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에 부쳐
스승의날에 부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0.05.18 10:48
  • 호수 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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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은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는 사람 또는 자기를 가르쳐주는 이를 뜻하는 말로 선생과 유사한 말이다. 엄격히 구분하자면 교사는 학교에서 문자나 학문을 가르친다면 스승은 인간의 도리나 도()의 이치와 원리를 주로 가르치는 분이라 할 수 있다.

수렵시대에는 모든 동물과 심지어 식물에도 영혼이 깃들어있다고 믿었으며 그 중에 몇몇 동물은 신성을 가진 존재로 여겼다. 이 때의 신앙을 토테미즘과 애니미즘 시대로 구분한다.

철기시대가 도래하며 소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농업생산량이 증대되었고, 다신교에서 일신교로 바뀌며 창조주와 인간이라고 하는 관계가 재설정되었다. 인간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궁리가 생기면서 인간중심의 인문학이 싹트게 되었고, 스승이라는 존재가 나타났다.

이 때에 나타난 스승이 바로 불교의 창시자인 붓다와 중국 철학의 창시자라고 할 노자와 공자 그리고 그리스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등이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로 유명한데 그는 신 중심의 문화와 사고에서 인간 중심의 철학으로 바꾸었으며 붓다는 태어나자마자 하늘 아래 사람이 가장 존귀하다는 말을 하였다고 전한다. 공자의 사상은 성리학으로 발전하였는데 사람은 하늘로부터 인의예지라는 사단의 성품을 부여받아 동물과 다르다고 설명하였다. 예수는 가난한 사람들의 구원자로 늘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받은 사람들의 편에서 자유와 평등의 세상을 갈망하다 기득권자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2~3천 년 전에 스승들은 인간이 무엇인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간이 갖고 있는 고뇌와 고통을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가르치며 실천하였다.

붓다나 공자는 스승이 없이 저절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스승이 없이 깨달음을 얻는 것을 무사자오(無師自悟)라고도 하고, 태어날 때부터 안다고 하여 생이지지(生而知之)라고도 한다. 공자의 제자들은 스승이 생이지지라고 하였지만 공자는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알지는 못했다고 했다.

붓다는 처음에는 스승을 찾아다니며 수행을 하였지만 깨달음을 얻을 때는 스승의 도움이 아닌 자각으로 세상의 이치와 도리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예수는 하나님의 독생자로 태어났으니 태어날 때부터 자각이 있었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예수도 광야에서 40일 동안 기도하고 정진하며 마귀의 유혹을 떨치고, 마침내 하나님과 하나가 되었다.

스승과 제자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깨달음으로 인도하여 법통을 전수하는 것을 사자전승(師資傳承)이라고 하는데 이런 전통은 특히 중국과 우리나라의 선가(禪家)에서 발달하였다. 스승은 제자의 공부 단계를 꿰뚫어 보며 그 때에 맞게 자극을 주거나 독려를 하고, 공부가 다 되었을 때는 축하하며 법을 전한다는 게송을 주기도 했다.

위대한 스승은 그 시대에 민중들이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을 꿰뚫어 보고,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실천하는 사람들이었다. 김수환 추기경이나 법정스님은 오만과 집착에 가득 찬 우리에게 배려와 비움을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화두는 나쁜 자본주의의 개선과 환경위기에 따른 생태복원이다. 교황은 행복은 소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삶에서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는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남용한 인류가 스스로 불러온 일이라고 꾸짖었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가 왔다며 인공지능이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주는 편리한 시대가 왔다고 들떠 있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빈익빈 부익부는 더욱 깊어질 것이며 가난한 사람은 병들어도 치료받지 못하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시대에 붓다가 온다면 어떤 가르침으로 민중의 고통을 면하게 할까? 예수는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서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까? 공자와 맹자는 정치지도자들에게 어떤 교훈을 말할까?
스승의 날을 맞아 이 시대의 참스승을 간절히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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