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재난구호 시스템, ‘위급 때 초동대처’ 취지는 좋으나..
양방향 재난구호 시스템, ‘위급 때 초동대처’ 취지는 좋으나..
  • 권진영 기자
  • 승인 2020.10.25 21:15
  • 호수 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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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칩 상용화 눈앞에, 머잖아 ‘삐삐’ 신세 될 수도

 

위급상황 발생 때 버튼 하나로 가까운 이웃에 상황을 알려 119 구급대 등이 출동하기 전 초동대처할 수 있도록 설치한 스마트 양방향 재난구호 시스템에 대해 사용자의 조작 미숙이나 부주의로 인한 오작동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20억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된 데 비해 장기적인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성군은 지난해와 올해 삼계·삼서·동화·황룡면 87개 마을 1950세대에 스마트 양방향 재난구호 시스템을 설치했다. 소요 예산은 총 24억 원으로, 이 중 1181백만 원은 원전기금이고 나머지 1219백만 원은 군비다. 원전기금은 전남도가 2008원자력발전 지역자원특별세 특별회계 설치조례를 제정하면서 영광원자력발전소로부터 40km 이내인 지역을 인접지역으로 규정하고 거리, 인구, 면적을 따져 원전 지역발전시설세를 차등 배분하는 것으로, 장성군의 경우 삼계·삼서·동화면 일부가 포함된다.

논란이 된 스마트 양방향 지난구호 시스템은 마을 회관에 설치한 메인 서버와 각 세대가 무선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으로, 설치 세대는 라디오 모양의 스피커를 통해 마을 방송을 들을 수 있고, 화재 등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상단의 버튼을 누르면 미리 입력한 가족, 마을 주민, 이장 등과 119센터에 동시에 사이렌과 알림이 울리는 구조다. 군 관계자는 2018년 경남 진주시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전남에서는 장성군이 처음으로 설치했으며, 화순군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조작 미숙이나 부주의로 인해 위급상황이 아닌데도 비상 신호가 울리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생겨났다. 업체가 각 가정에 장비를 설치하면서 작동법 등 사전 교육을 하였지만, 고령의 이용자들이 한 번에 내용을 모두 숙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제품을 닦으면서 실수로 버튼이 눌러진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전건설과 담당자는 농촌 지역의 특성상 고령의 어르신들이나 홀로 생활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해서 전화로 119를 누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이를 위해 버튼만 누르면 위급상황이 가까운 이웃에게 전달되는 시스템을 도입해 신속한 초동대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설치 목적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조작 미숙 등의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업체에 추가 교육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마을무선방송 기능만 가지고 있는 단방향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고령자 위급 상황 알림 기능을 위해 설치하는 노인 구호벨이 40여만 원, 단방향 시스템 설치 비용은 40~50여만 원으로, 설치비가 가구당 110만 원인 양방향 시스템이 두 가지 기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측면에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면에서 수요조사를 한 뒤 세대별로 신청을 받아 설치했기 때문에 만족해하시는 주민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가정 내 장비가 설치된 곳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설치목적과 다르게 효용성이 떨어지는 점, 두뇌 정보와 뇌파에 맞춘 치료용 생체칩의 상용화가 눈앞에 다가온 요즘, 머지않아 구시대적인 시스템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기계장치에 지나치게 비싼 비용을 지불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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