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신년사에 거는 기대
대통령의 신년사에 거는 기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20.01.13 10:19
  • 호수 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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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스칸디나반도에서 서쪽으로는 스웨덴 동쪽으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는 국가로 인구는 600만 명에 불과하다. 1차 세계대전 때는 러시아의 한 자치구였고, 2차 세계대전 때는 비록 러시아로부터 독립되었지만 가난한 농업국가였다. 하지만 핀란드는 지금 과학기술이 발달한 나라로 1인당 평균 소득이 5만 달러로 독일과 스웨덴에 견줄 정도로 부자 나라가 되었다.

1939년 소련은 발트해의 4국가인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영토를 양도할 것을 요구했다. 3개 국가는 소련의 요구를 수용했으나 핀란드는 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련은 엄청난 규모의 군사력을 보유했고, 인구도 핀란드보다 50배나 많았지만 그들은 저항했고, 소련과의 전쟁에서 10만 명에 이르는 핀란드 군인들이 전사하였다.

당시 핀란드 인구가 370만 명이었으니 핀란드 인구의 2.5% 그리고 남성의 5%가 전사한 것이고, 비율로 따진다면 우리나라 남성 125만 명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것과 같다.

유럽에는 약 100개의 언어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인구 600만명의 핀란드는 그들만의 언어인 핀란드어를 갖고 있고, 자국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크다. 핀란드 국민이 소련과의 전쟁을 마다하지 않고 국가 정체성을 지키려고 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도 바로 핀란드어라는 구심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련과의 전쟁 때 핀란드는 12만 명의 군인과 소총과 기관총을 갖고 있을 뿐이었고, 심지어 탄약이 부족해 소련군과 가까이 접근할 때까지 발포를 자제하라는 명령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소련군은 탱크와 전투기 그리고 현대식 대포를 보유했으며 200만 명의 군대를 가진 군사 강대국이었다.

그런데도 핀란드 군인들은 소련에 저항하였고, 무수한 전투에서 소련군에 승리하였다.

핀란드 군인들은 가족과 조국 독립을 위해 싸운다는 걸 알고 그 목적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는 각오가 컸다. 또한 겨울이면 숲에서 스키를 타고 다니는데 익숙하여 지형을 잘 활용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핀란드 군대는 맹목적으로 명령을 따르지 않고, 창의력을 발휘해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는 권한을 허용하여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성과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핀란드와 소련은 종전을 선언하였고, 핀란드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달리 국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도 핀란드는 여전히 군사 강대국인 소련과 외 줄타기 외교를 지속해갈 수밖에 없었다.

핀란드는 소련과 우호적인 관계를 계속하면서도 서구의 자본주의 국가들과의 교역과 교류도 넓혀나갔다. 그러면서 자국의 힘을 키워나가기 위해 2세들의 교육에 전력하였다. 핀란드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은 교사가 되는데 공립학교 교사들의 급여는 대학교수와 다르지 않으며 대부분 석사나 박사학위 소지자들이다.

가난했던 나라, 인구가 600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 소련이라고 하는 초강대국에 접경하여 있으면서 언제 침략당할지도 모를 핀란드는 지금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의 부자 나라가 되었다. 핀란드는 소련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 때는 독립을 위해 소련과 전쟁을 치렀고,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는 서구 자본주의 국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신년사에서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가동 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남북관계를 미국에 맡겨 한반도의 운명을 미국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하게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우리민족이고, 평화를 이루면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것도 우리 민족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면 우리의 운명을 미국에 맡길 것이 아니라 남북 운명 공동체인 우리가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야 한다. 올해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만이라도 재개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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