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이제는 직접민주주의다(4)
지방자치-이제는 직접민주주의다(4)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07.02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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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시대에 직접민주주의는 더 쉬워진다
전자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이미지 (삼성전자)
전자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이미지 (삼성전자)

4. 4차산업시대에 직접민주주의는 더 쉬워진다.

<주권자는 속이 터져도 참아야만 한다?>

지난 2480일 동안 국회를 닫아놓고 파업을 해온 의원들이 3당 대표회동을 갖고 정상화에 합의했다. 그런데 원내 대표 합의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추인을 거부함에 따라 국회 파업사태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답답한 것은 정부와 여당 뿐 아니라 사실은 국민이다. 거의 석 달에 가까운 파업을 하고도 국회의의원들은 비싼 세비를 꼬박꼬박 챙겨가고 그들을 보좌하는 보좌관들과 비서관들도 여지없이 월급을 받아갔다. 무노동 무임금을 원칙으로 하는 법을 제정한 국회의원들이 정작 자신들에게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성난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에게도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는 법률을 제정하라고 청원하였고, 마침내 국회의원 소환제에 대한 청원도 계속되고 있다.

산업혁명 후 현대식 민주주의가 도입된 지 2백 년 동안 대의민주주의가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거버넌스 방식으로 채택되었다. 하지만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20세기 말부터 본격화된 정보기술 혁명은 대의민주주의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기술(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세계관과 가치관 등 철학을 바꾸고, 정치제도를 변화시켜왔다. 청동기시대가 되면서 농업생산량이 늘면서 재산의 축적에 따라 빈부격차가 생기고, 영토확장에 대한 욕망은 청동기를 사용한 무기를 제작하여 전쟁을 일으켰다. 전쟁에서 이긴 자는 주인이 되고, 전쟁에서 진 자는 노예가 되는 계급이 형성되었다.

쿠텐베르그가 발명한 인쇄기술은 소수 엘리트 중심의 정보 독점을 깼고, 종교개혁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인터넷은 정치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은 인터넷이 가져온 정치혁명 가운데 하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을 지지하는 모임인 노사모는 인터넷을 통해 지지그룹을 모으고 활동했다.

이제 국민들은 인터넷을 정치적 공감대의 장으로 활용하면서 정책에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과 이론을 인터넷을 통해 공론화하면서 하나의 여론을 만들어간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온라인은 고대 그리스의 광장과 비슷한 구실을 했다.

뽑아놓기만 하면 정치인이 무슨 짓을 하든 속이 터져도 참아야만 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인터넷의 발달, 4차 산업의 발달은 새로운 정치질서를 요구하고 있고, 그것은 주권자가 정책결정에 직접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 시대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전자투표와 모바일 투표>

지난해 2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은 모바일 투표로 진행되었다. 자유한국당은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 이전에 일반 당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투표를 실시하였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각 정당은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공천할 때 당원들을 대상으로 모바일 여론조사 또는 모바일 투표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였다.

 

 

모바일 여론조사는 KTSK 등 통신사와 협력으로 지역에 주소를 둔 유권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모바일 투표에 대한 신뢰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한편 스페인 정당 포데모스는 20141월 창당한 신생 정당인데도 영향력은 상당한 좌파정당으로 젊은 층과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포데모스는 만 16세 이상 스페인 사람이면 누구든 온라인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는데 포데모스는 정책에 대한 의견을 시민에게 직접 묻고 시민들의 견해를 받아들이면서 빠른 속도로 당세를 키우고 있다.

스페인에는 정당조직인 포데모스 외에도 시민들이 주도하는 정책 네트워크인 바르셀로나 엔 꼬뮤는 데모크라시 OS2라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각종 정책에 관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데모크라시 OS를 통해 확정된 정책 가운데 고용창출과 직업훈련 프로그램, 주택담보 대출 피해자들의 강제 퇴거 금지와 은행 재협상, 공공재에 대한 민영화 프로젝트 재검토 등이 시행되었다. 이와 같이 국민 또는 시민들이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고 이러한 제안들이 매우 신속하고

의미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요즘의 추세이다.

 

<지방자치, 민선 7기의 변화와 흐름은? >

 

희망제작소김제선 소장은 민선 7기 자치정부 변화의 핵심은 시민의 시대, 국민의 시대를 실질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당선된 전국의 자치단체장 48명을 릴레이 인터뷰하고 민선 7기 자치정부 책임자들은 지역주민을 위해 일한다는 접근을 넘어 주민이 직접 참여해 대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참여단 구성 및 운영 주민의 알 권리와 행정 투명성 확대 주민참여예산제 실질화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공직자를 주민이 직접 선정하는 주민추천제 시민의 제안을 행정에 반영하는 시민참여플랫폼 등을 예로 들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외부 자원을 끌어오는 대규모 토건 사업이 정작 주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각성을 통해 자족적 지역경제 기반을 어떻게 만들지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지역의 돈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상호연계를 활성화하고 서로 돕는 선순환의 지역경제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지역경제계획, 로컬푸드, 지역화폐, 호혜적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주민과 함께 지역순환경제를 만드는 도전이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과거의 지도자는 관료형으로 주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기 독선과 오만에 빠질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민선 7기의 리더십은 주민을 위해 일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정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지금의 추세는 국민이 그리고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주민이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 투명성과 신속성, 무결성으로 혁신을 가져온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다. 유엔 미래보고서 205010대 유망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을 선정했고, 20172월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도 블록체인이 10대 유망 기술 중 하나로 뽑혔다.

이렇게 블록체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양한 분야에서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블록체인은 민주주의 체제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은 참여자와 원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참여자를 노드라고 한다. 블록체인은 특정 노드가 생성한 정보를 모든 노드의 원장에 실시간으로 기록하면서 3가지 가치를 제공한다.

첫째, ‘투명성을 제공한다. 정보를 모든 노드가 공유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어보자. 비트코인은 거래 명세가 모든 노드에 공유되므로 가상화폐가 투명하게 거래된다.

둘째, ‘무결성을 제공한다. 블록체인은 다수결 원칙을 따른다. 예를 들어 노드 간 정보 불일치가 발생했을 때는 특정 노드에서 정보 조작이 일어났음을 뜻한다. 블록체인의 다수결 원칙은 노드에 가장 많이 저장한 정보를 올바른 것으로 간주한다. 정보를 조작하려면 노드의 절반 이상을 동시에 조작해야 하기에 정보 조작이 거의 불가능하다.

셋째, ‘신속성을 제공한다. 블록체인에서 발생한 정보는 실시간으로 공유되므로 기업이 정보를 기반으로 한 업무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월마트가 블록체인을 활용해 식품 이력 관리 현황을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3초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의 투명성’ ‘무결성’ ‘신속성이 민주주의에 어떤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까?

블록체인을 투표 시스템에 적용해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2017년 개봉한 더 플랜18대 대선 개표 과정의 의혹을 다룬 영화로 개표 기계를 조작해 투표 결과를 왜곡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런데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투명성’ ‘무결성을 가진 투·개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어서 사람들이 투표 현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직접민주주의 - 광장에서 전자망으로 바뀌다>

 

아테네 광장에서 시민들이 모여 전쟁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세금을 더 거둘 것인지? 낮추 것인지? 등 국가의 중요한 과제를 결정하였다. 스위스의 지방정부나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국가의 중요한 일을 국민 또는 지역 주민들이 직접 결정하게 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광장에 모여 토론을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게 마련이다. 장소라는 공간적 제약과 많은 대중이 한자리에 모이기 위한 시간적 제약이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국가 또는 지역의 현안을 1년에 한 번 모여서 토론하고 결정하는 것은 효율성과 시의성에서 맞지 않을 수가 있다.

따라서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에는 하나의 사건이나 의제에 대해 다양한 계층의 국민 또는 시민들이 자신의 의사를 즉각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인터넷이라고 하는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곳에서 광장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해 개인의 정치적 역량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개인들의 정보 습득이 많아지고 사회적 쟁점에 대한 이해와 판단력이 정치 엘리트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들이 하나로 결집한 세력으로 정치과정에 참여하면서 권력의 축은 점차 소수의 엘리트에서 대다수 시민으로 이동하고 있다.

많은 미래학자가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이 국회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인공지능이 국회의원 보다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 대의민주주의에서는 국회의원이 아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시민들의 대표가 되어 협상하고 사회적 합의를 할 것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지금과 같은 거대한 조직을 가진 정당은 점차 사라질 것이고 디지털 네트워크 정당이나 시민들이 주도하는 정책 네트워크가 입법기능을 대신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중앙정부의 국회의원 뿐 아니라 지방정부에서 지방의원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단체장은 제왕적 리더십이 아니라 협력적 리더십을 갖추어야 하고, 소수의 엘리트가 이끄는 지방자치가 아니라 다수의 시민이 함께하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가 실현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모바일 기술을 통한 본인인증체계는 해킹에 의한 조작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은행, 인터넷상거래, 정부·행정에서 본인 인증에 대한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하고 있다. 휴대폰을 통한 본인 여부의 인증은 신분증을 통해 본인임을 확인하는 행위와 유사하게 하나의 인증체계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과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면 국가와 지방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국민 또는 지역 주민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그리고 저비용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선 7기 지방정치의 화두는 주민참여가 아니라 주민들이 결정하게 하는 것이며 4차산업의 발전은 이를 확고하게 실현시킬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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