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서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정치는 서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3.28 15:58
  • 호수 8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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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이용하여 땅 투기를 한 사실이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포천군과 충북 진천군의 공무원이 투기혐의로 구속되었다. 진천군은 송기섭 군수 등 공직자 788명과 군의원 7명 등 모두 795명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을 포함하여 땅투기 전수조사를 시작하였고, 인천 중구청과 전북 완주군도 공무원의 땅투기를 조사한다고 한다.

조선시대 비리와 수탈의 대표적 사례로 고을의 수령을 꼽는데 사실 고을 수령의 비리는 아전들과 공모하거나 그들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했다. 심지어 임명직인 수령들과 달리 토착 세력인 아전들의 비리가 더욱 횡행했다는 기록은 여러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영조실록에는 사헌부 종5품인 홍양한이 호남 암행어사로 임명되어 정읍 태인현에 가서 아전들이 수천 석의 관용 곡물을 횡령한 사실을 포착하여 어사출도를 준비하였는데 출두 직전에 국밥을 먹고 쓰러져 갑자기 죽었다는 기록이 있다. 한편 어사가 임명되면 정승과 승정원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고, 지방의 수령들과 내통하는 중앙관리들이 이를 알려주는 일이 허다했다고 한다. 또한 암행어사가 수령의 비리를 포착하면 바로 어사출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관청에 들어가 신분을 밝히고, 장부를 열람하거나 심문을 하는 절차를 밟기도 했다. 따라서 홍양한의 죽음은 독살로 의심되기에 충분했지만 증거를 찾지 못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40~50여년 전에는 국세청에 다니는 공무원은 월급보다 뇌물로 받은 돈이 훨씬 더 많았다는 말이 떠돌았으며 교통경찰에 단속되면 5천원 또는 1만원을 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공무원이나 경찰이 뇌물을 받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었는데 개발을 전담하는 LH공사 직원들이 개발 정보 등을 이용하여 가족과 친지 등의 명의로 땅을 사서 폭리를 취했다니 국민의 공분을 사고도 남을 일이다.

다산의 목민심서에는 목민관이 자신을 지키는 여섯 가지를 제시하였는데 몸가짐을 신중하게하며, 청렴을 지키고, 가족이 이권 등에 개입하지 않도록 잘 살피며, 공무 외에는 손님을 물리치고, 관청의 재물을 아끼고, 잘 베푸는 일이다고 했다. 그런 까닭에 청렴한 관리가 수령으로 임명되면 이권에 개입하는 일이 없도록 장성한 가족은 한양에 두고 오거나 형제가 찾아와도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행여라도 청탁을 하기 위해 왔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는 공직자가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일을 막기 위해 이해충돌방지법제정을 촉구하였으나 국회가 이를 방치하고 있었다. ‘이해충돌방지법에는 공직자가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자신이나 가족이 인·허가, 계약, 채용 등의 과정에서 이익을 보지 못하도록 했으며 적용 대상은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 등과 이들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이다.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차관, ·검사 등 고위 공직자도 포함된다.

이해충돌의 사례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후보자가 국회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 임대료는 물론 전기요금과 수도요금도 내지 않는 국회 안에 레스토랑을 자신의 지인에게 임대해준 것도 포함된다. 박후보는 부산의 최고급 호화아파트인 엘시티의 분양권 특혜의혹과 아들 회사의 엘시티 환경조형물(28) 납품 등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전의 비리에 대해서는 분노하던 일부 언론과 국민이 권력의 핵심에 있던 사람의 비리의혹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방관하는 태도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미래세대를 불행하게하는 일이다. 하기야 헌법과 법률을 어기고 국정을 농단하였으며 수백억 원의 뇌물을 받고 감옥에 들어간 이명박, 박근혜의 사면을 주장하는 여권의 대선주자와 야당 지도자들이 있으니 정의와 원칙은 권력자들이 아닌 오로지 민중의 몫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코로비19로 중소상공인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부도와 실업 그리고 폐업까지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데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은 평균 13천만원이 늘었다고 한다. 우리의 정치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먼저 배려하는 사회가 언제 이루어질 수 있을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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