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잃은 재난지원금
목적잃은 재난지원금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1.31 21:45
  • 호수 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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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왕은 백성이 (가진 것이)적음을 걱정하지 않고, 고르지 않음을 걱정하며,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지 않음을 걱정한다고 했다. 이 말을 다산은 목민심서에서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않고, 평등하지 않음을 걱정한다고 했다. 신분의 차이가 확실히 구분되었던 봉건사회에서조차 백성의 불평등을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삼은 것이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 평등하지 않음을 걱정한다고 말하자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고통이 모두에게 평등하지는 않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은 부자 나라에서 싹쓸이를 해가고, 가난한 나라에서는 언제 백신 접종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부자나라에서도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차이는 너무도 커서 미국의 경우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아서 어떤 주는 사망자의 70%가 흑인이라는 뉴스도 있다.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비눗물로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지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먹을 물조차도 없는데 손을 자주 씻으라는 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민,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중도해지 금액은 111527억원으로 전달에 비하면 39.47%가 늘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29.93%가 늘었으며 건수는 81만 건이 넘는다.

`적금 뿐 아니라 생명보험 3개사와 손해보험 5개사의 보험해지 환급금은 3162억원으로 전월보다 28.4%가 늘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4%가 늘어났다. `적금과 보험을 해지한 것은 중소상공인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고사하고 당장에 쓸 돈조차 없기 때문에 생계비용으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1분위)에 해당하는 국민들의 가구당 소득은 163만원으로 1년 전보다 1.1% 줄었으며 상위 20%(5분위)는 오히려 2.9%가 늘어난 103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와 5분위의 소득 격차는 6.4배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와 목포시 그리고 장성군에서도 재난지원금을 도민과 시민 그리고 군민 모두에게 10만원씩 똑같이 지급하기로 했다. 이재명지사의 주장처럼 도민 모두에게 주는 것은 얼핏 보아 평등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익이 늘어난 사람과 생계비마저 없어 보험을 해지하는 사람의 고통은 같을 수가 없다. 이낙연대표가 고통이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다고 한 말은 그런 의미에서 공감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같은 금액의 재난지원금을 주는 이유는 비록 적은 돈이지만 고통받고 있는 국민에게 위로를 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상공인의 회생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라는 의미다.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지원하지 않고 상품권으로 주는 이유는 바로 지역상품권을 발행한 목적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육성 발전 및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 방지 등을 통한 지역공동체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목적과 다르지 않다.

장성군의회가 장성사랑상품권의 가맹점별 환전 한도액을 월 1억원까지 늘리는 조례안을 개정했다. 이 조례 개정안은 장성군내 중대형마트를 위한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장성군에는 하나로마트 등 5개 중형마트가 있으며 장성사랑상품권의 30% 이상이 이들 마트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마트는 정육, 수산, 제과, 잡화는 물론 화장품까지 판매하는 공룡이 되어 소상공인의 설자리를 빼앗아버렸다.

그런데 재난지원금 등 특별한 경우를 한정으로 한다고 해도 1개의 가맹점에 매월 1억원의 환전을 해주겠다는 장성군의회의 조례개정은 대형마트만을 위한 목적이다. 재난지원금이 코로나19로 가장 고통받고 있는 중소상공인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에게 희망의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목적을 외면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영세한 상공인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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