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근 불가원
불가근 불가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0.07.19 21:10
  • 호수 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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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라 대부인 양화는 실권자인 계환자의 가신으로 논어의 양화편은 공자와 양화 사이에 나눈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공자는 양화에게 "소인배와 여자는 다루기가 힘들다. 가까이하면 불손하고(예의와 버릇이 없고), 멀리하면 원망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소인배와 여자는 가까이하지도 멀리하지도 말라는 얘기다. 여자를 보통의 여성이 아닌 아내와 딸을 뜻하는 것이며 소인은 아직 철이 없는 어린아이를 뜻한다고 해석하는 이도 있다.

또한 여자가 모든 여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과 수양이 부족한 여자로 풀이하는 사람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여자를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양화가 섬기고 있던 계씨는 노나라의 실권자였는데 제나라에서 노나라가 강대국이 되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여 제나라의 미인 80여 명을 뽑아 계씨에게 보냈다. 계씨가 제나라에서 보낸 미인들에게 빠져 그녀들과 노래하고 춤추며 사흘 동안이나 조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공자가 양화에게 여자는 멀리하지도 말고 가까이하지도 말라고 충고한 것은 양화가 섬기고 있는 계씨가 제나라 여인들에게 빠져 나랏일을 소홀히 한 것을 상기하여 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논어에 나타난 공자의 여성관은 썩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공자가 가장 가까이에서 겪었던 여성들이 대부분 공자에게 상처를 주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공자는 열아홉살에 송나라 여인 올관(兀官)씨와 혼인하여 스무 살에 큰아들 백어를 낳았다고 전한다. 하지만 일찍이 천하를 두루 다니며 가정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부인이 다른 남자와 재혼하였다고 전하는데 공자의 무덤에는 부인이 함께 묻혀 있어서 진실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공자의 큰며느리인 백어의 아내는 공자가 가장 사랑한 손자 자사(子思)를 낳고 얼마 되지도 않아 위나라 사람인 서씨에게 재혼하였다. 공자가 어린 손자를 두고 떠난 며느리에게 결코 좋은 마음을 가졌을 리 없다.

자사가 위나라 서씨에게 재혼한 생모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듣고, 사당에서 통곡을 하자 공자의 제자가 서씨 집안의 상을 당했는데 어찌하여 공씨의 사당에서 곡을 하느냐?“는 얘기를 듣고, 자사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상복을 입고 곡을 했다는 얘기가 전한다.

자사는 당시 부모가 죽으면 보통 3년상을 하였는데 생모의 상을 1년으로 끝내면서 어머니와 천륜을 끊을 수 없어 복상을 시작하였고, 아버지에게는 효를 저버릴 수 없어 1년상으로 마무리한다는 말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백어는 공자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고, 어미도 없이 자라는 손자에 대한 공자의 애틋함은 여성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바뀌어 여자와 소인배를 한 무리로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명되었던 안희정 전충남도지사와 박원순 전서울시장이 여성과의 추문으로 한 사람은 영어의 몸이 되었고, 한 사람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20066월 어느 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전화가 왔다. 풀뿌리 지역신문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인권 변호사이며 시민운동가로 명망이 높은 박원순 변호사의 만남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남면의 한마음공동체 남상도목사와 학사농장 강용대표와도 만나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들었다.

저녁에는 광주의 숙소에서 밤늦도록 지역신문과 지방자치에 대한 얘기를 나누었는데 필자의 얘기를 꼼꼼히 메모하는 그의 모습에서 성실함과 겸손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박원순 전시장과 같은 시민운동가는 우리 시대에 손꼽을 만큼 드물고 그가 이루어낸 시민사회운동의 성과는 소중하게 기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 전시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남녀사이의 일은 매우 은밀하고 사사로운 행위라서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진실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 여성이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것과 박 전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안에 진실은 두 사람 외에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성단체 등에서 고소인의 2차 피해를 주장하지만 죽은 사람의 명예도 지켜주어야 한다. 따라서 추측하거나 일방적인 주장을 함부로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 어찌 되었든 정치인은 여성을 멀리하지도 가까이하지도 말아야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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