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아동 행복도 OECD 국가 중 최하위
우리 사회, 아동 행복도 OECD 국가 중 최하위
  • 이미선 기자
  • 승인 2020.05.10 23:32
  • 호수 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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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손가정 실태 파악 조사 서둘러야

우리 사회는 고령화와 가정해체로 인해 조손가정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조손가정은 복잡한 가족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고 실태 파악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다 보니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조손가정의 수는 상당하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조손가정의 현주소를 되짚어 보고 앞으로 개선되고 이뤄져야 할 방향성에 대해 제시해 본다./편집자 주

 

조손가정의 현주소

2018년 기준 장성군의 조부모와 미혼 손자녀로 구성된 총 가구 수는 236가구, 589명으로 나타났다. 장성군에서는 조손가정에 대한 통계자료가 없어 통계청에서 확인된 가구 수만을 집계한 것이다. 실제 조손가정의 규모는 통계치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조부모 손에 자라는 국내 아동이 6만 명에 이르고 있지만 조손가정의 실태조사는 2010년 이후 실시되지 않아 조손가정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않고, 조손가정 지원정책도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4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조손가정 지원을 위한 미국의 네비게이터 프로그램 운영사례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현안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811월 기준 조손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18세 미만 아동은 총 59183명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5-9세 아동이 1876명으로 가장 많고, 10-1415715, 0-414216, 15-1711176명 순이다.

한부모 및 조손가정의 월 가구 근로소득이 평균 221.5만 원으로 일반가정 413.7만 원의 54% 정도에 그치고 있다. 또한 일반 아동가정의 월평균 생활비는 총 260만 원인 것에 반해 한부모 및 조손가정의 경우 이보다 낮은 164.8만 원으로 나타나 한부모·조손가정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조부모가 손자녀의 양육을 맡게 된 이유는 부모의 이혼 및 재혼53.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고 부모의 가출 및 실종14.7%, ‘부모의 질병 및 사망11.4%, ‘부모의 실직 및 파산7.6%로 조사됐다.

조손가정은 주 양육자인 고연령 조부모의 경제적 부양 능력, 세대 간 격차 교육 관련 정보 습득 부족 등으로 인해 조손가정의 아동은 경제적 어려움과 다양한 교육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조손가정의 문제점은 아주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복지혜택 등은 현재까지도 개선되지 않은 채 실태조사 조차마저도 미흡한 현실이다.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인기에 접어들기 전 아동기 때의 올바른 지도와 방향성을 잡아주는 교육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아동들의 문제가 단지 결핍 정도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적 차별, 기회 박탈 등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고 나아가 청소년 범죄까지 연결될 수 있어 아동들에 대한 실태조사 및 분석, 행복 수준을 높이고 개선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시급하다.

 

농어촌 가정, 조손가정 아동들이 우울 및 불안수치 높다

보건복지부에서 아동의 스트레스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평상시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혹은 많이느낀다고 응답한 9-17세 아동은 전체 9-17세 아동의 약 16% 정도로 나타났다. 12-17세 아동이 농어촌에 거주하는 아동일수록, 한부모 및 조손가정의 아동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우울 및 불안, 공격성 점수 또한 12-17세 아동들이 수급가정의 아동일수록, 농어촌에 거주하는 아동일수록, 한부모 및 조손가정의 아동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아동들의 행복 수준을 평가하는 항목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아동의 비율이 조금은 증가하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아동들의 평균적인 행복 수준은 OECD 국가의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아동들이 평균적으로 행복을 느끼고 있지만 그에 비해 한부모 및 조손가정에 속한 아동들은 비교적 행복을 덜 느끼고 우울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인 조사결과를 봤을 때 일반아동에 비해 기초생활수급가정의 아동이, 소득이 중상 이상인 가정의 아동에 비해 소득수준이 낮은 가정의 아동이, 양부모 가정에 비해 한부모 및 조손가정의 아동들 거의 모두가 삶의 질 영역에서 취약했다.

 

미국 친족 네비게이터 프로그램

미국에서는 친족 양육 가정을 위한 네비게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조손가정의 복지 서비스 연계를 활성화하고 있다.

네비게이터 프로그램은 2004년 워싱턴주에서 최초로 시행된 프로그램으로 친족 아동을 돌보고 있는 양육자에 대한 추가 지원 정책의 일환이다.

단일 개입 방식을 활용하여 조손가정 등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마련·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례관리, 관련 교육 및 지원 제도 안내 등을 적시에 받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네비게이터(안내자)와 한 번의 상담만으로도 조손가정이 지원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습득하고 신청까지 도움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운영사례로 뉴욕주에서는 민간단체와의 협력으로 네비게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뉴욕주의 경우 조손가정 등에 경제적 지원, 법률 정보 제공 및 각종 서비스 연계 등으로 조손가정이 아동을 양육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문제들의 필요한 지원을 안내해주고 있다. 조손가정을 포함해 친족의 자녀를 부모 대신 양육하고 있는 가정이 모두 서비스 대상이 된다.

플로리다주에서는 기관 협력 및 지역 내 홍보를 통해 네비게이터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지역 마을 행사, 지역 공동체 곳곳에서 활동하는 아동복지시설 등 민간단체 등을 통해 친족 양육 가정을 발굴하고 있다. 한 번의 접속으로 모든 관련 복지서비스를 안내받도록 전자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신청에 익숙하지 않은 가정을 위해 네비게이터(안내자)가 일대일 대면상담도 병행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주위의 조손가정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 서비스들을 적시에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조손가정에 대한 정기적이고 정확한 실태조사 파악과 조손가정의 취약성을 충분히 고려한 복지서비스 전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고령의 조부모와 어린 손자녀가 스스로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찾아서 신청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조손가정 발굴, 서비스 수요 파악, 서비스 연계 등의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조손가정의 실태 파악과 지원정책 절실

조손가정 지원제도들은 찾기가 쉽지 않고 비록 제도가 있다 해도 정작 필요한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가족부의 한부모 가족지원사업, 보건복지부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 저소득층 지원정책이 대표적인 조손가정 지원정책이며 조손가정을 위한 별도의 정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대다수의 조손가정들은 부양의무자자격요건에 걸리거나 서류상의 문제 등으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며 부족한 정책마저도 모르는 가정들이 많다고 한다. 고연령의 조부모 및 저연령 손자녀로 구성된 조손가정은 복지 제도에 대한 정보 습득 및 접근성, 온라인 신청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조손가정의 제도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는 심각한 저출산의 위기에 놓여있다. 백세시대로 고령화 인구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저출산으로 인해 아동 인구는 급격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동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성장환경이 조성이 되고 아동의 권리를 반영하고 대변하는 보편적인 아동복지정책이 수립된다면 보다 근본적인 저출산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사회문제들 때문에 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아동들은 우울, 불안 등의 심리적, 정서적 문제와 낮은 인지적 및 사회적 능력 그리고 낮은 자아 존중감을 가질 수 있다. 특히 가족해체나 아동에 대한 부적절한 양육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아동들의 부적응은 크게 우울, 불안, 대인관계의 문제, 학업문제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심각하게는 청소년 범죄까지도 저지를 수 있다. 우리 아동들이 나아가 청소년기로 성장해 어쩌다가 한 번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평생을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현재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들을 적시에 발굴해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자아존중감 증진과 사회적 유대관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등 체계적인 정책이 하루빨리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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