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민 자본주의의 민낯
천민 자본주의의 민낯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8.11.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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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라는 사람이 직원을 폭행하고, 직원들을 시켜 일본도로 닭 목을 치게 하는 등의 엽기 행각을 벌였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보도되었다. 그는 부인과 동창인 대학교수를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부인과의 불륜을 실토하라며 동생과 지인들을 시켜 가래침을 먹게 하고, 집단폭행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양진호 회장을 취재한 ‘셜록’의 박상규 기자는 “부인을 잔혹하게 폭행하여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교수의 폭행사건은 수원지검이 올해 2월 무혐의로 판단 기소하지 않았고, 고등검찰이 지난 4월 재수사를 지시하였지만 검찰은 아직도 기소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 양진호 회장은 오히려 폭행을 당한 대학교수를 상대로 아내와의 불륜으로 자신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한다.

양진호 회장은 우리나라 웹하드 업체 1위와 2위격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제 운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는 국내 영화는 물론 외국영화를 컴퓨터 또는 휴대전화로 다운받을 수 있는 있는 시스템을 운영하여 수수료를 받는 회사다.

그런데 영화보다 불법 촬영한 국내·외 음란물을 판매하여 올리는 수익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양진호 회장의 재산은 1천억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5억 원이 넘는 람보르기니와 6억 원이 넘는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양진호 회장은 지금까지 수차례의 조사에서 법망을 빠져 나왔고, 그 이유는 그를 비호하는 법조계, 정계 인사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불법적인 수단으로 부를 축적하고, 이러한 부를 이용하여 정치인과 법조인들의 비호를 받으며 법망을 피해가는 것은 후진국의 대표적인 사례이고 천민자본주의의 민낯이다.

유럽에서 가장 손꼽히는 투자자이며 증권가의 대부로 불렀던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그의 마지막 유작에서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고 했다. 증권시장의 우상으로 군림한 코스톨라니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철학과 미술사를 전공하였고, ‘박학다식한 저술가, 유머 넘치는 칼럼니스트’로 널리 알려졌다.

돈은 벌어야하고, 궁핍하지 않을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쇼펜하우어는 “돈은 바닷물과 같아서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더 목마르게 된다”고 하였다. 코스톨라니는 “백만장자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부자를 의미한다”고 했다.

이 말은 돈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돈을 많이 가진 수전노는 결코 돈에서 자유롭지 않다. 뭐든지 아껴야 한다는 강박감에 눌려있는 사람은 결코 돈에서 자유롭지 않다.

낭비벽이 있는 사람은 돈을 함부로 쓰기 때문에 돈을 마련해야 하는 압박감에 눌려 고용주나 수입의 원천이 되는 무엇인가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무소유 정신이란 아무 것도 갖지 않은 것이 아니라 돈을 탐닉하지 않으며 내가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나누어주는 마음이다. 얼마 전 인간극장에서 소개된 93세의 한 의사는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작은 휴지 한 장도 절약하여 수익의 나머지는 이웃에 나누어주고 있었다.

홍콩의 액션 배우 주윤발이 전 재산인 56억 홍콩달러(약 8100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산의 99%를 자선단체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돈은 행복의 원천이 아니다. 내 꿈은 행복하고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자선단체의 행사에 무료로 참여하고 있다. 진정한 백만장자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1950년 6.25전쟁 때 수많은 지주와 그 가족들이 소작농이나 머슴들에게 죽임을 당했지만 인정을 베풀고 머슴이나 소작들을 따뜻하게 대해 주었던 지주들은 아무 탈도 없었다.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축적하고, 사치를 하면서 자신의 직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것은 조선시대 악덕 지주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런 사람이 이 사회에서 처벌받지 않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후진국이라는 증거다. 양진호 회장의 모습에서 천민자본주의인 우리사회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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