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 이제는 직접민주주의다(3)
지방자치 - 이제는 직접민주주의다(3)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06.24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 주민자치를 통해 직접민주주의의 실현하다
가와사키시 프라자

3. 일본 주민자치를 통한 직접민주주의의 실현

<민주주의 강화와 지방분권의 확대>

대의민주주의제도가 갖고 있는 원래의 기능과 성질이 변모하고, 그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국가나 지방정부의 정치`행정 대의제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직접민주주의 요소인 주민참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 선진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시대의 흐름이다.

최근 지방정부에서 정치와 행정의 영역에서 대의제도의 원리를 대체하거나 적어도 그것을 보완하려는 움직임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미국과 독일 그리고 일본의 지방정부에서는 지방자치의 확대강화와 함께 주민참여는 민주주의 강화라는 차원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지자체의 정책결정에서도 주민참가는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참가 여부로 기준을 삼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의 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들이 마을에 다리를 건설해달라거나 도로를 확`포장해달라고 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주민참여예산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작은 부분에 이르기까지 예산편성과정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공용주차장은 어디에 만들 것인지, 어느 정도의 규모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주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민들이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모두 선거로 뽑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주에 따라 의원을 선거로 뽑고 의원들이 단체장을 뽑는(중앙정부의 의원내각제)제도와 의원을 선거로 뽑고 의원들이 행정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 의원과 단체장을 선거로 뽑지만 의장을 단체장이 겸직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갖고 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 보면 의회의 권한이 단체장의 권한과 비교하여 매우 강한 경향임에도 불구하고 주민참여는 오히려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의회와 주민참여가 대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일본, 지방에서 혁신운동 일어나다>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의 관점에서 지역의 의제(아젠다)에 기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추세에 따라 시작되었다. 하지만 대의 민주주의는 여러 곳에서 문제와 한계를 드러냈고, 지방자치제도에서 주민자치와 생활민주주의는 실현되지 못했다.

내가 사는 지역에 어떤 시설이 설치되느냐 마느냐 부터 얼마나 다양한 집단의 목소리가 통로로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가가 지방자치의 완성 척도가 된다.

정치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일본은 1971년 중앙의 정치에서 벗어나 지방에서 혁신 자치제운동이 일어났다. 그 결과 지역과 생활민주주의가 작동할 가능성이 실험되었고 자연스럽게 지방분권의 움직임이 일어났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보수당인 자민련 소속이 거의 당선되었다. 그런데 1963년 제 5회 지방선거에서 산업우선, 복지우선 그리고 주민직결이라는 구호를 건 비 자민련계의 혁신 단체장이 당선되었다. 요코하마, 교토, 오사카 등 대도시와 전국의 78개 도시에서였다. 한편1967년 선거에서는 수도인 도쿄에서 사회당과 공산당의 추천을 받은 미노베 혁신시장이 당선되었다.

혁신 시장의 당선은 기존과 다른 정책방향과 활동기조를 가졌다. 가장 먼저 산업보다 주민들의 삶을 우선으로 삼았고, 노인과 아동, 장애인들의 구제책을 강조했으며 행정정책 결정과정에서 직원 참가, 주민 참가의 방식을 도입했다. 또한 전국의 혁신시장 회의를 결성하여 중앙집권주의를 비난하고 지방자치권의 확충에 힘썼다.

 

<노동조합이 정치변화에 나서다>

1971년 가와사키시는 사회당과 공산당 그리고 노동조합이 연대하여 노동조합위원장 출신인 이토사부로를 시장으로 당선시켰다. 이들은 민주적인 혁신 시정을 실현한다. 공해방지 협정을 한다. 자연을 보호한다. 시민의 자치권을 지키고 시민과 시당국의 대화를 제도화한다는 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시정헌장을 발표하였는데 시정에 대한 시민의 직접 참가 기회를 늘리고, 시정을 민주적으로 개선한다. 시직원이 시민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조직을 개혁한다.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 위해 투명 시정을 실현한다. 경륜과 경마 등 사행성 사업을 폐지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혁신시장과 달리 의회는 여전히 보수세력이 주도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혁신 정책에 대해 의회가 제동을 걸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은 시민들과의 직접대화를 통할 수밖에 없었다.

요코하마시에서 만인집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사를 요구하고, 도쿄의 미노베 시장이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주민직결(住民直結)이라고 한다.

혁신자치제는 자연스럽게 지방정치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도입하였는데 첫째, 직접 청구권과 이를 기반으로 한 감사청구권과 청원권. 둘째, 주민의 동의제도. 셋째, 시민참가제도 등이다.

시민 참가제도는 시행정의 공개와 개방을 원칙으로 삼았으며 시정이 경제성장 제일주의에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복지를 가장 우선으로 하는 행정이 되게 하였다.

복지 부분에서 탁아소 설립을 의무화하였으며 경제 능력에 따라 위탁비용을 다르게 하였고, 둘째 아이부터는 비용의 70%만 부담하게 하였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를 두었으며 근로 시민실을 두어 노동자들의 고충 등을 상담하고 지원하였다. 고령사회를 대비하여 40세 이상 건강검진을 실시하였고, 70세 이상의 노인은 외래의 경우 월 8백앤(8천원)만 부담하게 하였다.

가와사키 꿈의 공원- 낙서, 놀이 등
가와사키 꿈의 공원- 낙서, 놀이 등

 

<가와사키의 아동권리 제정>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복지 체계를 구축한 가와사키시는 애를 낳을 때는 강을 건너 가와사키에서 죽을 때도 가와사키에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일본에 널리 알려졌다.

1998년 가와사키시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권리를 명문화한 [아동권리 조례]를 제정하기로 하였다. 집단 따돌림과 등교 거부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어린이들을 어떻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시민단체와 교육 전문가 학부모 그리고 당사자인 어린이들도 참여한 아동권리 위원회를 만들어 마침내 2000년 시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조례가 통과하였다.

조례의 내용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권리 자신을 지키고 보호받을 권리 있는 그대로의 자신일 권리 스스로 결정할 권리 참여할 권리 놀 권리 등이 담겨있다.

2003년에는 아동권리를 실천하기 위해 어린이의 자유로운 발상으로 놀고, 배우고,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시설로 꿈의 공원을 만들었다. 이곳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연간 초기에 3만 명이었으며 현재는 7만여 명이 이르고 있다.

 

<주민자치회와 거버넌스 - 주민이 주인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아직도 실질적인 정책결정과정에서 주민의 참여는 매우 제한적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로 지방자치와 자치분권을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서 주민주권 구현을 위해 주민참여권 보장과 주민자치회 제도의 보완 등이 제시되었다.

지난 13일 장성군의회는 이태신의원의 제안으로 장성군 주민자치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통과시켰다. 하지만 주민자치회가 주민들의 대표성을 갖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집행부와 주민이 주민자치회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이를 시행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주민자치란 가까운 지역을 단위로 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지방자치의 흐름을 지방자치단체라고 하는 기관 중심의 운영에서 주민 중심의 주민자치로 변화시키는 매우 의미 있고 중요한 과정이다.

주민자치회는 지방정부에 위탁했던 권한 가운데 주민들의 생활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사업들의 결정을 직접 행사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일본의 주민자치는 우리나라 중소 도시에서 똑같이 겪고 있는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침체 등이 지역 운영 조직을 강화하여 지역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하는 목적이 적지 않다.

주민자치회 지역운영 조직은 지역의 삶 유지 보존이 가능하도록 지역에서 안전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고, 지역 주민 중심 형성으로 지역 내 주민의 상호 연계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 스스로가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조직이다. 또한 지역의 다양한 협의체, 사회봉사단체,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운난시의 초가지붕
운난시의 초가지붕
시네마현 운난시
시네마현 운난시

 

<시네마현 운난시의 주민자치회>

시네마현 운난시는 인구 약 4만여 명에 고령화 비율이 40%에 이르는 농촌지역이다. 고령화 비율이 장성군보다 높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운남시에는 43개의 지역 운영조직(자치회)가 활동하고 있으며 활동자금은 보조금, 사무국 운영은 지역담당 직원제를 채용하고 있다.

주민자치회의 활동자금은 자치단체의 보조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회비, 이용료 등이며 광역단체 보조금, 수익사업금 등도 포함되어있다. 지출비용을 보면 지역의 복지, 요양, 보건활동, 방재활동, 지역축제 행사, 생활도로, 가로등 유지, 교육지원 등이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볼 때 운난시의 주민자치회는 우리나라의 읍`면사무소에서 하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인력은 지역 내 민간 전문가(59%), 조직`단체 순이며 지역 운영조직 담당자의 연령은 60대 이상이 71%로 가장 높다. 운남시의 고령화 비율이 40%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인들의 참여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민자치회는 사업중심형과 자치중심형이 있는데 주민자치회가 임의단체로 구성되어 자치단체의 행정, 재정지원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의 경험을 비추어 우리나라 주민자치회는 법인화가 필요하다. 또한 자치회의 안정적 재정확보를 위해 관광과 농수산물 가공 등을 통한 자치회 조달금액이 늘어야 지방정부로부터 간섭 등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걸음마 단계에 있는 우리나라 주민자치회가 지방자치의 흐름을 기관 중심에서 주민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주민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