孝-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孝-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 권진영 기자
  • 승인 2018.05.08 14:49
  • 호수 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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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맞아 다시 생각해보는 孝

옛 성현과 조상들은 사람의 도리 중 효(孝)를 모든 행동의 근원(百行之原)이라 하여 인간다운 삶의 근원으로 여겼다. 효를 다룬 문헌과 고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도 무덤 근처에 초막을 짓고 3년간 시묘살이를 하며 곁을 지켰다.

그러나 근대화 과정을 거쳐 산업화를 이루는 동안 핵가족·근로여성 증가, 출산율 저하,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 등 가족구조와 가족구성원간의 관계 또한 변화를 거듭해 왔으며, 근래에는 효자, 효녀를 찾아 상을 주는 일이 연례행사가 되었다. 이에 어버이날을 즈음해 ‘효’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오늘날 효의 실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공자가 말한 효(孝)>

공자와 그의 제자 증자가 효도에 관해 문답 형식으로 말한 내용을 훗날 제자들이 엮은 ‘효경’이라는 책에 이런 글귀가 나온다.

身體髮膚는 受之父母니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니

不敢毁傷이 孝之始也요 불감훼상이 효지시야요

立身行道하고 楊名於後世하여 입신행도하고 양명어후세하여

以顯父母가 孝之終也니라 이현부모가 효지종야니라

(몸과 머리털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훼손하여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의 시작이고

벼슬에 나가 바른 도리를 행하여 다음 세대에 이름을 날려서

부모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효의 마침이다)

<‘봉양’보다 ‘공경’을>

논어에는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子游問孝, 子曰. 今之孝者 是謂能養 至於犬馬 皆能有養 不敬 何以別乎?

자유문효, 자왈. 금지효자 시위능양 지어견마 개능유양 불경 하이별호?

(자유가 효에 대해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오늘날 효란 잘 봉양하는 것을 말하는데 개나 말도 잘 먹여 기른다. 공경하지 않는다면 부모와 가축은 무엇이 다를 것인가?”)

공자의 제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유자(有子)는 ‘사람됨이 부모에 효성스럽고 형에게 공손한 사람치고 분란 일으키기를 능사로 여기는 이는 거의 없고, 윗사람 범하기를 능사로 여기지 않는 사람치고 분란 일으키기 좋아하는 자는 아직 없었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니 근본이 서야 도가 생긴다. 부모에 효도하고 윗사람을 공경하는 것은 인(仁)의 근본이다’고 하였다.

<‘불효’ 개념, 과거와 오늘날 달라>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떤가.

공자는 ‘아무리 부모를 공경하고 잘 모시더라도 건강,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 대를 이음, 사회적 역할을 다함으로써 봉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실천하지 못했다면 효도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른바 3포(연애·결혼·출산)·5포(연애, 결혼, 출산, 내 집, 인간관계)·7포(연애, 결혼, 출산, 내 집, 인간관계, 희망, 꿈)에서 급기야 포기하는 항목의 숫자조차 표기할 수 없는 N포 세대라 불리는 청년들은 효자의 길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이들은 불안정한 일자리, 학자금 대출 상환, 기약 없는 취업준비, 치솟은 집값 등 과도한 삶의 비용이 인생의 중요한 가치라고 여겨졌던 많은 것들을 포기하게 만든 원인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벌써 오래 전부터 우리 사회의 문제이자 과제이며, 한국뿐만 아니라 20살만 되면 독립을 한다는 미국에서도 취업난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살아가는 청년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결혼과 육아는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바뀌었다.

그렇다고 이들 모두를 ‘불효자’라 부를 수 있을까.

효의 본질이 변해서는 안 되겠지만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따르고 지키기에는 세상살이가 녹록치만은 않다.

이는 사회 구조와 구성원은 다양·복잡해졌으나 국가가 모두 책임질 수 없는 복지를 떠맡아 온 한국사회 가족의 부담이 한계에 달해 결국 전통적인 가족 형성의 공식이 와해되는 상태에 다다르게 됐음을 보여준다.

<가장 무거운 죄가 ‘불효죄’라 했는데..>

공자는 효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불효에 대한 경고도 엄했다.

이 세상에는 살인죄, 간통죄 등 5가지 형벌로 다스리는 3천 가지 죄가 있는데 그 중에서 제일 무거운 죄가 ‘불효죄’라고 하였다.

조상들은 부모상을 당한 후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했다. 무덤 근처에 초막을 짓고 3년간 살며 험하고 궂은일을 피하고 화려한 의복은 물론 고기 등을 먹지 않았으며 겨울에도 솜옷을 입지 않고 금욕 생활을 하며 산소를 돌보고 공양을 드렸다.

오늘날에는 어쩌다 TV 뉴스나 ‘세상에 이런 일이’와 같은 프로그램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다.

대신 ‘현대판 고려장’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딸이 어머니의 주민등록증을 태운 뒤 서울 한 주택가에 버리고 간 이야기, 효도관광 가자고 하여 멀리 떨어진 곳에 방치한 이야기, 며칠 여행 보내주는 척하며 그 동안에 감쪽같이 이사해버린 사연 등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다.

요즘도 고려시대에 늙은 부모님을 산속에 내다 버리거나 산 채로 땅 속에 묻는 고려장이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알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고려시대에 고려장이라는 풍습은 없었다. 고려 시대 사람들은 대부분 불교를 믿었기 때문에 사람이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했으며, 게다가 효를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이야기가 잘못 전해 내려오는 까닭은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의 우수한 문화를 깎아내리기 위해 인도 설화에 나오는 기로국(棄老國, 노인을 버리는 나라’라는 뜻)의 이야기를 고려의 이야기인 것처럼 바꿨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는 「옛날 기로국에는 늙은 아버지를 지게에 지고 가서 산속에 내다 버리는 풍습이 있었다. 그런데 함께 간 어린 자식이 이다음에 아버지가 늙으면 똑같이 내다 버릴 거라면서 지게를 챙겼다. 아들은 어린 자식의 말에 잘못을 뉘우치고 늙은 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고 와서 잘 살았다」는 내용이다.

2016년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광주 모 아파트에서 70대 노인 살해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범인이 노인의 아들과 딸이며, 아들은 서울의 유명 대학을 졸업하였고 딸은 교회 전도사로 활동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더군다나 끔찍한 범죄 이유가 부모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서였다니, 남매의 변명은 더더욱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현대판 고려장뿐만 아니라 자식이 부모를 해치는 일까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형편껏, 마음을 다해 효도하자>

최근 ‘부포족’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자녀에게 부양받는 것을 포기하는 부모를 뜻하는 말이다.

3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50∼69세 2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은퇴 라이프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6%는 자녀에게 노후 지원이나 간병 등의 부양을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43.9%는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본인은 부양받길 원치 않지만 응답자의 73%는 ‘현재 노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를 포함한 50, 60대는 부양의 대물림을 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청년실업 문제가 악화되면서 자녀들의 경제적 수준이 부모를 부양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점도 부포족이 늘어나는 데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부모와 자식 간의 이해와 바람은 예전과 같지 않고, 효를 중시한 옛 성현들의 가르침을 따르고 지키기에는 시대가 변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효의 본질만은 변해서는 안 된다.

한 아버지는 열 아들을 기를 수 있으나 열 아들은 한 아버지를 봉양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부모를 정성껏 봉양하고 마음 편히 모시는 것이 효(孝)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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