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생명이었고, 신앙이고 돈이었다
쌀은 생명이었고, 신앙이고 돈이었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08.26 13:18
  • 호수 7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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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게 보낸 8월18일 쌀의 날
장성의 들녁
장성의 들녁

 

<쌀의 역사>

유두석 군수가 벼 수확을 돕고 있다
유두석 군수가 벼 수확을 돕고 있다

 

쌀은 기원 전 7000년 경 인도에서 가장 먼저 재배했다고 전한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5000년 경에 우리나라는 기원전 2000년 경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기원전 2000년경에 쌀이 재배된 것을 알 수 있는 근거는 선사시대 유적지에서 발굴된 탄화된 쌀이나 벼의 탄소 동위원소 연대 추정 및 기타 고고학적 증거로 짐작할 수 있다. 1977년 경기도 여주군 흔암리에서 발굴된 탄화미는 그동안 발견된 옛 쌀의 유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약 3000여 년 전으로 추정되었다. 이 곳에서는 쌀과 함께 조, 기장, 수수, 보리도 출토되어 당시의 식량 상황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북쪽을 통하여 들어온 쌀 재배는 우리나라 남부로 파급되면서 기후, 지세, 물길의 편리 등 유리한 조건으로 인해 영남과 호남지역에서 특히 활발하게 되었다. 삼국시대에는 백제와 신라의 쌀 생산이 국가규모로 장려되었고, 쌀이 주곡 가운데 제 1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 후부터 우리나라에서 쌀이 차지한 정치적, 경제적, 농업 기술적 위치는 다른 곡물에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쌀은 56세기만 해도 귀족식품이었는데 주식 유형을 보면 북쪽은 조, 남쪽은 보리, 귀족층은 쌀이었다. 고려시대에는 쌀이 물가의 기준이자 봉급의 대상이 될 정도로 귀중한 존재가 되었다. 조선시대에 들어온 뒤부터 쌀의 생산량은 점점 좁쌀보다 많아져서 곡류의 대표가 되었고, 낟알로 밥을 지어 주식으로 사용하였고, 가루를 내어 떡을 만들어 명절이나 제사 때 별식으로 사용하였다.

 

<쌀은 생명이오 신앙>

 

장성 365생 프리미엄 쌀
장성 365생 프리미엄 쌀

쌀은 벼의 껍질을 벗겨 낸 식량으로 도정 정도에 따라 왕겨만 벗겨내면 현미가 되고, 더 깎으면 흰쌀이 된다. 밥이나 떡을 해서 먹으며, 식혜 같은 음료나 막걸리, 소주, 청주 등 술의 원료가 된다. 고추장 등의 장을 담글 때는 밥의 형태로 첨가된다. 우리 민족이 벼농사를 시작한 이래로 쌀은 단순한 먹을거리의 의미를 넘어 우리 민족의 신앙이고 화폐였다.

아이가 태어날 무렵이면 정성스럽게 준비한 쌀 한 그릇, 미역 한 다발과 더불어 정화수를 떠 놓고 삼신에게 기원하였고, 출산 후에는 쌀로 밥을 짓고 미역국을 끓여 먹었다.

첫 생일을 맞는 돌상에는 반드시 쌀이 올라갔으며 집 안에 모셔둔 조상단지에는 해마다 햅쌀로 갈아 담아 넣으면서 풍년과 가정의 행복을 기원했다. 사람이 죽어 시신을 염습하기 직전에 버드나무 젓가락으로 쌀을 세 번 떠 먹여서 배고프지 않고 저승까지 잘 갈 수 있도록 하였다. 조상의 제사를 모실 때는 쌀로 지은 밥을 올리는데 이는 우리 민족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문화다.

묵은쌀은 버리거나 함부로 다루지 않으며 밥을 해서 가족끼리만 먹었다고 한다. 이때 밥이 남더라도 동냥을 하는 사람이나 개에게 주지 않는다. 추석이 다가오면 깨끗한 논에서 익은 나락을 베어다가 솥에 찐 다음 방아를 찧는데 이를 올벼쌀이라고 한다. 올벼쌀로 밥을 지어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데 이는 서양의 추수감사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선조들은 쌀을 단순한 식량이 아니라 신앙의 근원이라고 여기며 함부로 다루지 않았던 것이다.

 

<쌀의 종류>

장성고로쇠 막걸리
장성고로쇠 막걸리

 

쌀은 밀 · 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곡물에 속한다. 쌀의 90정도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며,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소비된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 등 세계 인구의 절반이 쌀을 주요 식품으로 이용하고 있다.

쌀은 단백질과, 소량의 지질 · 무기질 · 비타민 · 섬유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육성된 벼 품종은 총 188품종이다.

벼는 논벼(水稻)와 밭벼, 깊은 물에 재배되는 벼, 찰벼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논벼를 재배하고 있다. 밭벼는 산간 지방에서 재배하는데 밭 상태에서 재배될 수 있도록 발달되어 저수지나 댐이 생기기 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재배 면적이 적지 않았다.

찰벼는 배유가 불투명하고 녹말이 아밀로펙틴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떡쌀용으로 사용되고, 최근에는 검정쌀, 기능용 쌀 등 다양한 종류의 벼가 재배되고 있다.

쌀은 다른 잡곡과도 잘 어울려 보리, 기장, , 귀리 등을 섞어 밥을 짓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건강을 위해 현미밥과 잡곡밥을 지어 먹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818일은 쌀의 날>

 

사미인주
사미인주

지난 818일은 쌀의 날이었다. 조상 대대로 신앙으로 여겼던 쌀이 최근에는 천덕꾸러기처럼 푸대접을 받고 있다. 쌀은 화패의 수단이었고, 전쟁 물자이기도 했다.

818일이 쌀의 날이 된 것은 한자로 쌀미()를 파자하면 팔()과 십() 그리고 팔()이 되기 때문이다. 쌀 미자는 갑골문에서 쌀이 흩어져 있는 모습을 형상화하였고 점차 변화하여 지금에 이르렀는데 혹자들은 쌀 한 톨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여든 여덟 번의 수고로움이 들어가서라고 말하기도 한다.

2015년 쌀 관세화를 계기로 쌀 산업에 대한 가치 인식을 확산하고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매년 818일을 쌀의 날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가 제정했다.

지난 18일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에서 쌀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는데 쌀의 날 기념 우리 쌀 818kg 기부 전달식 농협 농업경제대표이사 시구 등이 진행됐다.

그런데 대부분의 농민들조차도 모르는 쌀의 날은 쌀이 우리 식탁과 문화애서 얼마나 천대받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1회성 이벤트 행사로 끝나버린 기념식과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작은 행사조차도 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아무리 식탁문화가 바뀌었다고 해도 쌀은 우리의 생명줄이오, 신앙이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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