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을 다해서 대충 살고 싶다
노력을 다해서 대충 살고 싶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9.04.02 10:53
  • 호수 7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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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가를 따지는 것이 버릇이 되다시피 하였다. 정의인가? 불의인가? 독재인가? 민주주의인가?를 가장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다. 5.18 광주항쟁을 겪은 대학생들은 4.19혁명이 있는 4월부터 5월까지는 강의실보다 아스팔트 위에서 전경들과 경찰특공대(백골단)에 맞서 보도블럭을 깨서 던지고 최루탄 가스를 마시는 날이 허다했다.

전경이 시위학생들을 학교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방어역할을 한다면 하얀 헬맷을 쓴 백골단은 시위하는 학생들을 체포하고 때로는 곤봉으로 두들겨 패서 겁을 주는 역할을 했다.

체포한 학생들을 닭장차라고 불리던 경찰차에 싣고 경찰서로 갈 때도 백골단은 핼맷을 벗어 학생들의 등을 내리 찍곤 하였는데 그 충격이 마치 내장이 터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붙들려 두들겨 맞고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고 나면 48시간 동안 유치장에 가두었다가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훈방을 하는데 다음에 시위할 때는 백골단이 사람이 아니라 악마로 보이기도 한다.

그 때 교양과목을 담당했던 한 교수가 강의 때마다 하는 말이 그러려니생각하라는 것이었다. ‘세상사 그러려니’ ‘인생사 그러려니’ ‘사는게 그러려니등 그 교수의 마무리는 늘 그러려니였고, 정의감에 불타던 20대 초반의 청년학생에게 그 교수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어용교수로만 보였다.

불의를 보고도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대충 살자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2030세대들이 치열한 삶에 지치고, 성공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고자하는 몸부림이 한마디로 표현된 것이 대충 살자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2030새대를 무민세대라고도 하는데 이는 젊은이들이 항상 의미 있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무의미한 것들에서 즐거움을 찾는 현상을 나타낸다고 한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자신이 무민세대라고 생각하는 20대와 30대는 각각 47.9%, 44.8%였는데 이들은 취업, 직장생활 등 치열한 삶에 지쳐서’ ‘미래보다 현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38.1%), ‘노력해도 목표를 이룰 수 없을 것 같아서라는 이유로 스스로 무민 세대라고 했다고 한다.

요즘 젋은이들에게 또 하나의 트랜드는 대충 살자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중앙대 이병훈교수는 부모 세대는 가난해도 열심히 일하면 집을 얻고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현재 청년 세대는 아무리 노력해도 삶의 기반을 쌓기 어려운 시절을 살고 있다. 대충 살자는 젊은 세대가 겪는 가혹한 현실에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긴장을 푸는 숨통이다고 하였다.

그래서 삶에 지친 요즘 젊은이들은 쉼과 힐링을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 1인 가구로 사는 젊은이들은 자신의 집을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인 케렌시아로 꾸미고 있다. 퇴근 후에나 휴일에는 자신의 집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명상이나 음악 감상 또는 자신만의 취미생활로 휴식을 준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장거리 여행보다 12일 동안의 짧고 가까운 단거리 여행을 선호한다고 한다. 5일 근무에 따른 변화이기도 하겠지만 주말에는 확실하고 분명하게 쉬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문화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축제를 열면서 요즘 젊은이들의 소비성향과 트렌드를 얼마나 이해하고 그에 맞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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