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지역축제 어떻게 해야 하나?
코로나 이후 지역축제 어떻게 해야 하나?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0.08.18 11:04
  • 호수 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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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축제는 그만. 일상 속 작은 축제. 콘텐츠 중심의 축제돼야

 

<이동과 여행이 멈춘 사회에서 축제>

 

 

201912월 중국에서 시작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유행은 항공 여행객의 95%가 줄어들어 항공사들이 줄도산의 지경에 처하게 하였고, 4년마다 열리는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경기가 1년 뒤로 미루어졌다. 하지만 도쿄에서 열리기로 한 올림픽은 내년에도 정상적으로 개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에서 개최해온 세계최대의 맥주축제 옥토버 페스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처음으로 취소 되었으며 칸 영화제는 물론 올가을 열릴 예정이던 서울 세계불꽃축제도 취소되었다.

언컨텍트시대, 다른 사람과의 직접 접촉을 꺼리고,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과만 만나는 시대에 축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축제는 인류 문화와 함께 해온 유산으로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의식과 동질성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 왔으며 최근에는 지역 경제활성화라는 경제적 기능이 더해졌다. 따라서 축제는 어떤 방식이나 형식으로든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올해 열릴 예정이었던 우리나라 축제의 90% 이상이 취소 또는 연기하였고,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코로나19가 백신과 치료제 등의 발명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과 달라진다 해도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독성을 가진 새로운 바이러스가 언제 다시 유행할지 모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질 것이라며 비대면 접촉,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는 급속하게 우리사회에 정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언컨텍트 시대에 지역축제는 어디로 가야하며 장성군이 개최해온 가을 노란꽃 잔치와 단풍축제 등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새로운 키워드를 분석하라>

 

네이버와 구글 등 인터넷 검색창에서 가장 많이 찾는 축제 관련 단어는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무엇을 해야할 것인지로 나타났다. 가천대학교 이인제교수는 코로나 19 확산 이후로 축제 검색어는 먼저 무엇을 해야할지라는 생각과 어디로 가야할지라는 추천의 두가지 키워드가 가장 두드러졌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축제 참가자들이 선호하는 곳은 잘 알려진 곳또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등이었는데 코로나 19 이후에는 다른 사람들의 추천을 보고, 축제장에 가서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를 생각한 다음에 결정하는 추세가 되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 확산 이후에도 여행이나 관광이라는 키워드는 언급량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축제에 대한 키워드는 크게 하락했다. 물론 올해는 봄축제가 몰리는 4~5월에 코로나 확산에 다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

지난 봄에는 축제라는 키워드를 넣으면 코로나와 마스크라는 단어가 검색되었는데 최근에 축제라는 키워드를 분석해 보면 랜선축제’ ‘온텍트등 비접촉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봄 축제에 이어 가을 축제를 계획했던 대부분의 지역축제도 줄줄이 취소를 발표하고 있다. 10월에 열릴 예정이던 완주 '와일드 푸드 축제'가 올해는 열리지 않고, 축제 대신 1~9회 축제 때 열렸던 축제 현장 사진과 영상을 공모하는 행사를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다.

9월 예정된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온라인과 미디어 중계로 진행되고 무주 반딧불축제와 진안 홍삼축제는 이미 취소가 결정되었다. 부안군의 '가을애 국화빛 축제'와 남원의 춘향제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더구나 늦장마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해 장성군의 황룡강 노란꽃잔치는 물론 대부분의 지역축제도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축제가 온라인봉화은어축제. 지난 81일부터 9일까지 열린 이 축제는 온텍트라는 방식으로 비대면으로 유튜브와 각종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중계되었는데 310만명의 참가자와 3000kg 이상의 은어를 판매하였다.

 

<대형축제는 가고, 일상적이고 분산적인 축제가 온다>

 

세종대학교 김형곤교수는 세계적으로 코로나 이후에 축제를 취소하거나 연기하였고, 축제가 열린 경우에도 거리두기가 가능한 야외축제가 대부분이었으며 그나마도 규모는 축소하였다고 말했다.

특히 예술, 음악공연 등은 비대면 온라인 중계로 대신하였으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글로벌 남성그룹인 BTS는 지난 614일 개최한 실시간 온라인 공연 방방콘 The Live’의 최고 동시 접속자 수 756600여 명을 기록해 기네스 세계 신기록까지 달성했다.

강영규 춘천마임축제 감독은 코로나 이후의 축제는 일상 속에 작은 축제가 주도할 것이며 관람객 숫자로 평가하는 대형축제는 사라질 것이라며 과거의 축제가 클럽과 같은 대규모의 1회성 축제였다면 앞으로의 축제는 자가격리와 일상적인 생활 속 공원에서 산책하는 것 같은 축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축제의 본질적 속성은 주민이 함께 즐기고 단합하는 대동성과 일상에서 벗어나는 일탈성 그리고 즐거움을 찾는 유희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축제가 온라인 형식으로 바뀐다고 해도 이런 기본적인 속성을 방문객에게 전달하지 못하면 안 된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로 지역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전국에 수백 개의 지역축제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지역축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대부분 부풀려서 발표되었고, 축제의 성공 여부를 관람객의 숫자를 기준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문경사발축제가 한 때 10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찾아왔지만 관람객의 입장료 유료화를 실시한 뒤로 15만 명 내외로 줄어 들었지만 유료화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적정 관람객을 12만 명 이내로 산출했기 때문이다.

문경시의 사발축제 주변 수용인원과 숙박업소와 음식점, 특산품 판매점 등 서비스업종을 조사하여 문경시가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유익한 관람객은 2만 명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강영규감독은 보통 축제기간인 열흘 동안 100만 명이 오는 것보다 1년 동안 50만 명의 관람객이 분산되어 찾아올 때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이제 관람객 숫자로 축제를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안전을 중시하는 가족 중심의 여행에서>

 

 

보령 머드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꼽힐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축제다. 우리나라 축제 가운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축제로도 알려져 있다. 2018년 보령을 찾은 외국인이 60만 명이나 될 정도이다.

그런데 22년 만인 올해 보령머드축제는 온라인 축제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 9개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하였으며 양방향 스트리밍 방송으로 참여자의 호응도를 높였다.
물론 머드축제라는 메인 콘텐츠를 중심으로 날마다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되었으며 머드화장품 등 보령시의 머드축제 관련 특산품 뿐 아니라 보령시의 농특산물도 온라인으로 판매되었다.

 

춘천 마임축제는 32년 동안 춘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함께하는 축제로 바뀌면서 오프라인 행사는 소규모로만 진행하였다. 춘천시는 축제가 일상이 되는 춘천 마임백씬 프로젝트(100 Scene Project)’를 진행했는데 취소된 마임 축제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따뜻한 대면 공연을 통한 시민들의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했다.

축제는 지난 73일부터 1017일까지 KT&G 상상마당, 중도, 강의실, 재래시장, 캠프페이지 인근 등에서 펼쳐지며 국내 70여개 팀이 참여한다. 주요 내용은 빨간장미 세레나데, 불의 도시(도깨비 난장), 슈트맨&슈트걸 프로젝트, 워킹스루(걷다 보는 마임), 희희낙락 등이다. 춘천시는 마임축제가 새로운 축제의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룡강 노란꽃 잔치는 어디로 가나>

 

장성군은 지난 호우에도 불구하고 황룡강 노란꽃 잔치 행사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꽃씨를 뿌리는 시기가 보통 810일 전후기 때문에 지금 씨를 뿌려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방역전문가들이 코로나 19가 올해까지도 확산이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고, 황룡강 둔치에 여러 시설물과 토사가 씻겨 가버린 상황에서 축제를 강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장성군민들의 자존심과 허탈감을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축제가 열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쓸려간 토사와 수변 산책길을 원상복구하고, 노란꽃잔치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을 검토해야 할 시기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제 한꺼번에 수십만 명 이상 몰려드는 대형축제는 멈추고, 일상 속에서 생활하듯 이루어지는 작은 축제가 만들어져야 한다.

2018년은 여름 폭염으로 꽃이 제 때에 피지 못해 살수차를 동원하여 물을 주는 등 애를 태웠고, 2019년에는 가을 태풍이 세 번이나 휩쓸고 지나가 적지 않은 상처를 주었다. 물론 꽃축제를 여는 것에 장해가 되진 않았지만 관계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올해는 늦장마에 이은 호우로 인해 인도교가 떠내려가고, 연꽃 정원, 수변 산책길 등이 토사에 덮이거나 떠내려갔다. 예년에 없던 폭우와 장성호의 갑작스러운 방류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하지만 아열대기후로 변하고 있어 국지성 호우가 잦아드는 우리나라 기후 여건상 황룡강에 인도교 복원 등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황룡강은 콘텐츠가 있는 사계절 축제장을 만들어야 한다. 백양사와 전봉준의 길, 남창과 윤진 장군 순의비, 장성호와 수변길을 지나 청암역 그리고 장성의 옛 읍터인 성산을 지나 황룡강 본류에 이어지는 스토리텔링. 국도 1호선을 따라 갈재에서 시작하는 기생 추향의 이야기와 갈애바위, 원덕리 미륵불과 사거리 시장에서 3.1만세운동, 그리고 남문창의비, 개천을 따라 신흥에 이르면 하곡 정운룡의 개천정사와 서릉선생 비각, 봉암서원과 삼강정려비는 스토리텔링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다.

이 하나하나가 작은 축제의 소재가 되고, 자원이 된다. 물론 그 메인은 가을 노란꽃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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