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好我), 내 것 우리 것을 좋아해야
호아(好我), 내 것 우리 것을 좋아해야
  • 장성군민신문
  • 승인 2020.02.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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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에 저는 다산선생은 세 가지를 좋아하고 사랑했노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옛날의 유학자라면 으레 그랬듯이, 다산은 우선 옛것을 좋아했습니다. 바로 ‘호고(好古)’입니다. 요순의 옛날 덕치(德治). 주공(周公)의 옛날 법제, 공맹(孔孟)의 옛날 학문, 효제(孝弟)를 근본으로 삼았던 옛날 사람, 이런 모든 옛것을 그렇게도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이 다산이었습니다.. 

 

  다산은 또 책을 읽고 공부하는 일을 그렇게도 좋아하고 사랑했습니다. 그거야 옛 어진 이들도 늘 그랬던 ‘호학(好學)’ 이지만, 더 직핍 하게 책 읽기를 좋아했노라는 ‘호독(好讀)’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두 가지에 하나를 더 해, 내 것 우리 것에 그렇게도 애착을 느꼈던 다산이기 때문에 ‘호아(好我)’라는 단어를 찾아냈습니다. “최근 수십 년 이래로 한 가지 괴이한 논의가 있어 우리 문학을 아주 배척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옛 문헌이나 문집에는 눈도 주지 않으려 하니, 이거야말로 병통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라고 말하여 지식인 집안의 자제들이 우리나라의 옛일은 알지도 못하고 선배들이 의논했던 것을 읽지 않는다면 비록 그 학문이 고금을 꿰뚫고 있다 해도 그저 엉터리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유배지에서 보낸편지』) 

 

  그러면서 다산은 참으로 애통한 말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족들인데 가족들이 서로를 알아주어 좋아하고 사랑해야 하건만 그러지 못한 세상을 참으로 크게 한탄했습니다. “너희들 어머니가 나를 알아주지 못하고, 자식들이 이 아비를 알아주지 못하고, 형제나 집안사람들이 모두 알아주지 못하는데, 나를 알아주던 작은형님이 돌아가셨으니 슬프지 않겠느냐?”면서 자기를 좋아하고 사랑해주던 형님의 죽음을 슬퍼하기도 했습니다. 더 안타까운 일도 부연합니다. “집안에 형님같이 큰 덕망을 갖춘 분이 계셨으나 자식이나 조카들이 알아주질 않으니 참으로 원통한 일이다.”라고 말하며 가장 가까운 사람을 알아주거나 좋아하고 사랑할 줄을 모른 세상에 큰 아픔을 토로했습니다. 

 

  남의 것, 남의 나라, 외국의 학문만 좋아하면서, 내 것, 우리 것을 한없이 천대하고 비하하는 요즘의 세태를 다산은 참으로 오래전에 꾸짖었습니다. 우리 정부가 행하는 외교는 무조건 싫고, 그렇게 잘못된 주장만 하는 일본과 미국은 그렇게 좋다고만 여기는 요즘 사람들, 그런 생각과 그런 행위로 어떻게 우리의 정체성을 확보해갈 수가 있겠는가요. 일본의 외교에 조금만 비판해도 한일관계를 망치는 외교라고 비난하고, 미국의 어떤 잘못이라도 조금만 비판하면 한미동맹이 무너진다고 온갖 비난을 서슴지 않는 세상 사람들, 그렇다면 다산의 옛날 ‘호아’가 잘못된 일이었을까요. 

 

  3호(호고·호독·호아)를 다 못하더라도, 최소한 내 것, 우리 것을 좋아해야 합니다. 그렇게도 우리를 무시하고 혐오하면서 나라 취급도 하지 않는 일본, 무엇이 그렇게 좋다고 그들의 편만 드는가요. 미국의 좋은 점이야 함께 해야지만, 모든 면에서 자기 나라 국익만 위하는데, 조금 비판하면 뭐가 그리 큰일이 되는가요. 내 것 우리 것을 좋아하고 사랑하여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도 옳은 것은 지지해야지 잘못이라고만 비난하는 외국 선호의 정신에서 벗어나면 어떨까요. 자기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내 나라 우리 정부도 똑바로 지켜보면서 비판할 것을 비판하고 칭찬할 일은 칭찬하는 ‘호아’의 정신으로 돌아가 봅시다. 

 

 

-글쓴이: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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