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지리지총서 일부 내용 '왜곡해석'
장성군지리지총서 일부 내용 '왜곡해석'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06.10 22:40
  • 호수 7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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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스님 “자문이라도 구했어야”

장성군과 장성문화원이 펴낸 [장성군지리지총서]의 일부 내용에 심각한 오류가 발견되어 불교계에서 유감을 표시하는 등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장성군지리지총서] 366쪽에 있는 내용 중에 총림을 소개하며 비구니승(比丘尼僧)들의 도량인 예산 수덕사를 덕숭총림, 옛날의 불교만을 고집하는 장성 백양사의 고불총림이 있으며라고 하였다. 먼저 비구니승이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으로 비구니라는 단어에 이미 승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비구니승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또한 예산 수덕사는 비구니의 도량이 아니고 수덕사 내에 견성암이라는 암자에 비구니들이 머물며 참선하고 수행하는 곳이다. 고불총림(古佛叢林) 백양사는 옛 불교만을 고집한다는 뜻이 아니다.
고불이 한자로 옛 고와 부처 불자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과거의 불교를 지향한다는 뜻이 아니라 왜곡되고 변질된 불교가 아니라 부처의 근본 가르침을 뜻한다.

백양사 주지 토진스님은 일제 강점기를 지나면서 민족정기가 사라지고, 불교마저도 왜색화 되어버린 것을 안타깝게 여긴 만암대종사께서 전남북 10여 개 사찰이 동참한 우리나라 최초의 고불총림을 설립하신 것이라며 설립 목적은 수행하는 승가의 전통을 진작하고, 부처님의 큰 가르침과 고승대덕의 밝은 빛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고불이란 옛 불교가 아니라 본래 부처의 가르침이라는 의미이다. 처음으로 고불총림을 설립한 만암대종사는 동국대학교의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 초대 교장을 역임하셨고, 광주에 정광중`고등학교를 설립하였으며 불교개혁에 앞장선 인물이다. 옛 불교만을 고집하는 분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367쪽에는 포시공덕주(布施功德主)를 천도함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여기서 布施는 한자로 베풀 포자이지만 불교에서는 보시라고 읽는다.

3113쪽에는 취서사(鷲棲寺)는 서삼면 축령산에 석탑 석종이 있으며...”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취()자는 독수리 취이지만 불교에서는 축으로 읽을 때가 많다. 따라서 축서사라고 해야 옳다. 축령산이라고 할 때도 축자가 독수리 취이지만 축이라고 읽는 것과 같다.

219쪽에서도 취서사라고 표기하는 오류가 반복되었다. 2137쪽에서는 축서사는 서삼면 축령산에 있다고 바르게 표기하였으나 같은 쪽에 두솔암(兜率菴)이 있고라고 표기한 것은 두()자가 한자의 음이 투구 두이지만 불교에서는 도솔이라고 읽는다. 따라서 통상 도솔암이라고 부른다.

1165(신증동국여지승람)隨緣寺 在隨緣山(수연사 재수연산)”166쪽에서 隨綠寺(수록사)隨綠山(수록산)에 있다고 해석하였다. 여기에서 인연연()자와 푸를록()는 얼핏 보기에는 비슷하지만 다른 글자이다.
하지만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분명히 隨緣寺 在隨緣山(수연사 재수연산)”이라고 기록되어있으므로 해석도 원문을 따라야 한다. 물론 현재 수연사는 언제부터인가 수록사로 부르고 있다.

세종실록지리지(1454), 신증동국여지승람(1486), 동국여지지(1656)에는 모두 수연산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지리지 총서 1259쪽 여지도서(1757)에는 수연산은 동쪽 35리에 있다. 본래 영축산에 수연사가 있어서 수연산이라고 했다고 기록되어있다.

그런데 262쪽 사찰 편에 수록사는 현 동쪽으로 40리 수록산에 있다.”고 하여 이때부터 오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동지지(1866)에는 수록산은 본래 영축산이었다. 동북쪽 45리에 있다고 기록되었다.

불교에서는 우주의 생성을 연기법(緣起法)으로 설명하는데 모든 존재는 이것이 생()하면 저것이 생()하고, 이것이 멸()하면 저것이 멸()한다는 만물의 인과관계와 상호의존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수연사라는 이름은 인과의 법칙을 따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수록사라고 부른다고 과거의 문헌에 수연산을 수록산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심각한 왜곡과 오류를 반복한 것은 최소한 불교 전문가가 번역 또는 편찬위원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자문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불교의 기초상식도 없는 번역>

장성지리지총서는 재)고대문화재연구원이 주관하여 이종일(광주박물관장), 김봉곤(국사편찬위 연구원), 박명희(전남대 호남학연구원 연구교수)가 번역과 주석을 달았으며 김영웅(전남대 고전강독회장), 김대현(전남대 국문과 교수)가 감수를 맡았다.

편찬위원은 위원장에 공영갑 전 문화원장, 위원은 이종일(향토문화 개발협의회장), 이상용, 변범석, 김성수, 김영풍 전 문화원장, 김종용 전 장성노인회장, 문영수 장성향교 전교, 김재선 전 장성군 행정동우회장, 서정철 문화원 이사 그리고 신정욱 전 행정복지국장이 맡았다.

편찬위원 구성에 전문성과 다양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 위와 같은 오류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장성군의 역사를 다시 쓰는 대 작업에 문화원 식구들끼리만 모여서 만든 결과이다. 위와 같은 잘못된 내용은 책을 편찬하고 만든 정오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몰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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