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 아래 '풀빛산방'에 놀러가다
대나무 숲 아래 '풀빛산방'에 놀러가다
  • 장유이 기자
  • 승인 2019.05.21 11:59
  • 호수 7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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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마라 그곳에서」 안광수 시인을 만나다
안광수 시인

안광수 시인은 <사람. 여행. 그리고 인연>이라는 블로그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는 시인으로서 현재 장성읍 화차길의 풀빛산방이라 이름 지은 조그마한 집에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4일 시인을 만나기 위해 풀빛산방을 찾았다. 북 콘서트 모임활동 후 돌아오는 길이라던 안광수 시인은 시원한 음료를 건네며 장성에서의 삶이 좋다고 말했다.

 

-축령산이 좋아서 왔습니다

장성에 온지 7년 정도 되었습니다. 장성에 연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편백숲이 좋았습니다. 서울에서 살았는데 지인들에게서 축령산 편백나무 숲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TV에서 본 기억이 있어서 지인과 함께 구경을 오게 되었습니다. 저와 인연이 닿으려고 그랬는지 이곳이 정말 좋더군요. 그래서 지인의 도움을 빌려 서삼에 빈집을 하나 구해서 그곳에서 살다가 이곳 읍으로 온지 2년 반인데 조용하고 아주 좋습니다. 동네 어르신들과 할머니들도 좋고요.

 

-휴림산방

일상에 지친사람들이 저의 시를 보고 휴식을 취하고, 저의 집에 와서 쉬다가 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서삼에 있던 저의 글방 이름을 휴림산방이라고 지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독자들이 찾아와 쉬다가 자고 가기도 하고, 찾아오신 독자분과 함께 술 한 잔도 하고 삶의 이야기도 나누고 음악도 듣고 차도 마십니다. 굳이 무슨 이유로 힘든지는 물어보지 않습니다. 뜬금없이 찾아오시면 그냥 그대로 반겨줍니다. 함께 앉아 술 한 잔 기울이다보면 힘을 얻어서 가시는데 그 모습을 보면 저도 힘이 납니다. 이곳 풀빛산방에도 많은 분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시인을 꿈꿨던 소년 <광석마을>로 등단하다

어릴 적부터 시인이 꿈이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이던 시절에는 시집이 많지 않아서 문학전집 등을 많이 읽었고,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글을 써서 상을 받기도하고 고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문학 동아리를 만들어 달마다 문학지를 발간을 하기도 하면서 꿈을 키워 나갔습니다.

그리고 1985년도에 국어국문학과를 들어갔는데 제가 국문학과에 들어가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하였습니다. 돈벌이가 될 만한 다른 학과에 들어가기를 바라신거죠. 하지만 결국 국문학과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형편이 어려워 중퇴를 하게 되었고, 나중에 다시 입학하여 신학과로 졸업을 했습니다. 그 당시 교수였던 시인 용혜원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꾸준히 동인들과 시를 습작하였고 1999년도에 <시문학>광석마을이라는 시를 발표하여 등단을 했습니다. ‘광석마을이라는 시는 그 당시 서울 중계동에 치열하게 싸우던 재개발 철거민들의 이야기로 그 현장에서 같이 보고 느끼던 것을 시로 쓴 것입니다. 가난하고 낮은 자들을 위한 대변이었습니다. 현재 시집 다섯 권과 산문집 두 권을 발표 하였고, 보성, 광주에서 시화전을 두 번 열었습니다. 꿈을 이룬 것이지요.

 

-가 좋습니다.

시가 좋았습니다. 주위에서는 이제 연륜도 있으니 소설을 써보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멤버인

공지영 작가나 지인 작가들도 저에게 소설을 써보라고 권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아직 시가 좋습니다. 좋은 소설을 써서 작품이 성공하면 돈을 벌 수 있는 확률은 높아지겠지만 그것은 그들의 뛰어난 재능의 삶이고, 저의 삶은 이렇게 시를 쓰면서 소소한 삶을 즐기는 것입니다.

현재 블로그를 통해 8만 여명의 독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의 작품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베스트작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성공한 것 아닌가요? 물론 현재 제 소유의 집 한 칸도 없고 큰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저를 응원해 주는 지인과 독자님들이 저의 시집을 구매해주고 주위에 소개해주기도 해서 소소한 삶이나마 즐길 수 있는 여유는 됩니다. 이것도 남들이 보기에 가난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저에게는 여여하게 넉넉한 삶입니다.

 

-시인으로서의 삶

사는 것 자체가 매일 매일이 치열한 습작공부이며 순례자의 길입니다. 시인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지인들과의 모임에서도 사시사철, 순간순간 항상 단어를 채집하려고 집중합니다. 그래서 바람결, 먼지 결, 풀잎, 별과 달빛 등 일상의 어느 하나도 허투로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작업들이 직업이기에 하는 것이 아니고 도법자연의 삶을 추구하고 있는 삶이기에 즐거움입니다. 직업이기 때문에 억지로 해나가는 것이라면 즐거움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되었겠지요. 운명이라 생각하고 단어를 모으고 습작을 꾸준히 해 나가며 삶에서 불필요한 것을 비워내는 일상입니다.

 

-아프지마라 그곳에서

저의 시를 보고 독자들이 위로 받고 치유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젊은 친구가 전화를 해 왔더군요. 취업난, 생활고에 힘들어 자살을 하려고 했다고요. 그런데 저의 <아프지마라 그곳에서>시집을 읽고서 힘을 냈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는 전화였습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는 이것이 행복이지 않을까요? 시 한 줄로 한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희망과 위로가 된다면, 쓰는 이에게는 고통이지만 읽는 이에게는 행복이라면 감당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춘들에게 따뜻한 연탄이거나 국밥 한 그릇이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니 더욱 열심히 정진하여야겠지요.

 

-문인의 역할

제가 항상 화두로 삼는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맑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 낮은 마음으로 이웃을 대하는가? 어느 곳에도 연연하지 않는 넉넉함을 가지고 사는가?입니다.

모든 역사의 운명은 펜에서 나오지 않았습니까? 시선을 항상 세상에 두고 글을 통해 세상의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 불의에 당당히 맞서는 것, 힘든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함께 웃고 울어주는 것이 문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깨어 있어야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교만하면 안 됩니다. 허영심과 명예욕에 사로잡혀 본분을 잃어버리고 자신을 망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글로 사람을 괴롭히지 말아야 하며 글로 사람을 상처 주며 자신의 배를 불리는 일을 삼가야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겸손이며, 맑은 정직함이며, 자신에게는 끝없는 성찰이어야 합니다.

 

-장성에도 예술마을이

장성의 예총 ,문화원, 미술협회 문인협회 회원으로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장성에는 좋은 작가들이 많이 유입되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삶과 철학, 작품을 조명 해 줄 수 있는 산문집을 만들어 장성의 좋은 예술작가들을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이런 문화예술인들을 하나로 묶으면 장성의 예술도 발전하고 장성예술의 위대성과 관광객들도 더욱 유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담양, 순천, 강진, 구례, 하동 같은 경우는 군과의 협업이 아주 잘 이루어져 예술촌이 잘 발달되어있습니다. 관광이 발전되는 유명한 곳은 항상 예술인들과의 협업으로 성공을 이룬 곳이 많습니다. 그러한 예술마을이 공간이 이곳 장성에도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자신과 인연이 된 사람들에 대해 아름다운 동행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조금은 천천히 살아도 되지 않겠냐고도 말했다. 각박하고 바쁜 일상 속에서 쉼을 찾아 풀빛산방 찾는 이들에게 조그마한 안식처가 되기를 바란다는 시인의 바람은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이루어진듯하다.

 

프로필

-시인

-장성미술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장성지부회원

-()사색의 향기 대의원
-한국현대시문학 추천작가

-시문학 등단

-국립공원 시공모 선정 모음집 수록

-시 인문학 아카데미 강의

시집

-아프지 말라 그곳에서 외 5

산문

-숲에서 길을 찾다 외 2

전시

-보성다비치콘도 초대 개인 시화전(2016)

-광주 소풍갤러리 초대 개인 시화전(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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