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권한을 가질 자격
기자수첩 - 권한을 가질 자격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1.02.21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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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 개정으로 내년부터 지방의회는 독립된 조직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에 서울시의회, 대구시의회 등 광역자치단체는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 정책 지원 전문 인력 도입 등이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법 시행 준비 전담 인력(TF)을 배치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시민사회단체들에서는 준비 과정에 시민 참여를 담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법 개정에 따라 행정안전부가 시행령과 지침을 마련해야 하는 수순이 남아서 TF팀을 꾸린다고 해서 당장 세부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방의회가 인사권 독립, 정책지원 전문 인력 도입, 지방의회 운영 자율화 등에서 검토해야 할 과제를 발굴하고, 기본적으로 당장 손봐야 할 조례나 규칙을 미리 발굴해놔야 시행령과 지침 마련 뒤 자체적인 제도 개혁 등의 작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행안부에서 각 지방의회에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세부 지침을 내려보내 검토의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장치를 마련하는 대신 의정활동의 정보공개 확대 기록표결제도 원칙 도입 겸직금지 대상 명확화 윤리심사자문위원회 구성 등 의회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준비도 함께 진행한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의 권한이 확대된 만큼 내실과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다. 이중 기록표결제도 도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결실명제로도 불리는 기록표결제도는 말 그대로 의원이 자기 이름을 내걸고 공개적으로 찬반 입장을 나타내는 것이다. 다수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일수록 집단의 익명성 뒤에 숨어버리곤 했던 의원들에게는 철퇴나 다름없는 조처다. 사안이 민감하다거나 의회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게 됐다.

지난해 말 전자투표시스템을 도입한 양주시의회 정덕영 의장은 올해 의정 화두로 책임정치동서 균형 발전을 꼽았다.

정 의장은 올해 본격 운영에 들어간 전자투표시스템을 책임정치의 예로 들며 표결실명제야말로 책임정치의 기본이기에 전자투표제를 서둘러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누가 어떤 안건에 찬성 또는 반대표를 던졌는지 알 수 있게 됐다. 정 의장은 표결실명제가 되면서 의원들이 안건처리에 더욱 숙고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시민들에게 의정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관악구의 경우 2010년부터 표결실명제를 도입했고, 옥천군의회는 2014년 제7대 의회가 국내외 연수 계획서 및 보고서 공개 의장 선거 때 정견 발표를 통한 의회 안팎의 합의 의원 간담회 공개 등과 함께 개별 의원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표결실명제 도입 등을 약속한 바 있다.

조직의 원칙 중 ‘3면등가의 원칙(三面等價原則)’이란 직무의 책임·권한·의무를 같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의회도 예외일 수 없다. 책임을 직시하고 의무를 다해야만 권한을 가질 자격이 생긴다. ‘투명성은 주민 대의기관인 의회가 가장 우선해야 할 가치이자 의무다. 그래야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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