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무사평안을 비는 국기제
민족의 무사평안을 비는 국기제
  • 기현선 기자
  • 승인 2018.10.29 11:52
  • 호수 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양사 단풍축제 맞아 백암산에서 봉행

지난 27일, 백양사 단풍축제를 앞두고 백양사와 장성문화원이 주관하여 백암산 국기제를 올렸다. 이번 국기제는 김영권부군수가 초헌관을 차상현의장이 아헌관을 강성주 전군의원이 종헌관을 맡았으며 백양사 스님들의 집전으로 불교식 의례가 먼저 진행되었다.

국기제는 국가에 전란, 질병, 흉년이 있을 때 왕이 왕사를 보내 불, 유의 종파를 초월하여 호남 영산 백암산에서 국가의 안정과 백성의 평안을 기원하던 제사에서 기원한 것으로, 중국의 요순시대에 하늘 신에게 제례의식을 행하던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국기제로 변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기제의 기원 및 의의>
백암산에서 국기제가 시작된 것은 고려 충정왕(1338년)시대 라는 설이 있으며, 정토사 사적에 선조 36년과 그 이듬해인 선조 37년에 제를 올린 기록이 있다.

증보문헌비고에도 숙종 25년(1699)에 전염병이 만연하여 임금이 친히 제문을 지어 8도에 중신(홍문관 교리)을 파견하여 제를 지냈는데 그 장소는 함경도 함흥, 황해도 해주, 평안도 안주, 강원도 원주, 경기도 수원, 충청도 공주, 전라도 장성, 경상도 대구로 적혀 있어 전라도에서는 백암산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기제는 왕이 백성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나라의 무사평안 함을 위하는 제사의 의미도 있으나, 이 제사는 왕, 또는 왕의 신하들과 관료, 지역의 귀족과 천민 등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제사를 드림으로 모두가 화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도가 담겨있었다.

또한 신라, 고려시대 때는 호국신앙으로 불교가 뿌리 내렸고, 조선시대에도 내면적 사상은 불교중심이었기 때문에 불교계의 맥을 이어오던 백양사에서 국기제가 봉행함으로 백양사가 불교계에서 가지는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으며 더불어 불교가 민중을 하나로 모으는데 중요한 구실을 하는 핵심 종교였다는 의미도 찾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하늘의 신과 땅의 신을 숭배했던 농촌사회에서 국기제를 통해 이러한 신들에게 제사를 드리던 신앙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단순히 농사를 위한 하늘과 땅의 신뿐만 아니라 자손을 위한 삼신할머니, 액운을 막는다는 장승, 마을입구를 지킨다는 당산나무 등에 세분화 된 형태로 투영되어 국기제 이외에도 당산제, 기우제, 여제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이를 통한 민간신앙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국기제의 특징>
국기제의 특징으로는 나라의 힘든 일을 해결하기 위해 민과 관이 하나의 마음으로 제사를 진행했다는 것과 유림, 사대부, 승려, 토속신앙의 무속인 등 모든 종파를 초월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제사를 집도하는 사람은 제복 대신 관복을 입고 제수물을 삶거나 굽지 않은 형태로 쓰고 축문을 불사르지 않고 땅에 묻는다는 점, 영험한 산으로 불리는 백암산에서 관은 민을 위하고 민은 하늘을 우러러 산을 섬기고 흙을 중요시하는 미래 지향적인 실천적 가치관이 내재했다는 점 등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선조들이 신분과 종파를 뛰어넘으며 지역민들을 하나로 화합시켜 더 잘 사는 내일을바라는 제사로 드렸던 백암산의 국기제. 앞으로도 그 문화적 가치를 이어 갈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