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락한 인간의 영혼
타락한 인간의 영혼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0.05.25 11:32
  • 호수 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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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시대에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과 심지어 나무나 바위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다. 그 중에서도 호랑이나 독수리 등은 신령한 혼이 있다고 믿어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으며 커다란 나무와 큰 바위에도 신령한 기운이 있다고 믿었다. 이런 애니미즘 사상은 아직도 일부 민족에게 전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까지 민간에서 이런 신앙이 남아 있었다.

서양에서 오직 사람에게만 영혼이 있다고 믿은 것은 기독교가 뿌리내리기 시작하면서이고, 동양에서는 성리학이 발달하면서이다. 기독교에서 하나님은 오직 인간에게만 영혼을 부여하였고, 인간의 영혼은 육신이 소멸해도 사라지지 않고, 천국 또는 지옥에 가게 된다.

중국의 성리학에서는 사람은 하늘로부터 성품이라고 하는 천명을 받아 인의예지를 갖게 되는데 이에 따라 사람과 짐승이 다르다고 하였다. 동물은 인의예지가 없으며 오직 본능에 의해 살아간다고 믿은 것이다.

영혼과 정신 또는 의식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정신이나 의식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혀로 맛보고, 냄새 맡고, 몸으로 느끼는 것이 모여 기억되고, 예측하며 생각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육신이 소멸하면 함께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영혼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은 영혼과 의식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유물론자들은 영혼은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의 정신과 의식은 죽음과 함께 소멸된다고 주장한다.

불교에서는 브라만교의 영향을 받아 윤회설을 주장하지만 깨달음을 이루면 윤회를 벗어나 열반에 이른다고 하였는데 이를 적멸(寂滅)이라고도 한다. 적멸이란 번뇌와 망상이 사라진 무아의 세계를 뜻하는 것으로 티끌 하나도 남지 않음을 말한다.

종교 지도자들은 영혼의 구제를 강조하며 인간의 깨끗하고 순수했던 영혼은 물질과 욕망에 의해 혼탁해지고 이로 인해 번뇌와 고통이 생기고 지옥으로 가게 된다고 가르친다.

인간만이 갖고 있다는 영혼 또는 하늘에서 부여받은 성품인 자비심과 정의로움, 집단에서의 질서와 지혜가 동물들에게는 없는 것일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보노보 원숭이나 코끼리 그리고 돌고래 등을 관찰해본 결과 코끼리가 사자에게 공격받는 사슴을 보호해 주고, 어린 코끼리가 위험에 빠지자 동료 코끼리들이 먼 곳에서 달려와 구해주는 등 그들에게서도 자비심과 동료애 그리고 정의로움과 질서의식 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돌고래는 수천 개의 전파를 사용하여 무리들과 대화를 하고, 어떤 돌고래는 지역에 따라 다른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언어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문자를 만든 것이며 문자를 통해 개인이 겪은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자가 없었다면 종교는 물론 국가를 지탱하는 법률이나 제도도 체계화되지 못했을 것이며 부족사회와 같은 집단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지능이 높은 동물들은 인간처럼 의식을 갖고 있으며 죽음을 두려워하고, 측은지심을 느낀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사람도 개인마다 지능의 차이가 있고, 신체의 강건함과 약함이 있다. 그렇다면 지적 장애를 갖고 있거나 지능이 낮은 사람에게는 영혼이 없을까?

우리 조상들은 양반과 노비는 피가 다르다고 여겼으며 서구에서는 노예에게 인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심지어 서구에서도 남자와 여자의 차별이 사라진 것은 불과 100여 년에 지나지 않는다. 수녀들이 머리에 쓰는 두건과 이슬람교의 여성들이 쓰는 히잡 역시 남녀차별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인간이 지구를 점령하고, 먹이사슬의 최상위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동물을 사육하면서 지구의 건강한 생태환경은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인간은 그들의 편리를 위해 지하자원을 끌어내 태우면서 지구를 병들게 하였고, 이제 그 한계점에 닿았다. 인간이 살 수 없는 지구로 만들어가고 있으며 가속도가 붙은 지구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멈추어야 한다. 멈추지 않으면 100년 후의 인류는 지구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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