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건강한 식재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자수첩>“건강한 식재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8.11.12 14:37
  • 호수 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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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농업인의 날, 빼빼로보다 우리 농산물 홍보를..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농민의 수고를 격려하고 일손을 지원하기 위한 날로, 해방 후 ‘권농일’로 시작하여 1973년 ‘권농의 날’로 변경되었다가 1997년 ‘농업인의 날’에 이르렀다.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함께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土자가 겹쳐진 ‘土月土日’ 즉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하였다고 하니, 푸성귀 하나 생산하지 못하고 사먹기만 하는 입장에서 숙연해지기까지 하다. 이때가 영농을 마치고 풍년제를 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런데 모두가 알다시피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 이기도 하다.

1996년 11월 13일 연합뉴스가 “몸매를 중시하는 청소년, 신세대들이 매년 11월 11일을 ‘빼빼로데이’로 정해 날씬해지기를 기원하는 선물을 주고받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993년 무렵 영남지방의 한 여자 중학교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전국적으로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였고, 관련 업체인 ㄹ제과가 이를 상술로 활용하고 거대한 마케팅을 벌인 결과 전국으로 퍼졌다고 알려졌다.

전형적인 ‘데이 마케팅’의 성공 사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각종 기념일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빼빼로데이는 발렌타인데이(2월 14일, 남성이 여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며 호감을 전하는 날)나 화이트데이(3월 14일, 발렌타인데이 때 남성으로부터 초콜릿을 받은 여성이 답례로 사탕을 선물하거나, 여성이 남성에게 사탕을 선물하며 호감을 전하는 날)와 함께 편의점 매출이 급증하는 시기로 정착했는데, 2014년 연합신문 보도에 따르면 빼빼로데이의 마케팅 효과는 발렌타인데이의 9배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의미와 대상이 정해져 있는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와 달리, 빼빼로데이가 연령과 대상, 의미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편하게 선물할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확산되자 농식품부는 농업인을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정한 농업인의 날과 빼빼로데이의 날짜가 동일해 농업인의 날의 의미가 퇴색될 것을 우려해 11월 11일을 ‘가래떡의 날’ 혹은 ‘가래떡 데이’로 지정하고 2006년부터 별도의 ‘우리 쌀’ 홍보 및 판촉에 관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빼빼로데이를 수일 앞두고 대대적인 빼빼로 판촉 행사를 열어, 농협의 설립 이유와 나아갈 방향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장성의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만이라도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을 전후해 빼빼로 대신 가래떡이나 우리 농산물 판촉 행사를 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다.

이색 행사로 소개되고, 다른 지역들에 귀감이 되고, 판매량이 많든 적든 농업인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빼빼로는 농협 하나로마트가 아니어도 다른 데서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은 앞으로 하나같이 유권자인 농업인 조합원들의 권익과 소득 향상을 위해 각종 사업 계획을 내놓을 것이다.

거창한 사업이 아니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농협에서 운영하는 마트를 방문했을 때 농업인의 날임을 깨닫고 농업인들의 노고를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 아닐까.

“건강한 식재료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먹겠습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아이들이 급식을 먹기 전에 외치는 구절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 배우고 익힌 소중한 가치들을 어른이 되면서 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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