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과 뉴스타파
PD수첩과 뉴스타파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8.11.26 11:05
  • 호수 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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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MBC의 <PD수첩>과 KBS의 <추적60분>은 권력의 부패와 재벌의 비리 그리고 조직범죄 등을 다루어 공공의 이익을 위한 보도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관심과 박수를 받았다.

탐사보도라고 하는 이런 프로그램은 제작기간이 길고, 심층적인 취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역량과 의지가 있는 저널리스트와 방송사의 지원 그리고 제작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만 한다.

영국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크리스토퍼 허드슨은 “저널리스트가 오랜 시간을 들여 바닥까지 파헤쳐 문제점을 드러내고 변화가 올 때까지 보도해야 한다”며 “누군가 숨기려고 하는 그 무엇을 끊임없이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 무엇이란 대부분 권력의 부정과 부패이고, 재벌의 비리와 탈세 등이다.

그런데 2010년대에 들어 PD수첩과 추적60분은 국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시청률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대신 언론노조가 만든 <뉴스타파>는 공중파 방송이 아닌 인터넷 방송이라는 한계를 딛고 PD수첩의 시청률을 훨씬 뛰어넘었다. PD수첩과 추적60분은 왜 갑자기 쇠락하고 말았을까?

이명박 정권은 KBS 정연주 사장을 몰아내고, 이병순과 고대영을 사장으로 앉혀놓고 그들로 하여금 정권에 비판적인 시사 프로그램의 축소와 함께 보도 내용까지 간섭하게 하였다.

추적60분은 PD들이 제작하였는데 김인규 사장은 이 프로그램을 시사제작국에서 보도본부로 옮겨 아이템과 원고까지 검열하였다. MBC는 2011년 PD수첩을 제작해오던 최승호 PD등을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다른 프로그램으로 방출하였다. 다음해에는 PD수첩의 구성작가들을 아무 사유도 밝히지 않고 모두 해임하였다.

이 때부터 KBS와 MBC는 국민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에 대해서도 보도하지 않았고, 때론 사실을 왜곡하고 축소하는 등 공영방송의 역할을 포기하였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당시의 한국 언론에 대해 ‘자유국’과 ‘부분적 자유국’ 그리고 ‘비자유국’ 가운데 부분적 자유국으로 분류하며 “억압적인 정부가 전통적인 미디어와 인터넷 기반의 미디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언론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된 나라”라고 평가했다. 비자유국은 북한과 중국 등 일부 사회주의 국가이고 우리나라는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거의 꼴찌에 가깝게 되었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언론과 방송의 자율성은 전두환, 노태우 정부 시절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민주주의와 독재의 다른 점은 언론의 자유와 함께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한마디로 언론의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는 없다는 말이다.

뉴스타파는 MBC의 최승호PD와 KBS의 김용진기자가 합류하며 불과 10여 명의 적은 인원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였다. 뉴스타파는 역량있는 기자들과 후원자들의 지원이 만들어낸 탐사보도의 새로운 모델이 되었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이후로 수많은 지역신문이 창간과 폐간을 반복하였지만 아직도 제대로 뿌리를 내린 신문은 많지 않다. 인터넷 신문이 아니라도 페이스북과 트위터 그리고 유투브 등을 통해 개인이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노령화가 심화되면서 지역에서도 종이신문의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하지만 지역신문이 필요한 이유는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하고 담론할 탐사, 기획보도를 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아무나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리 한 개를 건설하는 일보다 지역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 한사람을 육성하는 일이 더 소중하고 시급하다. 그 소중한 자원이 지역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활동가들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해야 할 일이 적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일은 지역의 인재를 육성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일이다.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에게 무의미한 장학금으로 선심을 쓸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살면서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MBC나 KBS는 돈과 사람이 없어서 뉴스타파에 무너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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