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공모제, 학교혁신 위한 필요선인가, 무자격 교장 양산하는 필요악인가 Ⅲ
교장 공모제, 학교혁신 위한 필요선인가, 무자격 교장 양산하는 필요악인가 Ⅲ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1.01.24 22:09
  • 호수 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보 교육감과 교장 공모제의 상관관계

학교를 혁신할 유능한 교장을 임용해 학교 자율화 및 현장 친화적 학교 행정을 구현하고, 교육과정의 특성화 의지가 있는 교장을 공모하여 공교육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실시하는 교장 공모제에 대한 찬반 논의가 뜨겁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전교조 전국위원장 출신인 장석웅 전라남도교육감의 측근 다수가 관할 학교의 교장 공모제에 응시해 임용되었다교장공모제가 진보 교육감의 측근 챙기기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두고 무자격 교장제도라고 폄하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교장 자격증이 없는 평교사(근속 15년 이상)를 대상으로 공모해 교장으로 뽑는 제도다. 이를 두고 학교 혁신을 통한 공교육의 변화 선도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무자격 교장제라는 부정적 시각이 대립하고 있다.

이제 본지는 4회에 걸쳐 교장 공모제란 무엇인지, 교장 자격증은 왜 필요한지, ‘무자격증 교장무자격 교장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점은 없는지 짚어보기로 한다.

 

1. 교장 공모제란 무엇인가

2. 교장 자격증? 초등학생도 반장 선출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3. 진보 교육감과 교장 공모제의 상관관계

4. 교장 공모제를 비판하는 사람들, ‘무자격증 교장무자격 교장’?

 

지난해 말 일부 언론에서 대표적인 교육 혁신인 교장공모제를 통해 전라남도교육청 장석웅 교육감의 측근들이 자리를 꿰차고 들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국위원장 출신인 장 교육감이 취임 초기, 다수의 전교조 출신 인사들을 공약이행점검단(도교육청 비상설기구)에 초빙했고, 이들 중 다수가 이후 관할 학교의 교장 공모제에 응시해 임용되었다는 것이다.

고흥의 한 중학교는 202091일자 공모 교장 선발 과정에서 전교조 출신 A 씨를 당선시키기 위해 특정 교원단체 인사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고, 보성의 한 중학교의 경우, 91일 자 교장 공모 1차 심사 결과 단일 접수자인 B 씨가 불합격 처리되자 해당 학교 운영위원회가 내년 31일 자 교장 공모제를 실시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도 교육청은 교장 공석으로 인한 교육과정 운행 파행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교장 공모 공정성 확보 장치 3가지>

이에 대해 전라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전라남도교육청은 교장 공모제와 관련해 절차와 행정 처리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언론 보도 이후 실제 문제로 불거지지 않은 추측성 주장과 의혹에 대해 전남도교육청에서 따로 입장을 밝힐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교장 공모 심사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3가지 장치를 설명했다. 첫째, 학교 심사위원 구성 비율을 외부인사 10~20%, 학부모 40~50%, 교원 30~40%로 지정했다. 이때 외부인사와 학부모 심사위원은 교장 단독으로 선정할 수 없고 학교 운영위원회가 추천하도록 했다. 둘째, 교육청 심사위원 중 50% 이상을 학부모, 지역 주민, 지역 전문가 등 외부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셋째, 심사위원 간 점수 차가 20점을 초과할 경우 이에 대한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했는데, 이는 운영위원이나 심사위원의 특정인 점수 몰아주기등의 불공정 개입을 차단하도록 한 것으로, 201991일 자로 시행되었다는 설명이다.

 

<전교조 출신 인천·전남 교육감, 한 곳은 미달·한 곳은 코드 인사 논란>

284개월 학교 현장에 근무하다 2018년 교육감으로 당선된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청 교육감 역시 11·12대 전교조 인천지부장 출신이다. 교육감 선거 출마 전 마지막 2년은 혁신학교인 동암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했다. 선거 당시 전국 진보 교육감들이 발표한 공통 공약 중 하나가 교직원, 학부모, 학생이 선출하는 교장 공모제 확대와 교장선출보직제 시범 도입등 교원승진제도 혁신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인천시의 경우 교장 공모제 지원자 미달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장석웅 전라남도교육청 교육감
장석웅 전라남도교육청 교육감

지난해 말 인천시의회와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과거 3년간 교장의 정년퇴직이나 중임 만료 등으로 공석이 생긴 학교 중 실제 공모제를 도입한 학교는 약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교장 공모제 대상 초··고교 228곳 중 60곳만 교장 공모제를 시행한 것이다. 2020년의 경우 교장 공모제 대상 학교 85곳 중 공모제를 도입한 학교는 12곳으로, 교육부 최소 권고 기준(결원 교장의 3분의 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교장 공모제를 도입한 학교도 지원자 미달 등으로 재공모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강래 인천시의원(더불어민주당·미추홀구4)인천지역 교장 공모제 미달 사태 원인에는 교사 내 부정적인 여론과 성과에 대한 부담감 등이 작용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일부 연차가 높은 선배 교사들이 평교사의 교장임용을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여전하고, 교장 임기 동안 성과를 많이 내야 한다는 부담감 등이 공모제 지원을 기피하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청 교육감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청 교육감

전교조 출신 진보 교육감 당선 뒤에도 교원 간 보이지 않는 위계와 성과 중심주의로 인해 교장 공모제 미달 사태가 반복되고 있는 인천시와, ‘전교조 출신들이 교장 공모 심사위원으로 들어와 측근들에게 높은 점수를 몰아주는 탓에 전교조 출신 교육감의 자기 사람 심기가 도를 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전라남도. 한쪽은 미달 원인 진단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다른 한쪽은 특정인을 위한 코드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공모 교장의 필요충분조건은?>

교장 공모제 추진 대상 학교는 학부모와 교직원들에게 교장 공모제 시행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을 수렴하고, 학교 운영위원회가 교장 공모제 신청 여부를 심의한다. 도 교육청으로부터 대상 학교로 선정되면 학교에서는 공모 교장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1차 심사를 거쳐 도 교육청에 신청하고, 도 교육청에서는 교육청 공모 교장 심사위원회를 구성, 2차 심사한 뒤 학교장 및 교육감에 통보하면 교육감이 최종 1인을 선정하여 교육부에 임용을 제청하게 된다. 학교장 결원 때 교장 공모제를 시행할지는 해당 학교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1차 심사 역시 학교에서 구성한 공모 교장 심사위원회가 하게 된다. 심사위원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학부모와 교직원들의 관심과 의지가 절대적인 이유다. 공모 교장은 자기소개서와 경영계획서를 제출한 뒤 4년 임기 중 2회 평가를 받게 되어 있다. 이 때문에 공모 교장들이 실적이나 성과를 위한 전시성 행사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교육 자치와 학교 교육 혁신을 위해 시행하는 교장 공모제가 공모 교장 본인의 치적 쌓기와 자리 보존의 도구로 전용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학부모와 학교 구성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더 창의적이고 민주적인 학교를 만들어가려는 열정과 경험이야말로 공모 교장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