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시대, ‘소통’을 말하다 Ⅱ
지방자치시대, ‘소통’을 말하다 Ⅱ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0.11.0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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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울정보소통광장’
경남 남해군 ‘군민소통위원회’/‘2020 남해군 지역문제 해결 원탁토론회’
경남 고성군 ‘고성군 공식 밴드’
허성무 창원시장 ‘현장마실 동네를 걷다’

장성군이 지난 5월 의회에 제출한 장성군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가결됨에 따라 기획감사담당관명칭을 기획실로 변경하고 홍보기획·미디어디자인·정보통신 등 3개 팀으로 구성된 소통정보실이 신설된 지 5개월여가 지났다. 군은 조례안 개정 이유로 민선 73년차를 시작하면서 행정기구 조정 및 분장 사무 정비에 따라 행정서비스 질 향상 및 군민의 행정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개정안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 목표인 지방분권 실현과 주민 참여 확대, 직접민주주의를 위한 구상이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이 있었다. 장성군이 올해 완성할 예정인 장성비전 2030 중장기발전계획에서도 국정 혁신과 지방자치의 중요 의제인 민관협치와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행정집행의 주민 참여 전환·협치 담당관 신설 등 선제적 제도 보완에 나선 지방자치단체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경남 고성군의 고성군 공식 밴드’, 허성무 창원시장의 현장 소통 현장마실 동네를 걷다등을 통해 지자체들이 주민들과의 소통, 그리고 정책기획 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아보고, 주민자치 실현을 위해 우선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기로 한다.

지난 2일 진행된 고성군 간부회의 모습. 고성군 공식 밴드에 업로드된 간부회의 동영상에서 캡처하였다.
지난 2일 진행된 고성군 간부회의 모습. 고성군 공식 밴드에 업로드된 간부회의 동영상에서 캡처하였다.

경남 고성군 <고성군 공식 밴드>

경남 고성군에서 운영 중인 고성군 공식 밴드가 화제다. 20163월 군민이 함께 소통하고 군정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출발한 고성군 공식 밴드는 행정과 주민의 징검다리 소통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약, 희망찬 고성이라는 기치를 걸고 출범한 백두현 군수의 폭넓은 정치적 발걸음 중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매주 군수와 실과장들의 간부회의 영상을 업로드하고 영상 아래에 주요 내용을 정리해서 게시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하여 주민들의 의견과 격려 댓글이 이어진다. 고성군민들은 간부들의 사업보고에 이어 백두현 군수가 이월사업에 대한 사유가 매년 똑같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행정력의 낭비이며 주도적으로 책임질 실무책임자를 배치하여 전반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다른 지역에 회사가 있으면서 주소만 고성으로 옮겨서 행정의 혜택을 받으면서 고성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업체들에 대한 지적이 필요하다’ ‘부서별로 군민들이 요구하는 서류 목록 전부 오픈하고, 통일하고 간소화한 후 보고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적극 행정을 강조하고 행정 공개를 요구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부서별, ·면별 홍보는 물론 행정의 중요한 정보를 군민들에게 발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군수가 직접 밴드를 챙겨 어느 통로보다 빠른 해결이 가능해지자 행정과 군민의 원활한 소통과 정보 교환이라는 밴드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 민원성 댓글이 올라오기는 하지만 밴드 관리자가 주기적인 공지를 통해 멤버들을 이해시키고, 멤버들도 댓글 등을 통해 스스로 정화 작업에 나서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민원성 글들이 군청 홈페이지가 아닌 밴드에 올라오는 횟수가 늘어 답글을 달고 민원을 해결하려다 보니 공무원들의 업무가 과중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이 주요 사업과 회의 내용, 군청 주간행사일정까지 주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주민들은 당연히 행정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곳곳에서 주민 참여로 이어지는 것은 고성군 공식 밴드가 가지고 있는 큰 장점이다. 지난달에는 고성군 공식밴드 회원 1만 명 달성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현장 소통을 위해 실시하는 ‘현장마실 동네를 걷다’ 모습
허성무 창원시장이 현장 소통을 위해 실시하는 ‘현장마실 동네를 걷다’ 모습

<허성무 창원시장, 현장 소통을 시작하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지난달 23일 현장 소통을 시작했다. 매달 1~2차례 일상 속 주민 생활 현장을 찾아 격의 없이 소통하고 지역 문제에 관해 토론하는 현장 마실 동네를 걷다첫 일정을 소화한 것.

코로나 19 영향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생활반경이 동네 중심으로 축소된 상황에서 시민의 일상을 찾아 부족한 부분을 챙기고 생생한 목소리를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허 시장의 의지가 담긴 시책이다.

동네 주민들의 생활현장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작은 간담회부터 주민 주도로 진행 중인 공동체사업 현장 방문, 즉석 마실 카페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허 시장은 지금 우리 사회에는 행정 주도의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들이 시시각각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들의 해법은 주민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현장에서 주민들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약속하고, 2021년까지 전 읍면동의 다양한 현장을 찾아 주민과의 현장 소통에 나서기로 했다.

 

<소통 플랫폼 구축, 지역 활동가 양성해야>

코로나 19가 사회 전반의 모습을 언택트 즉 직접 접촉하지 않고 진행되는 비대면 사회로 바꾸어놓았다. 교육 분야에서는 온라인 강의나 클래스 101, 탈잉, 마이 비스켓 등 학습이나 취미를 공유하는 매칭 플랫폼을 예로 들 수 있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물류·유통 분야는 물론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금융 등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사업들은 코로나 19가 종식되더라도 확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고성군 공식 밴드는 지자체가 행정 전반을 오픈하고 지자체장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대안을 찾아 나가며 코로나 시대 소통의 대표적인 적극 행정으로 손꼽히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 햇수로 30년을 맞았다. 지방자치제 시행의 이유는 주민의 복리 증진과 주민 스스로가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건전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정부가 임명했던 단체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고 주민을 대신해 군정을 견제·감시하는 의원도 뽑았지만, 여전히 지자체장은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고 의회는 집행부 거수기라는 부끄러운 수식어를 다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방자치라는 허울 좋은 제도 속에 가려진 채 관치나 다름없는 행정이 횡행하고 주민과의 협치는 지자체 홍보를 위해서만 시행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지방자치를 군 단위 자치에서 면 자치, 나아가 마을 자치로 시행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해남군은 마을 단위까지 자치회를 조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해남군 주민자치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제정을 추진하혀다 새로운 마을 조직이 설립될 경우 개발위원회 등 기존 마을 내 단체와 업무 중첩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조례안이 철회되기도 하였다. 이후 의견수렴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는 조례안을 마련 중이다.

장성군은 작년 7장성군 주민자치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현재 시범 지역인 장성읍 주민자치회 구성을 진행 중이다.

주민자치회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결정하고 주민들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행정 전문가가 아닌 주민들의 경우 행정정보에 접근하고 현안 해결을 위한 법리·절차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행정은 주민들이 지자체 사업에 관한 정보를 얻고 직접 사업 전반에 참여하여 그 결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주민 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다양한 플랫폼을 구축하여야 한다.

더불어 지역 활동가를 양성하여 그들이 직접 발굴한 의제들로 정기적인 교육과 토론회를 거쳐 행정과 활동가 그리고 주민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주민자치 실현을 위한 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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