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지역신문기자
존경받는 지역신문기자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8.05.15 09:51
  • 호수 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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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캔자스주의 엠포리아는 인구 2만 5천여 명의 작은 도시다. 이 곳에서 1895년 나이 서른 한 살에 주간신문인 가제트를 매입하여 1944년 사망할 때까지 48년 동안 지역신문을 발행한 사람이 있으니 그가 윌리엄 알렌 화이트(1868-1944)다.

그는 1896년부터 1939년까지 43년 동안 ‘켄자스에 무슨 일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시론을 연재하였으며 1999년 10월30일자 <에디터 & 퍼블리셔>가 20세기를 마감하면서 지난 한 세기 동안 미국을 빛낸 신문인 25명을 선정했는데 지역 언론인으로 유일하게 그가 선정되었다.

화이트는 스물일곱 살이던 1896년 대통령선거와 관련해 민주당 후보를 신랄하게 비난한 논설을 썼는데 자신의 고향인 캔사스주가 인근 다른 주처럼 발전하지 못한 원인이 민주당의 잘못된 경제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화이트의 논설을 인쇄해 전국적으로 배포히고, 그의 논설은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공격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공화당 후보인 윌리암 매킨리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선거 후 화이트는 연방정부의 고위직 제의를 받았지만 1944년 사망할 때까지 장성군보다 인구가 적은 엠포리아에 남아 지역신문을 만들었다. 그는 비록 작은 지역신문 발행인이었지만 역대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조언을 구했던 언론인이었다.

아이오와주 아메스에서 발행되는 <데일리 트리뷴>의 발행인 마이클 가트너는 신랄한 논설 때문에 지역사회 유지들로부터 환영을 받지 못했다. 가트너는 지역사회의 문제를 성역없이 지적했고, 그 결과 지역사회 지도자들인 대학총장, 기업인 등으로부터 지역사회의 부정적인 점만을 부각시켜 지역사회의 발전과 안정을 저해하는 인물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1997년 기자로서 가장 영예로운 상이라고 하는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수상심사에 오른 그의 논설은 지역 내의 공원문제, 시청주차장 문제 등 지역문제를 다룬 것들이었다.
1997년 발표에 의하면 미국 지역신문 기자는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백인으로 평균 나이는 26세였다. 이들이 일하는 신문의 평균 발행부수는 7천4백99부이고 취재기자는 3명이다. 지역신문 기자들의 직업상 불만은 낮은 급료가 56.2%, 과도한 스트레스가 44.4%, 긴 근무시간이 36.5%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83%가 신문기자라는 직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미국의 신문들은 철저히 취재보도 경력에 따라 기자를 채용하기 때문에 큰 신문에서 일하고 싶은 꿈을 가진 젊은 기자들이 경험을 쌓기 위해 지역신문에 우선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역신문 기자들은 이직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더욱이 언론학과 졸업생중 신문 기자직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광고나 홍보 그리고 방송분야로 진출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지역신문의 인력난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신문 기자에 대한 선입견은 이권에 개입하거나 언론인으로 자질이 부족한 사람 등으로 매우 부정적이다. 대부분의 지역신문기자들은 연수 등 수습과정도 없이 현장에 투입되거나 게이트 키핑도 없이 기사가 보도되어 기사의 완성도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사건이나 사실을 침소봉대하는 것은 예사이고, 사실을 비틀어 왜곡하거나 고의적으로 특정인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 기사를 쓰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1841년 뉴욕트리뷴을 창간한 호레이스 그릴리는 “사건을 일차적으로 해석하고 정책을 제시하며 오래된 잘못을 수정하고, 진보의 길을 따라 더 많은 탐색의 빛을 앞으로 내던지지 못하면 결코 언론의 참맛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윌리엄 알렌 화이트나 마이클 가트너와 같은 존경받는 지역신문 기자나 발행인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보잘 것 없는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아니라 존경받는 지역 언론인으로 남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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