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이 없는 제국주의는 무너진다.
관용이 없는 제국주의는 무너진다.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8.04.30 10:02
  • 호수 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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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제 2차 세계대전의 종전 50주년이 되는 해이며 유네스코 헌장 채택 50주년을 기념하는 뜻에서 1995년을 ‘관용의 해’로 정했었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라는 책을 쓴 홍세화는 관용을 똘레랑스라고 표현했는데 이 말은 보통 승자 또는 강자가 은혜를 베풀거나 자비로운 태도를 갖는 것을 뜻하고 있다.

예일대 교수인 에이미 추아는 그의 저서 [제국의 미래]에서 제국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는데 권력이 동시대에 경쟁국을 능가해야 하고, 다른 나라에 비해 경제력과 군사력이 뒤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세 번 째로 관용을 꼽았다. 관용은 능력과 지혜를 가진 인재들을 끌어들일 수 있으며 반란을 예방할 수 있고 언어와 종교와 문화적 다양성을 계승하게 할 수가 있다.

관용과 거리가 먼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종교적 반목과 유혈사태 그리고 전쟁이 1천년 동안 이어졌음에도 기독교 국가인 미국이 1945년 이후 세계의 제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관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케메네스 왕조의 페르시아 제국은 세계 최초의 패권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거느렸고, 넓은 영토를 가졌다. 키루스 대제는 다른 나라를 정복한 뒤 통치자를 죽이거나 내쫓지 않고, 호사스러운 생활을 보장해 주었다. 백성들에게는 고유의 종교와 문화 그리고 그들의 언어를 쓸 수 있도록 해주었다.  

키루스의 뒤를 이은 다리우스는 표준화폐를 도입하고 우편제도와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세금 액수를 예상보다 늘려 잡았다가 그 지역의 지도자들에게 의견을 물은 뒤 세금을 깎아주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백성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어 세금을 감면해주었다’고 공표하였다. 아케메네스 왕조가 몰락한 것은 피정복민들의 반란을 일으킨 잔혹성과 억압 때문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후 페르시아 제국이 멸망하고 로마제국이 탄생하게 된다. 페르시아 제국은 속국의 통치자들을 대부분 페르시아인으로 두었는데 로마제국은 그렇지 않았다. 로마는 인종과 언어 그리고 문화와 종교를 따지지 않고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수도였으며 황제가 반드시 로마에서 태어나야할 이유도 없었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평화와 교류 그리고 협력과 상호 존중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한 핏줄이며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남과 북은 언젠가는 통일을 이루어 한반도의 번영과 자주를 이루어야 할 형제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남과 북은 우리의 의지로 분단과 정전 상태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남북회담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교두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을 위해서는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미국은 한반도 뿐 아니라 세계의 경찰국가가 되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03년 미국은 이라크가 대량 살상 무기를 생산해 사용한다는 것과 사담 후세인 정권이 이라크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고, 테러 단체들과 연계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지만 화학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은 2011년 테러리스트와 관련이 있다며 리비아를 침공하여 거의 초토화시켰으며 알카에다를 보호하고 있다는 이유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기도 하였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미국이 어떤 이유를 들어 북한을 침공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그들이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미국과 수교를 맺자고 한 이유는 전쟁을 하지 말자는 간절한 바람을 표현한 것이다.

앞에서 제국의 조건으로 군사력, 경제력 등과 함께 관용을 들었었다. 지금 미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에 버금가는 나라는 없다. 그런데 미국이 관용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지금 미국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바로 관용이고, 한반도 문제에서도 미국의 관용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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