이도 총에 맞아 숨졌다고 한다. 19805월 광주 민주항쟁을 보는 듯한 끔찍한 참상에 가슴이 찢기고, 마음이 참담하다.

미얀마 군인들은 시위 참가자를 붙잡기 위해 병동까지 진입하였다고 하며 327일에는 하루 사망자가 100여 명을 넘었고, 무장한 소수민족을 사살하기 위해 전투기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미얀마에는 약 5천 년 전부터 아냐띠얀족이 에야워디강에 거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멸종되었으며 이후 미얀마로 이주해 온 종족은 인도네시아인으로 추정되는데, 이들도 이후 몽고족의 일파로 대체되었다.

미얀마인들은 인도에서 농업기술과 불교를 전수받았으며 여러 왕조가 일어났다 망하는 역사를 반복하다가 19세기 들어 아시아로 진출한 영국과 충돌하게 된다. 3번에 걸친 영국과 미얀마 전쟁(1824~26, 1852, 1885)에서 패해 미얀마는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고, 인도의 한 주로 편입되었다. 영국령 시대의 미얀마는 영국의 아시아 식민지 경영의 거점이 되었으며 에야워디 삼각주는 1930년대에 세계 최대의 수출용 벼농사 지대로 발전하여, 미얀마는 세계 제1의 쌀 수출국이 되었다.

1920년대 들어 미얀마 민족주의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대영 식민 투쟁을 본격화하기 시작하였으며 2차 대전 후 버마 연방이 탄생했으나 독립 영웅 아웅산이 독립을 눈앞에 두고 정적인 우 쏘에게 피살당함으로써 지도력의 공백을 불렀다. 그 후 쿠데타와 반란, 게릴라전 등이 반복되면서 군부의 힘은 커졌고, 1962년 네윈이 이끄는 미얀마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미얀마 군정에 들어갔다. 미얀마는 영국과 일본의 침략 외에도 반란과 쿠데타를 겪었으며 중국이라는 강국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군부 세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치 남북이 대립되어 군부의 힘이 커져 박정희와 전두환 군사 쿠데타 정부가 들어섰던 우리나라와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경제와 경영에 대한 실무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군인이 국영화된 기업을 경영하였고, 1987년부터 미곡 가격의 상승, 생필품의 부족 등 국가 경제가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19883, 6, 8월 민주화 요구시위를 진압하고 신군부가 등장했다.

20112월 민족의회와 국민의회의 양원제로 구성된 연방국회에 의하여 1962년 군부가 정권을 장악한 이래 약 50년 만에 미얀마에서 테인 세인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하지만 민주정부는 결국 군사 쿠데타에 의해 무너졌고, 이에 항거하는 수백 명의 국민이 살해당하고 있다. 미얀마는 국민 대다수가 불교 신자이고, 대부분의 청년들은 단기 출가로 승려 생활을 할 정도의 불교국가이다. 2007815일 미얀마에서는 승려들이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군사정부는 승려들과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미얀마에서는 군부쿠데타와 시민들을 살상하는 군인들의 만행에 반대하는 승려들의 시위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2016~2017년 미얀마에서는 군인들이 무슬림교도인 로잉야족 주민 6천여 명을 학살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런데 이 참혹한 학살에 대해 미얀마 불교는 로잉야족이 전쟁과 파괴를 일으켰던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침묵하였고, 불교수호를 목적으로 결성한 마바타라는 조직의 수장인 승려 아신 위라투는 오히려 로잉야 학살을 선동하기까지 했다.

악을 척결해야 한다는 이유였지만 이는 종교제일주의 민족제일주의라는 편견이 낳은 오만으로 불교가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 할 덕목인 자비를 버린 행위였다. 자비심을 버린 것은 불교를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군인들이 지켜야할 것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이지 정치군인의 권력이 아니다. 또한 무자비한 살상과 폭행을 저지르고 있는 군인들의 만행을 보고도 이를 방관하는 종교는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 불교지도자와 승려들이 나서서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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