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외유성 해외출장 비난 속
기초의원 외유성 해외출장 비난 속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11.05 00:26
  • 호수 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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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군의회 의원 8명 미국서부 관광성 출장
일정 대부분 관광명소, 견학은 구색 맞추기 용

민주당 광주시당은 지난 107일 광주시 북구의회 의원 4명과 사무국 직원 3명이 통영시의회 방문' 출장을 다녀왔으나, 정작 시의회는 외관만 보고 대부분 관광성 일정만 소화해 '허위 출장' 논란을 빚어 이들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했다.

한편 정의당 광주시당(위원장 나경채)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광산구의원 12명이 호주 연수를 가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출장으로 다분히 외유성 출장으로 혈세 낭비 연수라고 비난했다.

정의당을 비롯한 구민들의 비판이 거세게 일어나자 광산구의회는 호주 연수를 취소하였다.

지난해 기초의원의 해외연수 갑질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자 2019130일 광주지역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의원들이 '외유성 국외연수 근절 결의대회'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823일부터 831일까지 69일 동안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를 견학한 장성군의회 공무국외 출장은 다분히 관광성 외유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되었다.

 

<그랜드캐년, 라스베거스 등 관광지 중심, 의원 단합대회가 아니면 전원이 갈 필요 없어>

장성군의회 8명의 의원들은 직원 4명과 함께 행정, 다문화, 농업분야 선진정책 견학을 통한 의정능력 제고 및 장성군 정책 제안을 목적으로 국외 출장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국외출장 총비용은 3300만 원(공무원 4명 제외)으로 1인당 413만원(자부담 72만원)이었다.

하지만 장성군의회의 주장대로 행정, 다문화, 농업분야 선진정책 견학을 목적으로 했다면 굳이 8명의 군의원 전원과 4명의 군의회 사무과 공무원 등 12명이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2~3명의 군의원이 목적에 맞게 견학을 하고 와도 충분하며 다른 목적의 견학이 필요하면 순환하며 국외출장을 하는 것이 예산의 절감은 물론 효율성도 높다는 것이다.

더구나 출장보고서의 수준은 여행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출장 목적이 처음부터 관광성 외유였기 때문이다.

출장일정을 보면 샌프란시스코 관광지 탐방, 태평양해안도로 탐방, 요세미티 국립공원 탐방,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광장, 그랜드캐년, 등 대부분이 관광일정이고, 살리나스 농장, 시모니안 농장, 파머스마켓 방문 등은 관광 일정을 덮기 위한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

의원들은 개인별 업무 내용을 나누어 각자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형식을 갖추려고 하였지만 내용을 보면 인터넷을 뒤져도 그보다 나을 정도의 내용에 그쳐 출장비 반환을 요구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의원들의 출장결과 보고회에서는 집행부에 2건의 정책 제안을 하였는데 고려시멘트 광산 광광개발 제안장성 농산물 미국 수출 제안이다.

하지만 고려시멘트 광산은 장성군과 고려시멘트가 2억 원의 용역비를 들여 주거, 관광 등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장성농산물 수출 또한 장성군이 꾸준하고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제안이 실현될 가망성은 거의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사진찍기용 농장방문>

의원들은 16ha의 규모의 살리나스 농장을 방문하였다. 장성군 전체 농지면적은 11512ha(8100ha, 3400ha)로 이는 장성군 전체 농경지의 15배 규모의 농장으로 여기에서 잎상추, 샐러리, 브로콜리 등을 생산하고, 가공하며 판매하는 대기업이다.

보고서에는 이곳에서 파종과 정식, 제조, 수확, 관수 등을 모두 기계로 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 곳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장성과는 전혀 다른 환경으로 대형 농기계가 작업을 하며 대규모 기계농인 이곳에서 의원들이 배운 것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대비해 한국형 농기계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보고서 내용이다.

단위당 농지면적이 좁은 장성군이 벤치마킹을 하려면 장성군과 유사한 농지면적을 가진 유럽의 농업 국가를 갔어야 했지만 광활한 농지의 미국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리나스 농장을 방문하여 사진을 찍고, 둘러보기는 했지만 그곳의 판매 또는 홍보담당 매니저를 만나 대규모 시설에서 기계화 작업을 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병충해 등의 집단 발병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아무도 묻지도 않았다. 당초에 관심도 없었기 때문이다.

 

<실현 불가능한 제안들>

오렌지카운티 한인축제 재단을 방문한 의원들은 오렌지카운티 축제에 참여해 장성군과 장성농산물, 특산물을 홍보하는 부스를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장성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기대할 수 있고, 해외시장 수요가 맞춘 농산물 생산을 고려해 장기적인 농가 소득 증대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축제에 참여하기 위한 예산과 인원은 말할 것도 없고, 과연 그것이 얼마나 효율성이 있겠느냐는 질문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

장성군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우리나라 안에서도 충분히 팔 수 있고, 미국까지 가서 홍보할 돈이 있으면 보다 좋은 생산시설과 장비를 지원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다.

파머스마켓은 농부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로스엔젤레스 파머스마켓은 350여개의 상가가 입점하였고, 현대식 쇼핑몰이 더해져 관광지로 꼽히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생산자와 판매자가 어떤 연계성을 갖고 있는지? 예를 들어 로컬푸드처럼 생산자와 판매자는 다르지만 생산자가 농산물의 가격을 결정하는지? 3의 농산물 중계인을 통해 유통이 되는지 등에 대해 아무도 묻지도 않고 둘러보기만 했다. 처음부터 그곳의 매니저 등과 면담을 잡지 않았다.

의회의 보고서에 우리 군과의 연계방안으로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농산물의 철저한 품질관리를 거쳐 관광객에게 소포장 고급과일’, ‘농산물을 선보여 장성 농산물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생산단가가 높더라도 좋은 농산물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재래시장의 특징과 장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의원들이 제안한 내용이 재래시장에서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소포장 고급과일을 재래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그곳에는 왜 갔을까?>

방문지 시모니안팜LA인근에 있는 미국 최대 과일 생산지이며 규모는 1225ha, 100여 종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가공 판매하는 곳이다.

이 곳은 시모니안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으로 골동품과 옛날 농기계 등을 전시하여 소비자에게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런데 기본적인 조사조차도 없다. 1225ha에서 수익은 연평균 20억원이라고 보고서에 기록했다. 이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되고, 원재료로 판매하는 비율과 가공으로 판매하는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원재료로 판매했을 경우와 가공식품으로 판매했을 때의 부가가치는 어떤지도 물어보지 않았다.

이곳에서 의원들이 장성군연계방안으로 내놓은 것은 장성농산물이 신선하고 품질이 좋다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도록 직매장 확대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이들을 타켓으로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직매장 관계자와의 면담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수행했던 공무원은 관광가이드가 충분히 설명해 주었다고 대답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집에서 밥을 해먹는 가정이 줄어들며 반가공식품 시장이 급증하고 있는 마당에 10년 전에 했어야할 로컬푸드 매장 확대는 미래에 대한 예측이 부족한 발상이다.
최근 광주 지역에서 분양한 유명 브랜드 아파트의 경우 부엌 공간을 대폭 줄이고, 과거에 비해 크게 줄인 부엌 공간을 다른 공간으로 활용하였다. 시모니안팜의 수년 간 매출 동향이나 원식재료와 가공식품의 매출 변화 등 기본 조사도 없는 보고서가 갖고 있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미셀 스틸박 없는 슈퍼바이저 방문>

오렌지카운티는 인구 320만 명 규모의 도시로 전체 인구 가운데 한국인이 10%를 차지하고 있는 도시이다. 이 곳에는 한인출신인 미셀 스틸박이 오렌지 카운티 2구역 슈퍼바이저로 선출된 곳이기도 하다. 슈퍼바이저란 그 지역의 행정 감독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주지사가 없는 지역에서 예산을 세우고 집행하게 된다. 한인으로 처음 슈퍼바이저가 된 스틸박은 이민 사회에 우상이기도 하다.
장성군의회는 미셀 스틸박 슈퍼바이저를 방문하기로 하였지만 그들이 이루어낸 것은 스틸박의 빈 사무실에서 사진을 찍고 온 것이었다. 장성군의회는 스틸박이 미 하원의원 선거행사로 부득이하게 면담에 불참했다고 했다. 하지만 미 하원의원 선거는 지난해인 2018년도에 치러졌고 올해는 하원의원 선거가 없었다.

의원들이 면담한 사람은 LA한인상공회 부회장으로 이들이 거둔 성과는 “LA한인상공회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면 장성 농산물 미국 시장 진출에 필요한 실질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캘리코 은광촌 방문으로 고려시멘트의 관광자원화를 제안하였지만 고려시멘트는 장성군과 투자협력을 체결하고 현재 2억원의 용역비로 주거단지, 관광단지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입안하고 있다.
따라서 실효성 없는 제안보다 용역사와 협력하여 용역사에서 다루지 못하고 있거나 소홀한 점을 보완하는 견학과 제안을 했어야 했다. 억지 춘향으로 짜 맞추기를 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국외연수는 목적부터 분명해야>

국민의 혈세로 가는 의원들의 국외연수는 짜임새 있고, 효과적인 성과를 위해 계획부터 치밀하고 실수가 없게 해야 한다. 먼저 연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선진농업에 대한 견학이면 장성군과 기후나 농업면적, 재배 농작물이 유사하거나 앞으로 재배 가능한 농작물이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 장성군 전체 농경지의 10배나 되는 농장에 가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두 번째로는 철저한 사전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전조사와 함께 출장지에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묻고 어떤 내용으로 면담할 것인지가 미리 결정되어야 한다.
이번 장성군의회 국외연수는 현장에서 그 흔한 매니저나 책임있는 관계자와의 면담 또는 질의 시간이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국외연수 목적이 처음부터 관광이었기 때문이다.
세 번 째는 전문가의 조언이다. 농업관련 국외 연수였다면 방문지의 목적에 맞는 농업관련 전문가의 사전 교육이나 면담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올 것인지가 논의되었어야 한다.

네 번 째는 그 날 그 날의 점검이다. 오늘의 견학에서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고, 다음날 견학에서는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다섯 번째는 사후 연수이다. 수 천만 원의 혈세를 쓰고 왔으면 12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자신들이 맡은 업무 내용을 각자 브리핑하고 이를 토대로 상호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한다.
의회사무과 직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훑어보는 것이 결과 보고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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