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로 나누는 정
김치로 나누는 정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12.16 12:59
  • 호수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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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면 사랑의 연탄배달과 함께 여러 봉사단체나 자원 봉사회에서 빼놓지 않고 치르는 행사 가운데 하나가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치 담그기이다.

연탄을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구는 1980년 대 중반에는 200만 가구가 넘었으나 올해는 약 10만 가구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 31천 가구, 차상위 12천가구, 독거노인 등 소외 가구가 42천으로 조사되었다. 연탄난방은 주로 저소득층의 노인가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하루에 두세 번 연탄을 갈아야하는 불편에도 불구하고 가격에 비해 난방효과가 높은 편이다.

김치는 채소를 발효시켜 만든 식품의 하나로 지금부터 2500여 년 전부터 조상들이 즐겨 먹었던 식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치는 옛날에는 지()라고 하였는데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에는 김치담그기를 염지(鹽漬)라고 하였다. 아마도 배추를 소금에 절인다는 뜻에서 염지라고 불렀던 것으로 짐작된다.

중국에서는 김치를 저()라고 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까지 중국을 따라 저()라고 하였고, 조선시대 초기에 딤채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는데 한글학자 박갑수씨는 딤채가 구개음화되어 김채로 변하고 이 것이 다시 김치가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사람은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를 섭취해야 하지만 겨울철에는 채소가 얼어버리기 때문에 저장하기 어렵고 건조하게 되면 본래의 맛과 영양을 잃어버리기 쉽다. 그래서 소금에 절이고, 향신료를 섞어 먹기 시작하였는데 소금에 절여 채소가 발효되면서 유산균 등이 생성되어 몸에 좋은 음식재료가 되었다.

김치는 지방에 따라 양념과 간이 달랐는데 기온이 차가운 북쪽에서는 젓갈이나 고춧가루를 적게 넣어 비교적 싱겁고, 담백하게 담그고, 날씨가 따뜻한 남쪽에서는 젓갈이나 고춧가루 등을 많이 넣고, 간도 짭짤하게 담갔다. 동쪽 바닷가에서는 배추김치에 명태살을 넣어서 담그기도 하고, 남쪽 바닷가에서는 양념에 생굴을 넣어 비벼서 김치를 담그기도 하였다.

김치의 종류도 다양해서 배추김치, 무김치, 갓김치, 오이김치, 백김치, 부추김치 등이 있으며 무를 적당한 소금물에 담가 익혀 먹는 동치미는 고구마와 함께 먹을 때 최고의 맛을 나타낸다. 1712년 김창업이 쓴 연행일기(燕行日記)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귀화한 노파가 그곳에서 김치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녀가 만든 동치미의 맛은 서울의 것과 같다.”고 할 정도로 동치미가 중국에까지 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원래 우리나라의 김치는 고추를 넣지 않고 담갔는데 1700년대 중반부터는 고추가 들어오면서 함께 사용한 것으로 전한다.

김치는 보통 12월 초순부터 담그기 시작하였는데 너무 일찍 담그면 날씨가 따뜻해서 일찍 익어버리게 되고, 너무 늦게 담그면 배추가 얼어서 맛이 쓰게 되기 때문에 그해에 시기를 잘 맞추는 것도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대가족을 이루던 수십 년 전에는 가정마다 수백포기의 김치를 담갔지만 요즘은 보통 한집에 열 포기 내외의 김치를 담그고 있다. 김치 냉장고가 대중화 된 뒤부터는 김치를 담그는 시기도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아 때를 가리지 않고 있다.

더구나 절임배추와 김장용 양념을 함께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확산되어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만드는 수고 없이도 집집마다 취향에 따라 양념을 적절하게 버무려 김치를 담그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김치는 우리나라 한식문화를 대표하는 먹거리로 외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연간 김치 수출액은 1천억 원을 넘고 있는데 음식점에서 사용하기 위한 값싼 중국산 김치도 수입량이 늘어 15백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아직도 김치 인심은 넉넉하여 김장을 하면 이웃과 한 포기씩 나누어 먹는 풍습은 여전히 남아있다. 집집마다 손맛이 달라 나누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치로 나누는 정이 오래도록 우리민족의 고유풍습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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