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시멘트의 비밀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1.01.10 15:31
  • 호수 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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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쓰레기 소각장이 된 시멘트공장

지난해 이개호의원이 대표 발의한 시멘트세(지방세 개정안)가 국회행정안전위원회의 의결 보류로 국회통과가 어렵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하며 우리나라를 2050년까지 탄소 제로 국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나라에서 탄소와 함께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산업은 발전업으로 문재인 정부는 오래된 화력발전소는 폐쇄하였고, 순차적으로 화력발전을 줄이고 있다.

두 번 째로 탄소 발생이 많은 산업은 시멘트제조업이다. 우리나라 오염물질 다량배출사업장 상위 20개 가운데 시멘트 업체가 8개소나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시멘트공장이 얼마나 많은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1999년 이후 시멘트공장이 소각장 허가를 받아 산업 쓰레기를 비롯한 각종 폐기물을 소각하면서 다이옥신, 비소 등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중금속을 배출하고 있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보조원료와 대체연료로 둔갑한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소각과 소각된 재로 만든 시멘트는 이미 생산량의 30% 내외를 차지할 정도다. 우리나라 쓰레기 시멘트의 생산과정과 주민의 생명과 건강은 외면한 채 쓰레기로 돈을 버는 시멘트업체와 이를 묵인하고 있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고발한다.

 

글 싣는 순서

  • 소각장이 된 시멘트공장
  • 아니라 각종 폐기물로 돈 버는 시멘트 산업
  • 건강과 생명을 외면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1. 쓰레기 소각장이 된 시멘트공장

 

<시멘트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나주 SRF 반대시위
나주 SRF 반대시위

시멘트 사용의 원조는 5천년 전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에 소석회와 모래를 섞어 사용할 때부터 였다. 비카는 1818년 석회석과 점토질 암석을 혼합`소성하여 천연시멘트를 발명하였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포틀랜드 시멘트 제조법을 개발하였다.

시멘트는 원료인 석회석을 채광(발파)하여 석회석 덩어리를 부수는 조쇄과정을 거쳐 석회석을 다른 부원료와 분말상태로 더 잘게 부순 다음 높은 온도로 가열하여 화학반응을 통해 클링커(반제품)가 제조되는 소성과정, 고온의 클링커를 식히는 냉각과정 등을 통해 시멘트 제품으로 완성된다.

소성공정은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원료 분쇄기에서 전달받은 원료를 약 850~900까지 가열하고 이 원료를 회전식 소성로에서 약 1450까지 고온으로 소성하여 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를 제조`생산하여 냉각 공정을 거쳐 저장하는 공정이다.

그런데 소성로에서 높은 온도로 가열하여 클링커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많은 연료를 사용하게 되는데 시멘트산업의 생산원가에서 50% 내외가 에너지비용일 정도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이 시멘트 생산이다.

시멘트의 연료는 주로 유연탄과 벙커C유로 유연탄은 온실가스로 불리는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의 발생량이 가장 많고,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세계에서 시멘트생산과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는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으로 세계 생산량의 50%를 차지할 정도다. 그런데 중국 전역의 미세먼지 총 배출량의 14~20%와 이산화유황(SO2)3~4%,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의 8~10%를 시멘트생산과정에서 발생시킨 것으로 조사되었다.

 

영월지역 주민 시멘트 공장 폐기물소각 반대시위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시멘트생산은 석회석을 채광(발파), 이송, 분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입자상 물질과 소성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질소산화물,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다이옥신, 휘발성유기화합물) 그리고 일정한 배출구 없이 발생하는 비산먼지 등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같은 배출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소성로에 투입되는 연료 및 원료를 적절하게 선택하고 제어할 경우 오염물질의 발생농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연료 및 원료에 포함된 황성분과 염소성분을 함유한 물질을 사전에 제거하거나 낮은 농도로 함유된 것을 사용할 경우 다이옥신(발암물질) 이산화황(SO2)의 발생농도를 줄일 수 있다.

먼지의 배출은 시멘트 제조와 관련하여 주요환경적 문제가 되어왔다. 소성로와 원료물질의 분쇄, 클링커 냉각기, 클링커 분쇄공정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시멘트 공장 주변을 하얗게 덧씌울 정도였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전기집진기와 여과집진기의 효과가 매우 높아 소성로에서 먼지 배출은 크게 감소되었다. 한편 비산먼지는 원료인 석회석과 유연탄의 이동과정에서도 배출되고 있으며 시멘트의 포장과 운송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시멘트 원료의 연소공정에서 유기성물질과 염소성분이 함께 투입되면 다이옥신과 같은 물질이 배출될 수 있다. 시멘트업계에서는 소성로에서 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CO, NO, SO, 다이옥신, 입자성 물질, 중금속 등은 비교적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2006년 강원대학교 환경기술연구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체적으로 시멘트공장과 인접한 지역일수록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영월지역의 경우 부유먼지 총 질량 중 주요 10개 중금속이 차지하는 비율이 12%로 서울시내 10개 중금속 성분이 차지하는 3%에 비해 4배나 더 높게 나타났다. 수많은 자동차의 매연과 난방 등을 위해 연소되어 에너지 찌꺼기가 가득찬 서울시내보다 미세먼지와 중금속이 훨씬 더 많은 곳이 시멘트공장 주변지역이라는 조사결과다.

 

시멘트 공장의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쌓아 둔 폐타이어
시멘트 공장의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쌓아 둔 폐타이어

 

<사양길에 들어선 시멘트산업의 단비-쓰레기 소각장허가>

1990년대 중반까지 호황을 누리던 시멘트 산업은 1997IMF와 함께 급격히 사양길에 들어섰다. 정부는 시멘트업계의 회생을 위한 조처로 보조원료와 대체연료라는 미명 아래 석탄재와 주물공장 폐주물사, 철슬래그 등을 보조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폐비닐 등과 함께 폐유 등을 대체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였다.

시멘트회사는 석탄재의 처리비용을 받고, 시멘트의 보조원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톤당 30만 원 내외의 처리비용을 받고, 폐비닐과 폐플라스틱 등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심지어 일본의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한 유연탄의 찌꺼기인 석탄재를 수입하여 시멘트보조원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방사능의 포함 여부 등이 전혀 조사되지 않고 있다.

시멘트업계가 보조원료와 대체연료로 신고한 폐기물의 종류를 보면 슬래그(광재), 유기성오니(오염된 진흙), 무기성오니, 연소재, 폐합성고무, 폐합성수지, 폐석고, 폐합성고분자 화합물, 폐목재, 폐분진, 폐유, 소각재, 분진, 석탄재, 공정오니, 폐수처리오니, 목재칩, 콘크리트 슬러지, 폐레미콘, 폐흡착제, 폐주물사. 열경화성수지, 폐백토, 폐연마제 등 폐기물관리법에서 규정한 대부분의 폐기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 내용을 보면 시멘트공장은 폐기물종합처리장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나주 SRF열병합발전소는 왜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가?>

SRF(고형 폐기물 연료)란 비닐, 목재, 종이 등 가연성 물질만을 걸러내어 건조, 성형 과정을 거쳐 생성된 고효율의 고체 연료이다. 코르크 형태로 제작돼 화력발전소 등의 보조연료로 사용된다. 그런데 총사업비 2700억원을 들여 2014년 착공하여 2017년에 완공한 나주 SRF열병합발전소가 5년이 되도록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준공 3개월 전에 이뤄진 시험가동 때 생활 쓰레기로 만든 SRF 연소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대기환경 오염물질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범대책위와 주민들은 발전소 사용 연료를 SRF가 아닌 LNG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장성 서삼 복합화물터미널엔 나주 SRF열병합발전소로 가야할 고형 폐기물 연료 수천 톤이 몇 년 째 방치되어 있다.

고형연료는 수분을 제거한 상태에서 일정한 크기의 칩을 만든 것으로 폐기물종합처리장이 된 시멘트공장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시멘트공장에서는 비용이 적게 들어가게 하기 위해 쓰레기 상태에서 소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비닐 등을 건조하여 고체 형태로 만든 SRF(고형 폐기물 연료)도 발전소 반경 5km내에 들어가는 주민들에게 피해가 간다며 2700억원이 들어간 열병합발전소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데 온갖 쓰레기를 종합처리하고 있는 시멘트공장은 아무런 제재도 없이 가동되고 있다.

 

<중국보다 못한 우리나라 시멘트생산 정책>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산업 가운데 하나가 시멘트 공업이다. 중국은 시멘트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기도 하다. 시멘트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중국은 심각한 대기오염을 초래하였고, 2011‘125개년 에너지 절감 및 배출감소 시행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첫째, 미세먼지 및 질소산화물의 배출 허용기준을 강화하였다. 미세먼지의 배출기준은 기존 50mg/에서 20~30mg/로 줄였고, 질소산화물도 800mg/에서 400mg/으로 크게 줄였다. 둘째 오염물 통제항목에 암모니아, 수은 및 기타화합물을 추가하였다. 또한 시멘트의 생산 과정에서 석탄, 분말 연탄재 등을 원료나 연료로 사용할 때 발생하는 중금속오염을 막기 위해 수은 및 화합물 배출량의 제한치를 지정하였다. 셋째, 고체 폐연료를 대체연료로 사용하여 이산화탄소의 발생률을 줄였으며 기업의 대기오염 배출을 엄격히 제한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반소각시설에는 다이옥신의 배출기준을 0.25ng/으로 정하고도 온갖 쓰레기를 소각하고 있는 시멘트공장에는 아무런 기준이 없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소각시설과 시멘트공장이 동일한 기준을 정한 것과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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