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보호..‘장성사랑상품권’ 발행 목적 망각한 군·군의회
골목상권 보호..‘장성사랑상품권’ 발행 목적 망각한 군·군의회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1.01.3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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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살릴 방법 못 찾는 게 아니라 ‘안 찾는 것’
지난 29일 열린 제325회 장성군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오원석 산업건설위원장이 장성사랑상품권의 환전 한도를 1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장성사랑상품권 관리 및 운영 조례」 개정안 심의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지난 29일 열린 제325회 장성군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오원석 산업건설위원장이 장성사랑상품권의 환전 한도를 1억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장성사랑상품권 관리 및 운영 조례」 개정안 심의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장성군수가 발의한 장성사랑상품권 관리 및 운영 조례개정안이 상품권 발행 목적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육성 발전에 어긋난다는 비판에도 일부 수정된 채 가결되어 논란이 일고 있다.

장성군의회(의장 임동섭)는 지난 29일 제2차 본회의를 끝으로 제325회 임시회를 마무리했다. 20일부터 10일간 군의회는 ‘2021년도 군정 주요업무보고 청취’ ‘조례안 심의등을 진행했다. 이번 임시회에 발의된 조례(개정)안은 총 5건으로, 이중 장성군수가 발의한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오원석) 소관 장성사랑상품권 관리 및 운영 조례개정안 가운데 군 외 지역까지 유통지역을 확대하고 월 환전 최대한도 3천만 원 초과분에 대해 추가 환전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한 것에 대해 장성군소상공인연합회(회장 이태정)28일 장성군의회를 방문해 장성사랑상품권의 발행 취지인 소상공인육성 및 지원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날 산건위는 담당 부서와의 질의·답변과 전문의원 검토 보고를 거쳐 제44항의 단서조항인 군 외 지역 유역 확대는 삭제하고, 154정부 정책, 재난지원 등 특별한 사유로 환전한도를 초과한 잔여상품권이 과다하여 영업상 중대한 손실이 우려된다고 판단되는 가맹점에 대하여는 장성군 소상공인지원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추가 환전할 수 있다는 조항에서 소상공인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한 내용을 삭제하고 ‘1억 원 범위 내에서추가 환전할 수 있도록 수정 가결했다. 2019년 장성사랑상품권 발행을 앞두고 조례를 제정할 당시 하나로마트 등 지역 실정상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가맹점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맹점당 월 환전 한도를 5백만 원으로 제한했다. 그런데 지난해 월 매출액 3천만 원 초과 가맹점에 대해 환전 한도를 3천만 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개정을 거쳐 이번에는 1억 원까지 파격 상향됐다. 이태정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장성군의회가 장성사랑상품권을 관외 지역에서 유통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삭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재난지원 등의 사유 때 월 1억 원까지 환전할 수 있도록 개정 의결한 것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매우 불합리한 결정이다결국 장성군수가 제출하고 장성군의회가 의결한 이번 조례안 개정의결은 코로나 19 피해로 신음하고 있는 2000여 장성군 소상공인을 무시하고 5개밖에 되지 않은 큰마트를 위해 군민이 부여한 권한을 남용한 파렴치한 행동으로 소상공인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주민 편의’ ‘소상공인 지원다 잡은 지자체도 있다>

1인당 20만 원씩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경기도 포천시 박윤국 시장이 지난 2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코로나로 생계마저 위협받는 고통을 참고 견뎌주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을 밝히자 포천시민들은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모두가 힘들지만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포천시가 되기를 바란다등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박 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농협하나로마트 사용처는 재난기본소득 사용처가 거의 없는 몇몇 지역을 위주로 핀포인트 결정하여 명시하겠다면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과 소상공인 지원이 균형 있게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농협하나로마트와 농협주유소 등을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하는 대신 재난지원금 사용이 곤란한 오지 지역에 대해서는 명시 기준을 만들어 농협 마트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일명 핀셋 허용방침인 셈이다. 장성군이 설 명절 전 재난지원금 지급을 앞두고 장성사랑 상품권 환전 한도를 1억 원 범위로 조정한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장성군에서 과연 장성사랑 상품권 월 환전액이 3천만 원이 넘는 가맹점이 몇 곳이나 되고, 그중 지역 상품권으로 육성 발전시키고자 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이 몇이나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맹점별 환전액도 모르고 월 환전 한도 ‘1승인한 군의회>

광양시는 지난해 41인당 20만 원씩 전 시민 15만 명에게 총 300억 원의 긴급재난생활지원금을 지역 상품권으로 지급한 뒤 용처별 매출 현황을 집계했다. 그 결과 하나로마트와 대형마트에서 소비된 금액이 116억여 원, 비율로는 38.9%에 달해 지역 소상공인 피해지원 성과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광양시는 특정 업소 쏠림 현상을 인정하고 추후 지급 때 수정 보완을 계속해나갈 방침을 밝혔고, 시의회 백성호 의원은 지역경제 유발효과는 인정하지만, 지역 소상공인 보호 목적을 감안하면 일정 매출이 되는 상점에 대해서는 사용을 제한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성군의회는 기존 장성사랑 상품권 가맹점별 월 최고 3천만 원이던 환전 한도를 1억 원까지 상향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가결하면서 지난해 가맹점별 환전액을 확인하는 수고조차 하지 않았다. 장성사랑 상품권 가맹점 중에는 상품권 매출이 월 3천만 원을 훨씬 뛰어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월 환전액이 ‘0’원인 곳도 있다. 장성사랑 상품권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육성 발전 및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방지 등을 통한 지역공동체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장성군수가 발행한다고 명시한 장성사랑 상품권 관리 및 운영 조례을 승인한 장성군의회의 직무 유기라는 지적이다.

 

<장성사랑 상품권, 누굴 위한 것인가>

지난해 기준 장성사랑 상품권 가맹점은 1,502, 발행액은 2751천만 원, 판매액은 2626천만 원, 환전액은 24572백만 원이었다. 해남사랑 상품권 가맹점은 장성의 2배에 달하는 3300여 곳이고 지난해 해남사랑 상품권 발행액은 1250억 원으로, 목포·여수·순천 등 시

지역을 제치고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장성사랑 상품권과 해남 사랑 상품권이 단순히 가맹점 수나 환전액에서만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해남군은 대형마트와 다름없는 농협하나로마트를 상품권 가맹점에서 제외했고, 그 결과 상품권 가맹점 등 8백여 곳을 대상으로 한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조사에서 응답자의 66%가 상품권 발행 이후 매출액에 변화가 생겼다고 답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코로나 경기 침체에도 매출액 증가가 87.4%, 매출 감소는 12.6%에 그쳤다는 점이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최근 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군 단위에서는 대형마트에 해당하는 농협하나로마트 등에서의 상품권 사용을 자제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소상공인 쪽으로 몰리는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다른 지자체는 농협 마트로 쏠림 현상 때문에 상품권의 위기를 맞기도 한다고 말했다. 얼마 전부터 장성사랑 상품권 할인 시즌마다 불거지는 속칭 상품권 깡역시 장성사랑 상품권이 농협하나로마트 등이 아닌 소상공인이나 영세 자영업자 쪽으로 흐르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는 문제다.

하나로마트가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공익적 측면이 있지만, 지금의 하나로마트는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핑계로 공산품은 물론 잡화, 제과, 축산, 수산 등 지역 골목상권 대부분을 흡수해 농협의 수익을 끌어올리는 대신 소상공인들에게는 공생이 어려울 만큼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장성사랑 상품권과 해남사랑 상품권 모두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다만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정책 결정에 대한 고민의 깊이와 의지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난해 장성군이 농(15축협(1) 등 장성사랑 상품권 판매대행점에 판매 및 환전수수료로 지급한 금액은 266백여만 원이다. 2019년 수수료 지급액 8백여만 원에 비하면 14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품권 발행 규모는 160억 원이며, 추가 발행될 수 있다. 장성사랑 상품권 확대가 농협만 배불렸다는 오명으로 얼룩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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