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메뉴얼을 삭제하라
과거의 메뉴얼을 삭제하라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0.08.23 21:06
  • 호수 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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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7~8일 밤사이에 내린 폭우로 인해 우리 장성군을 비롯해 담양과 곡성, 구례, 영광, 화순 등에서 많은 재산 피해가 발생하였다. 시간당 최고 70mm의 비가 쏟아진 장성군은 이틀동안 평균 400mm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100여 개가 넘는 주택이 파손되거나 침수되었고, 500ha 가 넘는 농경지가 침수 또는 매몰되기도 하였다. 도로나 하천의 유실과 산사태 발생 그리고 상`하수도 시설 등 300여 개의 공공시설이 파손되어 300억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나마 이웃 담양과 곡성, 구례 등에 비하면 피해가 적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장성읍이 침수되지 않은 이유는 1989년 수해를 경험 삼아 황룡면 소재지에 건설한 장성배수 펌프장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1990년에 건설한 배수 펌프장은 그동안 시험가동만 해 왔으나 이번에 시간당 2만 톤에 가까운 물을 빨아들여 장성읍은 물론 황룡면 소재지가 물에 잠기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하였다.

재난과 재해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지만 한번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한편 황룡강 둔치 일부 시설물이 떠내려가고, 두 개의 인도교가 유실된 것을 두고, 장성군 일부 공무원이 농어촌공사의 장성호 방류가 갑자기 많아진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농어촌공사는 매뉴얼에 따라 수위 조절을 했으며 주민들의 피해를 우려하여 최선을 다했다고 공방을 벌였다. 댐 방류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에 대해 장성호 뿐 아니라 전북의 용담댐 등에 대해서도 일부 지자체가 농어촌공사 그리고 수자원공사와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피해보상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피해 공방이 주민들에게 무슨 이익과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공방으로 세월을 보내거나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4차산업혁명과 함께 코로나19의 확산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세상을 가져왔다. 비대면 사회, 온라인 교육, 재택 근무 등은 많은 일자리를 잃게 하고 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예상하지 못한 기후의 변화라는 점이다.

2018년 엄청난 폭염에 시달렸던 우리나라는 2019년에는 세 차례의 가을 태풍으로 많은 농작물 피해를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2020년 올해. 기상청은 예년보다 훨씬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사상 유래 없는 54일간의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기상이변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미국 켈리포니아 데스벨리는 섭씨 54도로 최고 기온을 기록하였고, 가장 춥다는 시베리아의 이상 고온 현상은 지난 6월 섭씨 30도를 넘었고, 중국 남부지방에 두 달 넘게 폭우가 쏟아져 약 550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하게 했다.

문제는 이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엄중하고 심각한 사실이다. 한반도는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의 두 배나 올랐고, 해수면의 온도도 두 배 가까이 올랐다고 기상청이 발표했다.

예측할 수 없는 가뭄이나 홍수가 반복될지도 모르고, 겨울엔 따뜻하고, `가을엔 예년보다 추운 이상기온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 4월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더니 갑작스러운 추위로 꽃이 수정되지 않고, 아카시아 꽃에 꿀이 들어있지 않아 양봉 농가에 큰 피해를 준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벌이 사라진 지구는 사람도 살 수 없는 땅이 되기 때문이다.

벌 타령을 하고자 하는 말은 아니다. 이제 재난과 재해에 대한 과거의 매뉴얼은 모두 버리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황룡강은 지난 집중호우 때보다 훨씬 더 많이 범람할 수도 있고, 시간당 100mm 이상 집중호우가 쏟아질 수도 있다.

한여름에 우박이 쏟아지고, 겨울엔 눈이 내리지 않을 것이며 가을 태풍도 다반사로 일어날지 모른다. 이젠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최선의 길을 선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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