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선지식
코로나 시대의 선지식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1.03.21 14:40
  • 호수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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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은 바른 도를 가르쳐 이끌어주는 큰스님으로 팔리어로는 좋은 친구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바른길로 인도하는 훌륭한 지도자를 일컫는 말이다. 어린아이는 양육해줄 부모가 있어야 하고, 학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스승이 필요하듯 경전에 수행자에게는 바른길로 인도해줄 선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선지식은 첫째 겉으로는 외면하는 듯하나 속으로는 무한한 자비심이 있는 사람, 면전에서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밖에서는 그의 장점을 말해주는 사람, 병들거나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의 근심을 해결해주는 사람, 가난한 사람에게 부유해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2000년 전에는 가난과 질병 그리고 무지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관청은 가장 두려운 곳이었으며 이를 해결해주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스승이고 선지식이었다. 또한 선지식은 싸우려 하면 그것을 말리며, 악지식(나쁜스승)을 따르려 하면 그만두도록 일러주고, 살아갈 방도를 찾지 않으려 하면 권하여 살길을 찾게 하며, 경전에 설해진 길을 좋아하지 않으면 가르쳐서 믿고 기뻐하도록 해준다고 하였다.

사분율에는 선지식은 주기 어려운 것을 기꺼이 주며’ ‘하기 어려운 것을 기꺼이 하며’ ‘참기 어려운 것을 기꺼이 참으며’ ‘비밀한 일을 서로 말해주고’ ‘잘못을 덮고 감춰주며’ ‘어려움에 처했을 때 버리지 않으며’ ‘가난하고 천하다고 경멸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또한 화엄경 등에는 보리심을 얻어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모든 스승을 선지식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수행자들에게 선지식은 바른 식견으로 생사를 초월하도록 이끌어주는 스승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세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선지식의 의미는 자신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현자(賢者)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2000년 전에는 질병과 배고픔과 신분의 차별에 따른 힘없는 백성들의 억압이 가장 큰 고통과 아픔이었으며 이를 해결해주려고 앞장선 사람들이 현자이고 지성인이었으며 시대의 스승이었다. 4단계 계급이 뚜렷한 인도에서 태어난 싯달타는 왕세자의 자리를 버리고 출가하여 계급이 없는 평등한 세상을 구현하고자 남녀와 계급을 떠나 모든 사람이 부처의 성품을 갖고 있으며 모두가 평등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그의 교단에서는 왕족은 물론 천민과 평민이 아무런 차별을 받지 않고 모두 평등하였다.

예수는 가난하고 병든 자들의 편에 서서 새로운 세상에는 가난하고 병든 자들이 먼저 구원받을 것이며 그들이 먼저 하나님의 곁에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제 강점기 때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버린 윤봉길, 이봉창 등의 애국지사가 선지식이었으며 남북이 갈라지는 것을 막으려고 했던 김구 선생이 선지식이었다. 70~80년대에는 유신정권과 군사정권 아래서 인권과 민주주의가 말살되어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싸웠던 애국청년 학생들이 선지식이며 지성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렇다면 코로나19로 세계적인 팬데믹이 선언되고, 경제가 한순간에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청년들의 미래가 불안한 지금 선지식은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대면 예배를 중지하라는 정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예배를 강행하는 짓은 많은 국민의 분노를 자초하는 일이니 이런 지도자는 분명코 존경받을 수 없다.

큰스님이라고 부르는 이들 가운데 법상에 앉아 주장자를 들고, 알 수 없는 화두를 걸며 생사를 초월하는 법문을 하고 있지만 대중들은 생사는커녕 물질의 욕망에서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분들이 이 시대의 지성인이며 선지식이라고 할 수 없다.

기후위기로 인해 2100년이 되면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모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금 예수와 붓다가 이 땅에 오신다면 어떤 메시지를 줄까? 선지식들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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