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제가 꿈꾸던 삶을 살고 있지요
은퇴 후 제가 꿈꾸던 삶을 살고 있지요
  • 장유이 기자
  • 승인 2019.05.27 17:54
  • 호수 7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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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 연주로 소외된 이웃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박양종 전 부군수를 만나다.

지난 22일 황룡면에서 박양종 전 부군수를 만났다. 그는 2008년 장성군에 부군수로 부임하여 재직기간동안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화합에 노력해왔다는 평을 받았던 인물이다. 홍길동로의 조그마한 집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던 그는 눈앞에 펼쳐진 산이며 들이며 텃밭이며 텃밭 앞을 지키는 강아지 포동이까지 소개를 해주며 정말 아름답지 않느냐고 말을 건넸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흔치 않다고퇴직 후 그는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그의 근황을 들어보았다.

 

여전히 장성이 좋습니다

사실 저의 고향은 고흥인데 저의 마지막 근무지였던 이 곳 장성을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제 아내가 이곳을 무척 좋아하죠. 그래서 이틀에 한번 씩 와서 잠도 자고 텃밭도 가꾸며 그렇게 즐깁니다. 워낙 공기도 좋고 조용해서 이곳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저는 많은 것을 얻어가는 기분입니다.

 

은퇴 후 제가 꿈꾸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은퇴 후의 삶을 소외된 자, 어려운 자, 힘든 자를 위해서 봉사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퇴직 전인 2012년부터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취미생활도 즐기고 이를 통해 봉사활동도 하기위한 준비였습니다. 그리고 2013년 퇴직 후부터 현재까지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번씩 북하면과 진원면의 요양원과 양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얼마나 외롭고 힘드실까 생각하며 힘을 드리고자 노래도 부르고 악기 연주도 하고 이야기도 들려드립니다. 사람에게 외로움이 가장 큰 병이라고 하는데 그분들도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죠. 어쩌면 그분들은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니까요. 그분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드리며 안부를 묻다보면 굉장히 반가워하시고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냐며 밥 먹고 가라고 챙겨주시고는 합니다. 그러면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는 것 같아 눈물이 납니다. 연주곡은 그분들께서 예전의 좋은 기억들을 많이 추억하실 수 있도록 지난 시절의 곡들 위주로 많이 연주합니다. 다른 일행들과 함께 일곱 개의 앰프를 봇짐지고 가서 일일이 설치하고 공연까지 하다보면 사실 힘에 부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어른들이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참 좋습니다. 악기는 지금도 꾸준히 동호회에 가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가치있는 삶은

사람들은 흔히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친구와 건강과 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만을 위한 삶이지요. 저는 이것에 정기적인 소()일거리와 취미생활과 봉사활동까지 덧붙여야 더욱 보람된 삶이라고 봅니다. 현직에 있을 때는 그때의 상황과 업무에 맞게 최선을 다해서 사는 것이 옳은 것이고, 퇴직 후에는 지난날의 직급과 체면은 모두 내려놓고 사람들과 어우러져 이웃을 돌아보는 삶을 사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실천 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기특한 삶이었습니다.

아직 돌아보는 것이 이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잠시 돌아본다면 나름대로 기특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돈이 많다거나 해서 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왔었던 저의 지난날을 돌아보며 그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도 정치를 하라는 권유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현재의 삶이 좋습니다. 권력은 언젠가는 내려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영원할 수 없습니다. 제가 인생의 후배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은 평범함 속에 있고, 평범함 속에 행복이 있다고요. 결국 평범한 삶이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조용히 텃밭을 가꾸고 동호회에 나가 악기를 배우는 지금의 일상이 정말 행복합니다. 악기를 다루는 실력도 작년보다 더 나아져서 보람도 있고요.

 

공무원 후배들에게

광주시 교육원과 전남교육원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공직자의 본분과 미래설계>라는 과목으로 교육을 할 때가 있는데 제가 반드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공무원은 그저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하는 머슴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칫 착각하다가는 국민들 위에 군림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뇌물을 받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공무원에게는 청렴이 정말 중요한 덕목입니다. 어찌보면 식상한 말 같지만 살아보니 그것이 가장 옳은 삶이더군요.

 

인생의 후배들에게

공부를 많이 하고 인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 공부라는 것은 단순히 지식만을 채우기 위한 공부가 아닌 삶에 대한 지혜를 말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머리로만 다스리는 것이 아닙니다. 지혜를 가지고 인성을 갖추는 자가 진정으로 다스릴 수 있는 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를 정말 많이 해야 합니다. 배워야만 사리분별도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반드시 목표를 설정하고 현재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입니다. 이미 지나온 삶에 대해 후회 없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어찌 보면 삶은 후회의 연속이죠. 그 후회를 줄이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다보면 그 과정은 그 목표에 맞게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예전의 모습에 연연하며 많은 것을 내려놓지 못하다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예전의 모습은 열심히 살았던 그대로 인정하고 이제는 여유가 되었으니 주위를 둘러보며 평범함 속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그의 말은 인생의 후배들에게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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