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최대 피해자는 농민과 가난한 사람들
기후위기 최대 피해자는 농민과 가난한 사람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0.02.17 11:36
  • 호수 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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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농(화학비료, 농약사용)이 부른 폐해는 농업위기 불러
(좌)어린이, 청소년들이 기후위기를 선언 (우)바다오리의 떼죽음
(좌)어린이, 청소년들이 기후위기를 선언 (우)바다오리의 떼죽음

<초등학생부터 청소년들이 외치는 기후위기>

 

지난 127일자로 발행한 한겨레신문은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시론을 지면에 실었다. 초등학생의 글을 지면에 실은 것은 한겨레신문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대구 봉무초등학교 졸업예정인 김아진 학생은 기후위기의 원인과 어른들이 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하며 자신이 살아갈 미래를 어른들이 빼앗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청소년들의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게 한 사람은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로 20188월 학교를 빠지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고, 이 시위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으로 이어졌다.

툰베리의 호소에 감화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기후재앙에 반대하며 매주 금요일 등교를 거부하고 동조 시위를 벌였다. 그레타의 금요일시위는 지난해 921일 우리나라에서 기후위기 선포식을 가진 뒤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다. 툰베리는 2019년 인권 증진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에게 주는 국제앰네스티 양심대상을 비롯해 '대안 노벨상'으로 불리는 바른생활상을 수상했다.

지난 23일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 등이 부모의 손을 잡고 기후위기에 응답하라광주선포식에 참석하여 지금은 행동으로 답할 때라며 오늘 우리가 당면한 기후 위기는 인류의 생존 그 자체에 대한 위협이라며 지금은 분석하고, 공부하고, 한탄하고,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기후위기 최대 피해자는 농민>

 

기후위기로 인해 나타나는 이상기후는 가뭄, 홍수, 병해충 증가, 해수온도 변화에 따른 어획량 감소 등 다양하다.

특히 농업은 기후위기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농업생태계의 변화는 농작물재배지의 북상효과를 가져온다. 대구에서 재배하던 사과가 이미 강원도 영월 등에서 재배한 지 오래되었고, 제주도 특산물인 아열대 과일(, 한라봉 등)이 육지로 올라와 장성에서도 재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상재해는 2018년 겨울에 이어 지난해 겨울에도 호남,경상지방에 눈이 내리지 않고, 겨울철 온도가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거의 없어 병충해의 증가를 불러오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표층 수온은 지난 40년 동안 섭씨 1.1도가 상승하였는데 이는 전세계의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이로 인해 명태와 대구 등의 어획량이 줄어들고, 아열대 지방의 어종이 많이 잡히고 있다. 문제는 해수온도의 증가가 가을철 태풍을 불러온다는 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세 번의 가을 태풍이 한반도를 지나가 과일과 벼농사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

겨울철 날씨가 따뜻하여 우리 지역에 없던 잡초가 생겨나고 노린재가 늘어나 과일은 물론 벼와 고추 등 다른 작물에도 수확량을 줄어들게 하고 있다.

온난화에 따른 농작물 재배지의 북상과 함께 농민들은 새로운 종자를 써야 한다. 토종씨앗은 가을에 거둔 씨앗을 다음 해에 뿌렸으나 요즘의 종자는 1년밖에 사용할 수 없어서 농민들의 씨앗 값에 대한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인간생존을 위협받는 생태계 교란>

 

곤충이 살 수 없는 지구는 인간도 살 수가 없다. 특히 벌은 곡식을 수정하고 꽃과 식물을 번식하게 하여 생태계의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벌이 사라지면 지구 생태계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생태계의 파괴만이 아니고 농작물의 수량도 급감하게 되면서 사과, 배 체리와 메론 등의 과일값이 고공행진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곡식이 태부족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지구촌 인구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되고 식량난이 극심해지면서 지구상에는 기아가 난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4년 안에 인류도 멸종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2006년 미국에서는 부저병이라는 악성 바이러스가 번지면서 꿀벌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악성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토종벌들이 거의 멸종 직전에 다다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미 우리나라의 토종벌은 76%가 폐사했다고 발표하였는데 아직도 완전한 치료약이나 예방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꿀벌의 폐사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무분별한 농약사용, 휴대전화 전자파, 기상이변과 기생충, 유전자 변형 작물의 영향, 바이러스 등 많은 원인들이 거론되고 있다.

알래스카주 본토에서 약 480떨어진 베링해 남부의 세인트폴섬 해안에서는 201610월부터 20172월 사이에 수천 마리의 바다오리 사체가 잇따라 발견된 바 있다.

주민들은 바다오리가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려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추측했지만 전문가들은 질병이 아닌 굶주림을 사인으로 판명한 바 있다.

베링해에 서식하는 바다오리는 작은 물고기, 그리고 플랑크톤을 먹는 무척추동물에 의존하고 있다. 알래스카주 일대의 기온은 지구의 평균보다 2배 빨리 오르는 추세로, 지난해에는 종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수준을 가리킨 바 있다.

이에 따라 플랑크톤의 감소와 작은 물고기 부족으로 해마다 바다오리가 수천마리 이상 죽어가고 있다. 북극에 사는 곰이 줄어들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수십 년 내에 북극곰이 멸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북극 펭귄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농업은 지구를 살리는 허파인가?>

 

사람들은 식물은 일산화탄소를 먹고 산소를 배출하며 벼농사는 홍수를 막아 재난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960년대 이전까지 농업은 자연순환 농업으로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가축의 분뇨는 풀과 섞여 호기성 발효를 통해 거름으로 다시 논밭으로 돌아가 농작물을 길러내고, 농작물의 부산물인 볏짚 등은 다시 가축의 먹이가 되는 자연순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산업농은 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온난화의 주범이 되었다. 논밭에 뿌려지는 농약과 비료는 화석연료로 만든 온실가스 배출원이고, 씨를 뿌리고 농야과 비료를 주고, 수확하고 운반하고, 보관하는 모든 과정은 화석연료가 투입되는 기계를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곡물을 담는 포대기도 화석연료로 만든 플라스틱이다.

인구증가는 같은 농토에서 더 많은 수확을 요구하였고, 이를 위해서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통한 다수확이 필연적으로 요구되었다.

박정희 정권 시절 통일벼가 바로 다수확을 위한 대표적인 농업정책이었고, 통일벼는 획기적인 수확량 증가를 가져왔지만 우리 토양에 적응하지 못하고 벼멸구 피해를 입어 사라지고 말았다.

최근 우리나라 농업정책은 기업농육성, 고에너지 투입의 비닐하우스 농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수반하고, 토양을 척박하게 만드는 농업이다.

농식품부가 500여개에 이르는 개별 사업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기업과 극소수 부농에게 돌아가는 사업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지역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추진해온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을 예로 보자. 대부분이 토건업자의 배를 불리는 건물을 짓고, 주차장을 만들며 이들 사업은 설계 등은 농어촌공사에 위탁한다.

농식품부 예산은 연간 16조 내외로 농민들과는 거의 상관도 없는 이런 예산이 농민들을 핑계로 농어촌공사, 토건업자들을 먹여 살리는데 사용되고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면서...

 

<미래농업의 설계 다시 해야>

 

4차산업혁명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인 기계가 대신하게 되어 엄청난 실업자를 양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농민단체에서는 현재의 산업농 정책을 가족농, 소농 중심의 재생농업, 자연순환농업으로 전환하여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실업자도 줄이며 온실가스도 줄이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필요한 자금은 농식품부에서 무의미하게 사용하고 예산을 모두 농민기본소득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석유농업에서 기후농업으로 전환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연료 소비형 하우스 농업에 대한 보조와 지원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물을 대고, 전기와 화석연료를 사용하며 시설투자에 정부 예산을 소모하면 지하수 고갈, 토양오염, 에너지 고갈로 인해 후손들이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목마르다고 바닷물 마시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농약과 비료, 농자재를 사용하는 농업 방식과 가능한 생태농업,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해야 농업의 지속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성군의 농업정책도 현재와 같은 기업농, 시설하우스 농업의 지원에서 소농,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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