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공모제, 학교혁신 위한 필요선인가, 무자격 교장 양산하는 필요악인가 Ⅱ
교장 공모제, 학교혁신 위한 필요선인가, 무자격 교장 양산하는 필요악인가 Ⅱ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1.01.17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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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있어야 진짜 교장? 교장 자격증의 숨은 그림

학교를 혁신할 유능한 교장을 임용해 학교 자율화 및 현장 친화적 학교 행정을 구현하고, 교육과정의 특성화 의지가 있는 교장을 공모하여 공교육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실시하는 교장 공모제에 대한 찬반 논의가 뜨겁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 전교조 전국위원장 출신인 장석웅 전라남도교육감의 측근 다수가 관할 학교의 교장 공모제에 응시해 임용되었다교장공모제가 진보 교육감의 측근 챙기기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두고 무자격 교장제도라고 폄하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교장 자격증이 없는 평교사(근속 15년 이상)를 대상으로 공모해 교장으로 뽑는 제도다. 이를 두고 학교 혁신을 통한 공교육의 변화 선도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무자격 교장제라는 부정적 시각이 대립하고 있다.

이제 본지는 4회에 걸쳐 교장 공모제란 무엇인지, 교장 자격증은 왜 필요한지, ‘무자격증 교장무자격 교장으로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점은 없는지 짚어보기로 한다.

 

1. 교장 공모제란 무엇인가

2. 교장 자격증? 초등학생도 반장 선출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3. 진보 교육감과 교장 공모제의 상관관계

4. 교장 공모제를 비판하는 사람들, ‘무자격증 교장무자격 교장’?

 

▲이미지 출처:교육희망
▲이미지 출처:교육희망

<교장은 왜 자격증이 있어야 할까?>

교육 관련 직종에 종사하거나, 교육 분야에 비교적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면 모를까, 교장이 되기 위해 교장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의사 면허가 있는 경우 별다른 면허 없이도 과장이나 병원장이 될 수 있고 부장검사, 차장검사 자격증이 없는 검사가 검찰 총장이 되기도 하는데, 어째서 교장은 교원 자격증이 있어도 교장 자격증을 따로 취득해야 할까?

교원의 승진 구조를 보면 교사-교감-교장으로 이어지는 경우와 교사-장학사-교감(장학사)-교장(장학관)’으로 이어지는 이원 구조다.

첫 번째 교사-교감-교장의 순으로 승진하는 방법은 그동안 대다수 교사가 교장이 되는 방법이었다. 이 경우 보통 30년에서 35년 이상이 소요된다. 교감이 되는 데만 20~25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교사에서 장학사가 되어 교장으로 승진하는 방법인데, 일단 장학사만 되면 30대 후반에 교감이 될 수도 있고, 빠르면 40대 중반부터 교장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장학사-교감-장학사-교장 또는 장학관이 되어 관리직만 20년 이상을 하게 되는 것. 대부분 교장 중임 8년을 넘겨 많게는 15년 이상도 가능하다.

평교사가 교감이나 교장이 되는 길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근무평정, 경력, 연구 점수, 연수 실적에 더해 농어촌학교 근무 등을 통한 가산점을 잘 받아야 한다. 실질적으로 당락을 좌우하는 것은 교사의 직속 상관인 교장과 교감이 매기는 근무평정이고 담임 역할 보직 교사 업무 연구 수업 실적 연수시간 모두 승진을 위한 점수로 환산된다. 이런 이유로 교장 승진을 위해 승진점수를 계산하며 도서벽지 및 농어촌학교를 옮겨 다니거나, 승진점수를 채우기 위해 교육은 뒷전에 둘 수밖에 없는 교사들의 고충을 목격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1995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국가의 교육 개혁안에 의거, 교장 공모제를 도입하게 된다. ‘교장직 문호를 개방하고 승진임용을 위한 교장 자격조건을 대폭 완화하여 기존의 승진 경쟁 과열로 인한 병폐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세계 어디서도 보기 드문 한국식교장 임명제>

20201224, 은수진 서울연구원 전략연구실 연구원은 국회 교육위 강민정 의원실 의뢰로 연구한 교장 임용제도의 해외 선진국 보고 사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독일, 핀란드, 일본 등 상당수의 나라가 교장 자격증 제도가 없거나 교장임용에서 교장 자격증을 의무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과 일본은 교장 자격증 제도가 아예 없다. 대신 독일은 교장임용에서 3~5년간의 교사 경력을 요구한다. 학교 교사 협의회에서 그 학교의 신망 있는 교사를 뽑은 뒤 교육청에 추천하거나, 교육청에서 교직 자격을 갖춘 이를 교장공모를 통해 뽑는다.

일본은 별도의 교장 자격증이 없는 대신 교사 자격증과 5년 이상의 교육관련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공개 선발을 통해 교장을 임용한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이어져 온 점수에 따른 교장 자격증 승진제도가 거의 그대로 유지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교장자격증제도 자체를 없앤 것이다. 핀란드는 일정한 교직경력과 교장 양성 프로그램 이수자를 대상으로 학교 또는 지역 교육 당국에서 공모제로 뽑고, 미국의 경우 교장 자격증을 얻을 수 있는 교장 양성 프로그램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 50개 주 가운데 39개 주는 교육청에서 교장을 공모하는 등의 교장 자격증을 대체하는 다른 경로를 허용하고 있다.

영국은 교육부 인증 39개 기관에서 개설한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면 국가 교장 자격증을 주지만, 이런 국가 교장 자격증마저도 20122월부터 신규교장 임용의 필수 요건에서 제외했다. 교장은 해당 학교 학교운영위원회주도로 공모를 통해 뽑는다.

 

<교장 자격제 말고 선출보직제, 정말 불가능할까?>

교육계에서는 이미 세계 교장제도의 흐름을 보면 교장 임명제가 아닌 교장 공모제가 표준이며, 학교장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야 교사가 교장 승진이 아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의 가치에 목표를 두게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물론 교장 자격증을 가진 모든 교장이 교사의 책임을 뒤로한 채 승진점수에만 매달린 것은 아닐 것이며, 긴 시간 경력과 실적을 쌓기 위해 부단한 노력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교장이 되고 난 후 정말 헌신적으로 자신의 교육철학을 실천하는 교장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학생이나 학부모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교장 자격증을 근거로 3월이면 갑자기 나타나는 교장 선생님이 아니라, 교직 생활 동안 제자와 동료 교사들에게 존경받고 학부모에게 신뢰를 쌓아온 사람이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일부 보수적인 교육계 인사들이 내부형 교장 공모제무자격 교장제도라고 폄하하고,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 회장이 무자격교장공모 전면 확대 폐지청와대 국민청원까지 하는 현실에서 교장 공모제보다 한 수 위인 선출보직제는 요원한 일일지도 모른다. 초등학생들도 반장을 선출하는데 말이다.

무자격증 교장무자격 교장으로 폄하하는 시각에 문제점은 없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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