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만 붙이면 묻지마 지원?
‘농업’만 붙이면 묻지마 지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3.16 22:49
  • 호수 8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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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관련 6개 신문 구독료 1억4660만원 지원

한국ABC협회(신문부수공사)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농림축산어업분야 전문 주간신문은 25개 신문사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발행 부수가 가장 많은 신문은 농협중앙회가 발행하고 있는 농민신문으로 주 320~24면으로 발행하고 있으며 유료구독자 수가 42만 부이고, 월 구독료는 5500원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발행하는 일간지와 주간지를 통틀어 6위에 해당하며 한국일보(21만부), 한겨레신문(20만부)의 두 배에 가까운 발행 부수를 기록하고 있다.

두 번 째로 발행부수가 많은 신문은 한국농업경연인연합회가 발행하는 농어민신문으로 유료구독자 부수가 10만 부에 해당한다. 그런데 장성군이 농업관련 신문 구독료로 연간 14660만원을 지원하면서 농업정보의 내용(20면 발행)과 신속성(3회 발행)이 다른 농업관련 신문(1회발행, 발행면수 8~16)보다 앞서고 있는 농민신문에 대한 지원은 1원도 책정되지 않았다.

 

<이유는 뭘까?>

장성군이 구독료를 지원하고 있는 신문은 [한국농업신문], [농업인신문], [한국농어민신문], [한국농정], [여성농업인신문], [농촌여성신문] 6개 신문이다.

[한국농업신문]은 쌀전업농을 대변하는 주1, 12면 발행하는 신문으로 유료구독자수는 15000부이며 장성군에서 205명에게 월 구독료 5000, 합계 123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농업인신문]은 주112면을 유료부수 8만부 발행하는 신문으로 농촌지도자회보로 시작하여 농업인신문으로 개명하였으며 농촌지도자회원 500명에게 구독료 6만원, 3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12면 발행하는 주간신문(1)으로 유료구독자 부수 103천 부로 1990년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가 출자하여 창간한 신문으로 한농연의 기관지 성격을 갖고 있다. 장성군이 3780만원의 구독료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농정]은 주 116면을 발행하는 신문으로 유료구독자 부수는 3만여 부이고, 20069월부터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업무제휴 및 경영합작을 하며 농민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농민회원 등 200명에게 1200만원의 구독료를 지원하고 있다.

[여성농업인신문]은 주112면을 발행하고 있으며 유료부수는 6300여 부로 이 가운데 전라남도가 4200부 강원도가 1400부를 구독료로 지원하고 있어 구독자 대부분이 전남과 강원도임을 알 수 있다. [농업인신문]과 같은 농촌지도자회의 기관지 성격을 갖고 있다. 장성군에서 매월 7000원의 구독료로 한국여성농업경영인연합회원, 새농민회원 등 310명에게 2170만원의 구독료를 지원하고 있다.

[농촌여성신문]은 주112면을 발행하고 있으며 유료부수 54천여 부로 장성군은 여성생활개선회원 538명에게 매월 6000원씩 3280만원을 구독료로 지원하고 있다.

장성군에서 구독료로 지원하고 있는 6개 농업관련 신문의 공통점은 한농연, 한여농, 농민회, 농촌지도자회, 여성생활개선회 등 이익단체라는 점이다. 전국적 조직망으로 중앙정부 또는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단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전라남도에만 치우쳐 있다.

<이익단체 로비에 생색은 전남도만>

농업 신문구독료로 지원되는 연간 14660만원 가운데 전라남도가 부담하는 비용은 전체 예산의 15%에 불과한 2200만원이고, 나머지 124백만원은 장성군이 부담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들 신문 구독료 지원이 농민들의 농업기술과 신속한 사정보 등을 제공하기 위한 지원인가? 농산물 가격, 농업기술 등의 정보와 신속함을 위해서라면 주 320면을 발행하는 농민신문 구독료를 지원해야 한다. 320면을 발행하는 농민신문은 구독료가 월 5500원으로 주 1회 발행하는 다른 신문의 월 구독료 5000~7000원보다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하다. 그런데도 농민신문 구독료 지원은 단 1원도 예산에 책정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농민신문은 농협중앙회가 발행하는 신문으로 정부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또한 농민신문은 지역농협에서 조합원들에게 구독료를 보조해 주고 있어서 지방자치단체가 중복 지원이 불가능하다. 또한 농민신문은 연간 구독료 66000원 가운데 구독자가 1만원을 부담해야 나머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어서 모든 조합원이 농민신문을 구독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국농업신문], [농업인신문], [한국농어민신문], [한국농정], [여성농업인신문], [농촌여성신문]은 구독료 전액을 장성군이 지원하고 있다. 한농연, 농민회, 농촌지도자회, 생활개선회 등은 전국적인 조직을 가진 이익단체로 이들 단체가 정부와 광역자치단체에 로비와 압력을 통해 구독료를 지원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복지원, 버려지는 자원>

문제는 장성군에서 구독료를 지원하는 이들 신문이 중복 지원되고 있거나 농민신문 구독자들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 보지도 않고 버리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북일면 성덕리 A씨는 농민신문과 한국농어민신문, 농촌여성신문이 들어오고 있다. 농한기 때나 농민신문을 보고 나머지 신문은 거의 보지 않는다고 했다.

소중한 자원이 버려지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물론 이런 실정은 장성군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농촌 지방의 기초자치단체가 대부분 겪고 있는 현상이다.

기후위기에 따라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산업은 농업이고, 피해자는 농민이며 어민이고, 영세상공인들이다. 그런데 종이 한 장이라도 아껴쓰는 운동을 해야 할 농촌에서 소중한 예산을 투입하여 자원을 낭비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더구나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농사와 농산물 가격 등에 대한 소식이나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고, 농업기술에 대한 교육과 실습 그리고 정보 등까지도 농업기술센터에서 전달하고 있는 지금 연간 15천만원에 가까운 군비로 신문 구독료를 대납해주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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