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사농장 김옥희 대표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이일사농장 김옥희 대표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0.11.22 21:24
  • 호수 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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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열심히, 정직하게 노력해야”
김옥희 대표가 덕장에서 건조중인 감을 살펴보고 있다.
김옥희 대표가 덕장에서 건조중인 감을 살펴보고 있다.

곶감을 만드는 시기를 맞아 대봉감 수확이 한창이어야 할 요즘, 봄철 냉해와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우 탓에 대봉감 생산 농가들은 유난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감 생산량이 지난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곶감 만들 물량 확보가 어려워졌다.

올해 이상기후로 인해 평년보다 발아가 10여 일 빨라졌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월 초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져 추위에 약한 대봉감 피해가 커졌다. 영글어야 할 새순이 얼어 성장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여기에 7~8월 약 60일에 걸쳐 이어진 장마로 인해 감나무 뿌리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은 데다 9월 한반도를 덮친 태풍으로 조금 남아있던 감들까지 땅바닥 아래로 곤두박질치면서 수확할 것들이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대봉감 수확량이 확 줄면서 곶감을 만드는 농가나 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감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공판장이나 다른 지역까지 원정을 가보지만 가격은 높고 물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김옥희 대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다

 

곶감 만들기만 16년째인 북하면 이일사농장 김옥희 대표. 16년 만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고개를 젓는다. 며칠째 비가 내리던 지난 19, 작업장에서 만난 김 대표는 “5년 전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기껏 깎아서 말리던 곶감 30만 개를 모두 버려야 했던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대봉감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던 때라 감을 재구매해서 곶감을 다시 만들 수 있었다올해는 감을 구하기도 힘든데 이렇게 비가 계속 오고 기온도 높아져 어제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이미 구매 가능한 감은 거의 확보를 했고, 이번에 실패하면 더는 감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직접 기른 감은 예년의 20%도 수확을 못 했고, 장성감 생산량은 작년의 10%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매입 가격이 40% 이상 올랐지만 구할 수만 있다면 공판장이나 무안 등 다른 지역 농가 어디든 가서 구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우체국 홈쇼핑이나 온라인 판매 등에서 이미 곶감 가격을 정해놓은 탓에 대봉감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곶감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다. 거기다 매년 곶감 철만 되면 이일사 농장 곶감을 찾는 고객들을 생각하면 가격보다 대봉감 물량 확보가 먼저다.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발품을 팔아보지만, 건조장 3동 중 1동은 채우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김 대표는 보통 30~40만 개 대봉감을 사다가 곶감을 만들었는데 올해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은 20만 개 정도에 그칠 것 같다예년에는 3동을 다 채우고도 감말랭이 만들 물량이 여유 있게 남았었는데 올해는 감말랭이도 작년의 1/10 수준밖에 만들지 못할 거 같다고 전했다.

김옥희 대표가 만드는 곶감이 전국에 입소문이 난 데는 누구보다 공들인 건조 방식이 큰 몫을 차지한다. 김 대표는 건조기에 말리거나 자연건조를 하더라도 짧으면 30일 길어도 50일 정도 말리는 게 보통인데 우리는 자연건조 방식으로 60일에서 70일까지 말린다면서 이렇게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건조하면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우면서 단맛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일사농장 곶감을 설명할 때는 유난히 김 대표의 표정이 환했다. 곶감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 때문이리라.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워 작년보다 4일 늦은 이달 10일에 작업을 시작했다. 백양사를 찾는 관광객도 많지 않아 평상시 매출도 줄었다. 김 대표는 올해는 여러 가지로 참 어렵고 앞으로도 계속 날씨가 좋지 않으면 적자를 면하기 어렵겠다는 걱정을 하지만, 매년 변함없이 우리 이일사농장의 곶감을 찾아주시는 고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곶감 만드는 일을 멈출 수가 없다힘들더라도 열심히, 정직하게 노력하면서 내년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마지막 각오가 주는 울림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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