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대산(佛臺山)인가? 불태산(佛台山)인가?
불대산(佛臺山)인가? 불태산(佛台山)인가?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04.09 18:03
  • 호수 76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도 근거도 없이 바뀌어버린 이름
2003년 발간한 진원면 향우회지 '불대산'

지난 323일 불태산진원역사문화비가 건립되었다. 추진위원장은 허정 전 재광장성군향우회장, 명예추진위원장은 이개호 농림식품부장관이었다. 감수는 김창현 향토사학자 박승현 재광장성향우회장, 이개표문화재전문위원이 맡았다.

그런데 불태산진원역사문화비를 세우기 전에 불대산으로 사용하는 것이 옳은지 불태산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검증과 토론이 안 되어 안타깝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역사문화비를 세울 때는 최소한 잘못된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지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신동국여지승람](1486년 완성)에는 불대산(佛臺山)은 진원현에서 북쪽으로 5리 떨어져 있는 진산이다라고 수록되어 있다.

[해동지지](1750년대 제작 추정)에는 장성에 불대산과 함께 병풍산과 한치(한재)”가 표기되어 있으며 [대동지지](1866년 완성)에는 불대산(佛臺山)은 동남 25리로 광주와의 경계에 있고, 암자가 5개이다.”라고 수록되어 있다.

1872년 지방지도에도 불대산(佛臺山)으로 기재되었다.

1927년에 발간된 [장성읍지]에는 청연사(淸淵寺)의 또 다른 이름은 청녕사(淸寧寺)로 장성면 불대산에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淸淵寺 一名淸寧寺 在長城面佛臺山 今無라고 하여 당시까지만 해도 불대산으로 불렀던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재경 진원면 향우회에서 발간한 회지(발행인 이정수)의 제호는 불대산(佛臺山)이었는데 불대산을 제호로 쓴 것은 원래 이름을 찾자는 취지였다고 한다.

본지가 20031017일자로 발행한 진원면 고산리 마을 소개에서도 불대산 자락 유서깊은 읍터로 표기하여 불태산이 아닌 불대산으로 사용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장성군청 홈페이지 장성의 지도에 대한 설명에도 동남쪽 진원현과 남서쪽 삼계현의 터전도 불대산과 태청산 자락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고을 터이다.”라고 표기되어 있다.

이 밖에도 고봉 기대승의 문집에 작년 불대산에 있을 때 절구 한편을 완성한 적이 있었으나 진즉 잊었는데 느닷없이 기억이 나기에 빙그레 웃으며 적는다(去歲在佛臺山 嘗得一絶 既已忘之 率然記憶 一笑以識)”라는 불대산에 대한 시를 썼다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담양 면앙정의 기문에도 장성과 관련한 백암산(白巖山)불대산(佛臺山)수연산(修緣山)”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담양 평장동에 있는 광산김씨 유허비는 1739년에 세웠는데 여기에도 광주고을 서북 30리에 불대산을 짊어지고 서석산(무등산)을 마주보고 이른바 평장동이 있으니 곧 예전의 서일동이요 우리시조 신라왕자 김공의 유허이다.”라고 표기되어있다.

불대(佛臺)는 부처가 앉아있는 자리라는 뜻으로 불대산에는 인월사, 상청사, 하청사 등 많은 절이 있었다고 전한다. 특히 하청사는 정토사(현재 백양사), 축령산 축서사 등과 함께 조선시대 장성의 3대 사찰 가운데 하나였다.

()가 태()로 바뀐 것은 대만과 일본이 대()의 약자로 태()와 함께 쓴 것을 잘못 읽어 발생한 것으로 짐작된다. 대만(臺灣)은 약자로 태만(台灣)으로 쓰면서 모두 타이완으로 부른다.

또한 경상대 하영삼교수는 태풍(颱風)은 남중국해에서 부는 큰 바람을 뜻하는 영어 타이푼(typhoon)’의 음역어로 알려져 있다. ‘typhoon’은 서양문헌에는 16세기에 처음 나타나지만 중국인들은 그 이전부터 이를 大風(대풍·큰 바람)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후 ‘typhoon’이 중국으로 역수입되면서 대풍(臺風)으로 번역되었는데 이는 대만(臺灣)의 큰 바람이라는 뜻이었다. 그 뒤 대()가 약자인 태()로 바뀌어 태풍(台風)이 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아직도 태풍(台風)이라 쓴다.”고 하였다.

따라서 불대산이 불태산으로 바뀐 것은 일제시대 이후이며 약자로 쓴 대자를 태자로 잘못 읽은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부처가 앉는 자리라는 불대산이라는 제 이름을 찾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형수 2019-04-10 08:54:16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원래대로 되도록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