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과 사람
흙과 사람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0.03.16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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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에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하였고, 전도서에는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 곳으로 가거니와라고 하여 기독교에서는 사람이 흙에서 비롯되었다고 규정했다.
불교 경전인 능엄경에는 우주만물은 지수화풍(, , , 바람)의 이합집산으로 생겨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흙과 물과 불(에너지)과 바람으로 흩어진다고 가르치고 있다.

주역에서는 우주만물의 생성과 소멸을 음양오행으로 설명하고 있다. 오행이란 목((((()의 다섯 원소를 말하는데 이 원소가 상생과 상극의 조화를 이루어 탄생과 성장과 소멸이라는 순환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 오행 가운데 하나의 원소가 토()인 흙으로 오행의 중심이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46억 년 전에 생성되었고, 흙은 5억 년 전에 생겼으며,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한 것은 약 1만 년 전부터라고 한다. 인류 최초의 도시국가를 이룬 수메르는 농사를 지으며 흙을 이용하여 벽돌을 만들어 도시를 세우고, 신전을 지었으며 토기(흙그릇)는 물론 진흙을 이용한 점토판이라는 것에 글씨를 새기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들은 농경지를 확대하기 위해 수로를 만들고, 건축물을 만들기 위한 벽돌을 굽기 위해 흙을 파헤쳤으며 숲에 나무를 베어냈다. 결국 비옥했던 땅은 사막으로 변하였고, 인류 최초로 문자를 비롯해 법령은 물론 신전(神殿) 등을 만들었던 수메르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지난 311일은 흙의 날이었다. 3월의 3은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달로 천지인(하늘과 땅과 사람)의 농업`농촌`농민의 3농을 의미하며 11은 흙토()가 한자로 열십()과 한일()이 합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흙의 소중함을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흙의 날을 정했다. 흙은 생태학적으로 이로운 기능을 하고 있다. 흙 속에 미생물은 분해를 통해 생태계의 순환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양분과 수분을 제공하는 원천이다. 흙이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원천인 물을 머금었다고 내놓는 역할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흙 속에는 인류의 역사와 고고학적 자료가 묻혀 있다.

특히 지표면에서 30cm까지가 식물생장에 필요한 양분과 수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미생물과 유기물이 가장 풍부하며 흙 1cm가 만들어지는데 약 200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따라서 30 cm의 흙이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약 6,000년 정도의 세월이 흘러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소중한 흙을 오염시키고 황폐화하도록 만들고 있는 유일한 생명체가 바로 문명화된 인간이다. 논에서 쌀을 생산하고 남은 볏짚에는 유기물, 요소, 염화칼리, 규산질 비료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마저도 동물의 사료로 사용하기 위해 땅에 되돌려주지 않고 있다.

그 대신 땅에게 주는 화학비료와 유박비료 등은 땅의 건강성을 헤치게 하고, 탄소 연료를 사용하여 대기로 올라간 아황산가스 및 질소화합물이 공기 중에서 비와 섞여 땅으로 스며들게 하고 땅은 산성화가 되어 척박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분해되기 어려운 고형물 쓰레기와 수은전지 폐기물, 플라스틱 등은 물론 농사를 위해 땅에 뿌리는 온갖 종류의 살충제와 제초제는 땅이 갖고있는 생태계순환 기능을 멈추게 하고 있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물론 체르노빌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경우에는 수백 년 이상 생명을 길러낼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만들었는데 이 모든 원인 제공자는 바로 문명화된 인간이 저지른 죄악이다. 흙은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최후 최대의 터전이며 모든 생명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흙을 오염시키고, 흙을 황폐화시키는 일은 결국 인간의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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