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만년 우리민족의 역사가 시작되는 날
반만년 우리민족의 역사가 시작되는 날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09.30 13:45
  • 호수 7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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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하느님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세상 구현

<개천절이 무슨 날인지 몰라요>

 

보통 하늘을 뜻하는 천()은 여러 가지 뜻을 나타내는 글자로 사용되고 있다. 땅과 대비되는 천지의 천과 만물의 근본이라고 하는 천, 조물주인 하느님이라는 뜻의 천, 진리라는 의미의 천, 날씨라는 듯의 천, 운명이라는 의미의 천 등이 있다.

천기(天氣)는 날씨를 말한다. 천도(天道)는 자연의 섭리를 뜻하고, 천부(天父)는 하느님 말한다.

천명(天命)은 하늘의 명령 또는 운명을 뜻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오는 103일은 개천절로 1949101일에 법률 53호로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공포되었는데, 여기에서 '개천절'이라 하고 국경일로 정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개천절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모른다고 답했다고 한다.

개천절을 그대로 풀어쓰면 하늘이 열린날이다. 단군을 교조로 모시고 있는 대종교(대종교)에서는 음력 103일을 단군이 나라를 세워 백성들을 교화하기 시작한 날로 보고 단군에게 제사를 지냈다. 따라서 개천절은 하늘이 열린 날이 아니라 단군이 고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운 날로 보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대종교에서 1909년 단군교(檀君敎)포명서를 발표할 때 음력 103일을 경절(慶節)이라고 불렀고, 대종교를 창시한 나철은 "환인이나 환웅, 환검이라 함은 모두 단군 한 분을 나누어 불렀을 뿐"이라며 대종교에서 신앙체계를 단군과 천신을 일체화하며 103일을 이 땅에서 단군을 매개로 하늘과 하나 되는 축제일로 기념하였다.

한편 고구려의 동맹, 동예의 무천 등 옛 사람들이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시기가 대개 음력 10월이었는데 한 달 가운데서 상순(1~10)은 존귀한 제사를 지내며 중순(11~20)에는 사대부가 하순(21~말일)은 일반인들이 제사를 지내도록 하였다. 따라서 103일 개천절은 우리나라 북방의 민간신앙에 의한 10월 상순 제사 때와 맞추어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개천절과 대종교>

 

대종교는 나철(1863~1916)이 창시한 종교로 그 시기가 바로 일제가 한국을 강점할 때였으므로, 종교 활동보다 항일독립운동에 더 많은 공헌을 했다고 역사학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나철은 1909년에 동지 오기호 등 10명과 함께 종로구 재동에서 단군대황조신위(檀君大皇祖神位)’를 모시고 <단군교포명서>를 공포함으로써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 이후 700년간 단절되었던 국조 단군을 숭앙하는 단군교를 창시하였다.

교단을 세운지 1년 만에 교도 수가 2만여 명으로 늘었고, 교명을 단군교에서 대종교로 개칭하였고, 만주 북간도에 지사를 설치하였다가, 1914년에는 대종교 본부를 북간도로 옮겨 포교 영역을 국내와 만주 일대로 확대시켰다.

1916년 교주 나철이 죽자 제2세 교주 김교헌이 취임하였는데, 그는 대종교의 교리라 할 수 있는 신단실기신단민사를 쓰고, 3·1운동 이후 만주로 들어가는 동포들을 포섭하여 그들로 하여금 항일구국운동에 앞장서게 하였다.

그 사례로 1920년 일본군을 크게 무찌른 청산리전투의 주역이었던 북로군정서의 장병 대부분이 대종교인이었으며 1923년 김교헌이 죽을 무렵에는 한국·만주 등에 48개의 교당을 가지고 있었다.

항일독립운동에 적극 가담한 대종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긴밀한 소통을 이루었고, 임시정부에서도 대종교와 함께 음력 103일을 건국기원절이라는 이름으로 기념하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도 중국으로 망명한 대종교와 함께 음력 103일을 기념하여 경축하였다.

 

<한반도 최초의 국가 고조선>

 

대종교에서 103일을 개천절이라고 표현했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103일을 건국기원절이라고 부른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천절이라는 명칭에는 단군을 '역사적 위인, 민족의 시조'로서만이 아니라 천신(天神)으로도 이해한다는 의식이 반영되었다. 대종교 교주 나철은 환인과 환웅 그리고 환검(단군)을 단군과 동일시하였다.

개천절은 한민족의 건국절이라는 일부 역사학자들의 주장은 민족주의의 사관으로 볼 때 타당하다고 할만하다. 개천절은 기원전 2333(단기 4352)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는 날이라는 것이 보편타당하다는 말이다.

하늘을 연다에서 열다는 문을 여닫는 행위를 뜻하기도 하지만 이상을 펼친다거나 구현한다는 창조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 하늘은 땅과 대비되는 하늘도 있지만 여기서는 자연의 밥칙과 순리 즉 하늘의 뜻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해야 한다.

중용에서 천명(天命)은 하늘의 본성으로 하늘의 도리이며 이 것이 사람에게 부여된 것이 천성이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늘을 연다는 것은 하늘의 도리를 이 세상에서 펼친다는 의미로 보아야 마땅하다.

단군이 최초로 나라를 세운 곳이 신시(神市)인데 이는 사람의 땅에 신의 도시를 연다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로 자연의 법칙과 순리를 따르며 욕망에 가득 찬 인간의 세상에서 하늘의 도리를 구현한다는 것이다.

 

<홍익인간의 구현>

 

홍익인간은 고려후기 승려 일연이 쓴 삼국유사 <기이편>에 실린 고조선 건국 신화에 나오는 말로, ‘널리 인간 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기이편에는 옛 기록에 이르기를 환인의 아들 환웅이 자주 세상에 듯을 두어 인간세상을 탐하므로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 삼위태백을 내려다보니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만하였다고 기록되었다.

환웅이 웅녀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으니 단군왕검이라 하였다. 여기에서 단군은 제사장을 왕검은 정치 지도자를 뜻하는 말이므로 당시 최고 지배자는 제사와 정치를 모두 주관했음을 알 수 있다.

단군신화에는 하늘의 신인 환웅이 인간세계로 내려와 살기를 원했고, 땅에 있던 곰과 호랑이도 인간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므로 단군신화의 핵심은 인간이 중심이며 인간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환웅이 바람과 비와 구름을 다스리는 신을 거느리고 곡식과 생명과 질병과 형벌 등 인간세상에 360여 가지를 맡아 세상을 다스렸다는 기록은 경제와 사회, 복지 등 인간의 사회적이고 현실적인 삶의 발전과 개선을 지향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홍익인간의 구현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 풍요롭고 평화로운 세상, 하늘과 땅이 조화를 이루며 생명의 존엄을 이루어가는 세상을 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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