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꽃만 먹고 가시겠네
시 - 꽃만 먹고 가시겠네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1.04.11 21:31
  • 호수 8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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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희/ 장성군립중앙도서관 문예창작과 수강

오늘은 임이 오신다는데

무슨 꽃을 보여 드릴까

노란 해바라기 한 움큼에

보랏빛 수국도 꺾고

물에 띄워 줄 주황 나리꽃도 담았네

이리저리 왔다갔다

내 마음 두둥실 두둥실

 

두 손이 모자라

치마폭에는 나리꽃을 담고

길쭉한 장화에는 해바라기를 담고

대바구니엔 다른 꽃들로 가득하네

따순 밥을 지으려고 텃밭에 가려는데

꽃밭이 발을 잡고 놔 주질 않네

 

내 임은

이러다가 차려 놓은 꽃들만 보고 가든가

접시물에 띄워놓은 나리꽃에

밥 말아 먹고 가시게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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