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알 수 없는 미래
신도 알 수 없는 미래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0.06.29 10:30
  • 호수 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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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은 창조주인 여호와를 일컬어 모든 것을 알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분(전지전능)이라고 표현한다. 불교신자들이 간절한 소원을 빌 때 많이 부르는 관세음보살은 천수천안을 가졌다고 하는데 여기서 천수천안이란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진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어디에도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으며 보이지 않는 곳이 없다는 말이다.

성서에는 예수도 상당한 시간을 아픈 사람을 낫게 하고, 눈먼 자를 보게 하였으며 벙어리를 말하게 하고, 미치광이를 정상으로 돌려놓았다고 했다. 중세 이전에는 사람이 아프면 의사가 아닌 주술사를 찾아가고, 병원이 아닌 신전을 찾아 병이 낫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목사나 아무리 신앙심이 돈독한 신자라 해도 병이 나면 먼저 유명한 의사를 찾고, 의사에게 치료를 맡긴 다음 기도를 한다.

최초의 농경사회에서는 비를 내리게 하고, 풍년을 이루어 사람들이 배불리 먹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었다. 사람들은 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동물을 잡아 신에게 제사를 지냈고, 때로는 처녀나 어린아이를 희생양으로 삼아 죽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가뭄을 대비하여 댐이나 저수지를 만들고, 보다 많은 수확을 위해 비료를 뿌리며 병충해를 구제하기 위해서 농약을 사용하고 있다. 농사에서 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지금 수십억 명의 신자를 거느리고 있는 대형 교단인 기독교, 가톨릭, 이슬람교, 불교 등이 지난 수백 년 동안 바꾸어놓지 못한 것들을 코로나19라고 하는 바이러스가 인공지능 시대와 부합하여 진화에 가까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코로나19는 그 어떤 종교도 생태계를 파괴한 인간의 자업자득이란 것을 깨닫고, 지구와 인간이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운명공동체이며, 인종과 국가와 종교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경쟁이 아닌 공존과 배려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다.

코로나194차산업의 발달과 함께 삶의 양식과 시스템을 한꺼번에 바꾸어가고 있다. 비대면접촉이라는 생활양식은 재택근무, 학생들의 온라인 강의, 생활용품의 온라인 구매로 이어져 주거공간의 변화와 함께 출`퇴근이 없는 회사, 의무교육제도의 변화까지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여행산업이다. 이제 여행산업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안경을 쓰고 거실을 걸으면서 수천 미터 상공에서 외줄을 타는 경험을 할 수도 있고, 외국의 유명한 관광지를 여행할 수도 있다. 증강현실은 위험한 여행 대신 가정에서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아름다운 강산도 체험할 수가 있다. 증강현실 체험관에서는 꽃밭을 걸을 때는 꽃향기가 나게 할 것이며 맛있는 음식에서는 구수한 냄새가 나게 할 것이다. 심지어 증강현실은 남녀가 직접 만나지 않고도 사랑을 할 때의 느낌을 체험할 수 있으며 이상적인 남자나 여자를 가상의 연인으로 삼을 수도 있다. 관광정책은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

2019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였는데 불과 6개월 후에 미국에서 234만 명의 확진자와 12만 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브라질에서는 114만 명의 확진자와 52천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 30년 동안 이뤄진 지구의 세계화와 도시화는 코로나19의 발생으로 하루아침에 붕괴되어 가고 있다.

지금의 현실을 예상한 어떤 종교도 없었으며 최고의 성직자나 수도승들도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경고한 적도 없다. 다만 환경운동가와 생태학자들은 지구의 위기를 강조하며 멀지 않아 지구에 상상할 수도 없는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핵폭탄보다 더 위험한 지구의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코로나19는 시작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이제는 경쟁과 발전이 아닌 더 안전한 사회와 다 같이 잘사는 사회, 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당장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그건 국가와 지방 그리고 작은 마을과 가정 그리고 개인이 함께 실천해야 할 과제이다. 내일 우리에게 어떤 재난이 닥쳐올지 신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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