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2일 전라남도 22개 지자체 중 최초로 목포시가 「청소년 노동 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 시행에 들어갔다. 조례 제정 목적은 청소년의 노동 인권을 보호하고 노동 환경을 개선해 청소년이 근로자로서 권리를 제대로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다.
조례에서 사용하는 ‘청소년’이란 근로기준법에 따라 근로자로 사용이 가능한 24세 이하의 사람으로 명시했다.
조례는 시장의 책무로 ▲합법적인 근로계약과 인권 친화적 환경에서 노동할 수 있는 시책 마련 ▲청소년 노동에 관한 상담 및 구제 활동, 직업훈련과 취업 준비에 필요한 지원·협력 체계 구축 ▲청소년과 사용자에게 청소년 노동 인권교육 시행 ▲청소년의 노동 인권이 존중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노력 등을 들었다. 여기에 청소년 노동 인권 상담·교육 등 청소년 노동 인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3년마다 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노동 인권 의식 및 실태조사를 하여 청소년 노동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이 밖에 청소년 노동 인권 친화 사업장을 선정하여 홍보할 수 있도록 하고, 효율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청소년 노동 인권 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여인두 의원은 “지역사회 구성원인 청소년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일을 하거나 최저임금 미만의 시급을 받고 일을 하는 등 각종 부당노동행위와 인권 침해에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어, 청소년들의 노동 인권을 보호하고 노동 환경을 개선해 청소년들이 건강한 민주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함께 노력하고자 조례를 제정하게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소년 노동 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 찬반 의견 톺아보기
‘청소년 노동 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는 전국 60여 지자체서 시행 중임에도 여전히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조례 중 하나다.
실제 지난해 11월 6일 대구시 달서구의회 제274회 임시회 2차 본회의서 김귀화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청소년 노동 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안’ 표결 결과 찬성 10표, 반대 14표로 부결된 바 있다. 반대 뜻을 밝힌 박왕규 의원 등은 “아직은 시기상조다. 청소년들이 일터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인권 침해 사례들은 근로기준법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조례안을 당장 통과시킬 이유는 없다. 학생은 노동 인권보다 학습권에 집중해야 한다” 등의 주장을 폈다.
이에 ‘대구청년유니온’ ‘대구 청소년 노동 인권 네트워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등은 대구 달서구의회 앞에서 ‘대구 달서구의회 청소년 노동 인권 조례 부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조례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의견 적극 반영 △공개토론회 개최 △청소년 노동 인권 조례 제정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대구청년유니온은 달서구의회의 조례 제정 반대 이유 다섯 가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목조목 반박했다.
첫째, 청소년 노동 인권 조례에 적용되는 대상을 ‘사람’으로 정해 외국인까지 동등한 권리를 줌으로, 이는 헌법 위반 요소가 있다는 주장에는 「청소년기본법 제3조(정의) 제1항에서 청소년은 9세 이상 24세 이하인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2조(정의) 1항 역시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더불어 정당한 자격으로 취업한 ‘외국인’이라면 대한민국 법률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둘째, 인권 친화적 환경, 노동 친화적 환경에 관해 구체적 규정이 없어 모호하다는 입장에는 「구체적 규정이 없어 모호하다면 시행규칙이나 정책으로 정하면 되고, 단순히 모호하다는 이유로 수정 없이 부결시킨 것은 구의원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다」고 비판했다.
셋째, 노동 인권 조례는 학생들에게 계급투쟁 관념을 심어주어 청소년의 균형 있는 교육과 발전에 저해된다는 주장에는 「이는 지극히 이념적인 발언이며,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청소년들의 마땅한 권리를 짓밟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넷째, 현재에 있는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청의 도움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에는 「기존의 법과 노동청이 청소년들의 노동 인권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는 발언은 지역자치권을 저해할 수 있는 발언이며, 청소년들의 노동 인권 보호는 성인보다 더 세심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구의원 배지는 무엇을 위해 달고 있느냐’고 맞받았다.
다섯째, 청소년들은 ‘노동권’보다 ‘학습권’이 중요하다는 주장에는 「학습은 학교 울타리 안과 교과서 안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닌, 학교 밖에서도, 현장에서도, 어른들의 모습에서도 교육과 학습은 존재하며, 사회가 청소년들을 배려하고 보호하고 노동 인권을 존중해주는 게 가장 큰 교육이고 학습이다」고 강조했다.
※톺아보다-‘톺다’에서 나온 말로, ‘샅샅이 훑어가며 살피다’는 뜻의 우리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