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시대정신
윤석열과 시대정신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3.16 22:16
  • 호수 8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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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인 2022년 39일에는 우리나라 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그런데 지난 4일 임기를 넉 달 여 남겨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임했다. 그는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명박정부 때는 국정원의 불법사찰 등 민주주의와 헌법의 파괴가 일상처럼 반복되었고, 박근혜정부 때는 국정농단으로 법과 원칙이 무너졌음에도 검찰은 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불법으로 정치적 사건을 조작하거나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윤씨는 최근까지도 검찰이 자행한 그런 의혹을 덮고, 은폐하는데 동조하거나 묵인하였으며 이를 밝히려는 임은정 검사 등의 노력을 방해하였다.

윤석열은 검찰 조직에서 일어난 불법과 비리 그리고 의혹을 규명하는데 매우 미온적이었고, 자신의 가족과 관련한 불법 등에 대해서도 법의 잣대를 다르게 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씨가 헌법과 법치시스템을 논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일이며 더구나 그가 내년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기록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참담하고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윤석열씨가 내년 대선에서 20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은 두꺼비 등에서 털이 나는 것처럼 매우 희박한 일이 될 것이다. 그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국민들이 알게 될 것이며 그의 출마를 지지하는 정당 또한 독재정권의 유산을 상속받은 소멸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이 반드시 정의에 부합하거나 선거의 결과에 바르게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최소한 그에 근접하기라도 해야 한다. 2021년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국민의 바람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그리고 바이러스와 재난 등으로부터 안전한 사회였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의 대가가 공정한 결과로 돌아오는 사회여야 하며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범죄와 비리에 엄정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지는 사회여야 한다. 질병과 재난 그리고 범죄로부터 안전해야 하고 예상하지 못한 사태에서도 위기대응력이 높아야 하며 사회적 약자의 인권이 보호되는 사회가 국민이 원하는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씨가 말하는 정의는 검찰의 검찰에 의한 검찰을 위한 것 이상, 이하도 아니며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을 때 짐이 곧 국가이다고 한 루이 14세의 사고 수준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정도이다. 그렇다고 여권의 잠룡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시대정신이 바르게 나타났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낙연 전대표는 신복지와 혁신성장을 정세균 총리는 통합과 실용을 이재명지사는 공정한 세상을 시대정신으로 표명하였다.

자본주의의 폐해인 경쟁과 이기주의의 부추김이 환경파괴와 함께 지구의 종말을 불러오고 있다는 경고가 이미 시작되었다. 바이러스 출몰의 반복과 기후위기는 더이상 지구에서 인류가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들은 당장의 일을 고민하고, 종교지도자와 지성인들은 내일의 문제를 생각하며 국가 지도자는 이 두 가지를 함께 풀어가야할 운명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은 성장을 추구할 때가 아니라 멈춤을 실천해야 할 때이며 실용이 아닌 철학을 가치로 삼아야 하며 공정한 것만으로 미래를 담보할 수는 없다.

계속된 바이러스의 출현, 잦은 태풍과 혹한과 폭염의 반복 등은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지 않고, 자연을 파괴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제는 지구에 사는 모든 인간뿐 아니라 보잘것 없는 곤충과 이름 없는 풀 한 포기까지 공존하고 공생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성장도 실용도 아닌 비움과 나눔과 배려와 감사로 함께 공존하고 공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며 그런 철학과 가치를 가진 사람이 국가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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