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의 단상
스승의날의 단상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05.21 11:30
  • 호수 7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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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의 성은 단목(端木)이오, 이름은 사()이다. 가난했던 공자와 달리 그는 매우 부자였고, 노나라와 위나라에서 재상(宰相)을 지냈으며 언변이 뛰어나 외교에 능숙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공자가 세상을 떠나자 무덤 옆에 움막을 짓고, 3년 상을 치렀는데 스승이 그리워 다시 3년 상을 더 했다고 전한다. 곡부에 있는 공자의 무덤 옆에는 지금도 자공이 짓고 6년 동안 복상을 했던 움막이 남아있다.

그는 스승의 무덤 옆에 머물면서 주변에 나무를 심고, 정원을 만들고 터를 넓힌 사람으로 현재 200ha(60만평)에 달하는 공림(孔林)을 조성한 사람으로 전한다.

그는 말솜씨가 매우 뛰어났으며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말도 잘했지만 남을 비방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공자가 자공이 남의 단점을 비방한다는 애기를 듣고, “()는 현명한 가 보구나. 나는 그럴 겨를이 없는데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한다.

어느 날 공자가 자공에게 "안회와 너 중에 누가 더 나으냐?"라고 묻자 자공은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알지만 저는 둘밖에 알지 못합니다"라는 대답을 하였다고 한다. 문일지십(聞一知十)이라는 고사성어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논어에서 자공은 공자에게 칭찬을 받기보다 꾸지람을 듣거나 좋은 평을 듣지 못하는 제자로 나타난다. 하지만 논어를 편찬할 때 자공이 주축이 되었음을 감안하면 자공의 겸손함이 묻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스승에 대한 예와 공경을 말할 때 자공이 빼놓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승이란 승려를 높여 부른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훈몽자회에서는 승려를 '스승()'이라고 기록하였고, 승려를 높여 부를 때 사승(師僧) 혹은 사()님이라고 했는데 사()님이 스님이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율곡이이는 “'스승을 쳐다볼 때 목 위에서 봐서 안 되고, 선생 앞에서는 개를 꾸짖어서도 안 되고, 웃는 일이 있더라도 이빨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불교 특히 선종에서는 스승과 제자가 법통을 이어가는 사자전승(師資傳承)의 전통이 있었다. 이것은 마치 왕이 세자를 책봉하거나 다음 왕권을 누구에게 전한다고 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불교에서 스승과 제자의 사이는 세속에서 부자의 인연에 비추어 결코 적다고 할 수가 없다.

조선시대 당파싸움에서도 어느 스승의 문하에 있었느냐가 파당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었을 때는 퇴계 이황의 제자들은 동인이 되고, 율곡 이이의 제자들은 서인이 되었다. 남인과 북인으로 갈라졌을 때는 남인은 퇴계, 북인은 남명 조식의 제자들이 중심이 되었다.

스승은 학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벼슬길에서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존재였던 것이다.

공교육제도가 확립되면서 교사는 전문적 지식을 전달하는 전문인이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학교는 인성을 기르고, 인격을 수련하는 곳이 아니라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엄밀하게 따지면 교사는 스승이 아니고, 스승이 될 수도 없다. 중등교직원노조에서도 스승의날을 폐지하고 교사의날로 바꾸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전문적인 직업인으로 대우해 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어린이에서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될 때까지 교육을 통해 바른 가치관을 갖게 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사실은 바뀔 수가 없다.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모이고 다음은 선생님이라는 통계에서 보듯 교사의 역할은 결코 지식 전달자로 멈추어서는 안 된다. 스승의날에 휴업을 할 정도로 교사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사회는 결코 훌륭한 인재를 양성할 수 없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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