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과 기밀누출
커뮤니케이션과 기밀누출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06.04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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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신문은 1609년 독일에서 발행한 렐라치온이라고 하는 제호의 주간지가 공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독일은 구텐베르크의 활자 인쇄술 발명으로 일찍부터 인쇄산업이 발달한 나라로 활자인쇄는 종교개혁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조선시대 승정원에서 발행한 조보는 관직이 낮은 서리가 손으로 썼는데 1577년 상인들이 이를 목판으로 인쇄하여 대량으로 발행하였다. 8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동안 발행한 조보 인쇄본은 조정의 소식을 알고자하는 상인과 조보를 받아보지 못하는 관료들에게 판매되었다. 하지만 조보가 인쇄되어 시중에 나도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선조는 이를 국가기밀누설이라고 하여 인쇄 관련자 30여 명을 모두 귀양 보내고 말았다.

조보의 내용에는 소전염병(구제역)이 창궐하여 많은 소들이 죽어 석빙고에 있는 얼음을 운반할 소를 구하기 어렵다거나 혜성이 출현하였다고 하여 불길한 일이 일어날 징조가 있음을 적기도 하였다.

한편 허숙이 병든 노모를 봉양하고자 휴직을 청하였다거나 사헌부 장령 허진이 지병을 이유로 사직을 청하였다고 하는 사사로운 일마저도 기록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조정에서 발행하는 조보 외에도 지방 감영에서 발행하는 영기(營奇)가 있었으며 서원이나 향교 그리고 단체 등에서는 통문(通文)을 써서 자신들의 주장이나 의견을 알리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몸짓이나 소리, 언어 또는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을 하고 함께 살아가고 있다. 소통이 막히면 오해를 불러오고, 싸움이 일어나기도 한다.

커뮤니케이션(소통)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며 커뮤니케이션 없는 공동체나 공동체 없는 커뮤니케이션은 있을 수가 없으며 인간으로 하여금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가게 만드는 도구이다.

사회학자인 찰스 호튼은 커뮤니케이션은 우리가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 혹은 세상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고, 받고, 해석하는 과정이다"이라고 규정했다. 여기에서 과정이라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 발생하였다.

커뮤니케이션의 어원이 공통’, ‘공유한다또는 공동체라는 community에서 파생되었듯이 커뮤니케이션은 정보와 소식을 공유하고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정부 3.0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정부3.0의 핵심은 정부의 투명성 확보와 시민의 참여를 활성화하는 데 있다. 정부는 데이터를 공개하고, 시민과 시장은 데이터를 사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이런 과정에서 정부의 투명성과 효율성은 증가하며 공공데이터가 많으면 많아질수록 더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과거의 소극적 정보공개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이 중심이 되는 정보공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나 국가 또는 지방정부의 모든 정보가 국민들에게 전부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국방이나 외교 등 국가의 이익이나 안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보는 소수에게만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며 구체적으로 기밀을 접근할 수 있는 권한과 내용은 법이나 훈령 등으로 정해져 있다.

자유한국당의 강효상의원이 문재인-트럼프 두 대통령의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하여 파장이 적지 않다. 강효상의원과 한국당은 국민의 알권리라고 주장하고 여당과 나머지 야당은 기밀유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관계에서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은 반드시 필요하며 국민이 알아야할 정보는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소통의 과정에서 정보의 가치와 중요도에 따라 공개해야할 것과 공개해서는 안 되는 것은 분명히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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