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농사 덕분에 행복한 청년들’ 농덕입니다”
“우리는 ‘농사 덕분에 행복한 청년들’ 농덕입니다”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8.12.10 13:03
  • 호수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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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덕분에 행복한 10명의 청년들이 자율모임체 ‘농덕’을 결성하고 자기개발과 크로스코칭을 통해 따로, 또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를 이웃들과 농사를 꿈꾸는 또 다른 청년들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배워서 남주자’는 ‘배움이 최고다’에 이은 ‘농덕’의 또 다른 신념이다./편집자 주

블루베리와 함께 꿈을 키우는 고효신 씨(39)

4명의 딸을 둔, 그야말로 딸부자인 고효신 씨는 아이들을 자연에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6년 전 장성에 둥지를 틀었다.

남편, 가족과 텃밭을 가꾸며 지내다 막내가 초등학교를 들어갈 무렵인 2016년,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효신 씨는 “남편 지인을 통해 굼벵이 등 곤충산업에 대해 알게 되었고 무작정 뛰어들어 1년 가까이 하다 보니 사업계획, 판로 등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소농이 하기에는 허가, 가공 등 어려움이 많아 결국 포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 일이라고 생각하니 굼벵이도 귀엽게 느껴졌고, 수업료가 다소 비싸긴 하지만 농업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강소농 교육, 미래농업대학 등 농업과 작물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다.

교육을 받으며 작목 선택을 고민하던 중 블루베리 연구회 나광철 회장을 알게 됐고 아로니아, 블랙커런트 등의 베리류 중에서 생과로 바로 먹을 수 있고, 껍질이 없어 음식물쓰레기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말 그대로 요즘 트렌드에 맞는 블루베리가 적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무게가 있는 사과나 배 보다 여성 농업인에게 적당한 작물이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잘 먹고 여러모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고효신 씨는 “귀농을 고민하고 있거나 새로운 작물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단순히 ‘경쟁’ 측면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특히나 농업 초년생이라면 지역에서 활성화되지 않은 작물은 정보를 얻거나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어 실패할 확률이 오히려 높다”고 강조했다.

고 씨는 북이면 농지 360여 평을 임대해 올 9월 2년생 블루베리 나무 400주를 심었다. 나광철 회장은 산성토양에서 잘 자라고 물을 좋아하지만 물빠짐이 잘 되어야 하는 블루베리의 생장 조건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적절한 농지 구입, 작목 선정, 인생살이까지 실패 요인을 줄여 보다 빨리 안정될 수 있는 값진 정보들을 아낌없이 나눠줬다. 올 4월부터 4개월 동안 나 회장의 농장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열심히 배웠다.

고 씨는 “아이들 키우면서 낮에는 일하고 야간교육이 있더라도 빠지지 않고 출석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어르신들께서 열심히 공부하시는 모습에 자극받아 힘을 내게 되고, 당장은 아니지만 배운 것들을 응용해 작물을 심고 가꿔 결과물이 나올 것을 생각하면 하루 하루가 즐겁다”고 웃었다. 고 씨의 블루베리는 2년쯤 후에 수확이 가능하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고 씨는 “교육과정 중 ‘10년 후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10년 후면 큰아이가 25살, 막내가 20살이니 아이들이 괜찮다면 작물재배, 카페, 체험농장, 베이킹, 가공·수출 등 블루베리로 가능한 각 분야를 아우르는 가족경영체를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둘째는 벌써 베이킹 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고 씨는 ‘열심히 사는 엄마가 멋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는 아이들과,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는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정답’없는 농업, ‘전문가’ 돼야, 김선주 씨(35)

“새싹인삼은 잎, 줄기, 뿌리에 있는 다량의 사포닌과 우리 몸에 유효한 비사포닌의 영양까지 한입에 섭취할 수 있는 매력 있는 농산물이에요”

광주 빛고을농장에서 새싹쌈 농장을, 장성 동화면에서 사과농장을 운영하는 김선주 씨가 새싹인삼의 매력에 빠진 이유를 설명했다. 또 “2016년쯤 막연하게 ‘10년 뒤에는 아버님이 계시는 장성에서 농사지으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지인이 운영하는 새싹인삼 농가를 방문했다 햇살이 비친 새싹인삼의 초록색 잎이 너무 예뻐 한 눈에 반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새싹인삼과의 인연이 시작됐고, 지금은 새싹인삼 재배뿐만 아니라 새싹쌈 우리밀 생면을 개발해 판매를 시작했다.

얼마 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강소농 대전’에 ‘맘스호미-한입애(愛)삼’ 브랜드로 참가해 수출 바이어들로부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는 인삼과인 새싹인삼을 약용으로만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의 식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국수, 잼 등 가공식품을 고안해 낸 김선주 씨의 아이디어가 한 몫을 했다.

생소했던 새싹인삼이 알려지면서 재배 농가가 늘어나 가격경쟁을 할 수밖에 없게 됐지만 이때도 김 씨는 고급 한지함 등의 포장재를 개발해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내놓는 식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직거래장터를 다니면서 새싹인삼에 사과를 넣어 착즙을 했더니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먹을 만큼 반응이 좋았다.

김 씨는 “장성 새싹인삼 조합 임선호 대표를 만나 넓지 않은 공간에서도 새싹인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알게 됐고, 지금 광주에 있는 농장을 장성으로 옮겨오기 위해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지원과 교육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장성에서, 농덕처럼 정보를 공유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농사지으며 살고 싶어서다.

김 씨는 “2년 정도 준비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아 늘 공부하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고, 농사에 ‘정답‘은 없지만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루 종일 농사짓고, 아이들 돌아오는 시간부터는 육아에 전념하고, 아이들이 자고 나면 홈페이지 작업 등 다시 일을 해야 해서 사실상 퇴근이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작물 재배, 가공, 체험·판매장까지 목표가 있어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는 아이들과, 새벽마다 하우스 차광막을 열고 닫아주는 부지런한 남편도 김 씨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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