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힘
음악의 힘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8.04.09 15:12
  • 호수 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추시대부터 음악은 시(詩)와 서(書) 그리고 예(禮)와 함께 지식인들의 필수 교양과목이었다.

공자는 그의 제자들에게 시서를 익히고, 예의를 강습하였으며 음악의 중요함을 역설하였다. 논어에 의하면 공자는 제나라 순임금의 ‘소(韶)’라는 음악을 듣고, 3개월 동안이나 고기 맛을 잊었고, “음악이 이렇게 지극한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하였다.

음악은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바람을 통해 전달되고, 몸으로 느낄 수 있으며 언어를 초월해서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자연의 소통이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음악은 조화의 상징이다. 다양한 악기가 조화를 이루며 다섯 음계가 소리를 내어 사람은 물론 생명있는 모든 것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매일 좋은 음악을 듣고 자라는 채소는 그렇지 않은 채소보다 더 잘 자라고 병충해에도 강하다는 연구도 나왔다.

중국인들은 음악의 조화는 바람의 조화로 이어지고 천지기운의 조화로 이어지기 때문에 음악이 조화를 이루면 비와 바람이 제때 제 기능을 다하게 되어 농사가 잘되고 백성들이 풍요로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심신의 조화는 기(氣)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데 음악도 기와 직접적으로 관련을 지니고 있어서 좋은 음악은 병을 치유하고 정신을 맑게 한다고 믿었다.

시경에서는 민간가요를 풍(風)이라고 불렀는데 “윗사람은 풍으로써 아랫사람을 교화하고 아랫사람은 풍으로써 윗사람을 풍자한다. 문사(노래가사)를 잘 다듬어 완곡하게 간언하니 말하는 사람은 죄가 없고 듣는 사람은 족히 그로써 경계로 삼을 만하다. 그러므로 풍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고대의 왕들은 식사를 할 때 음악을 들으며 밥을 먹었는데 이는 음악이 심신의 조화를 이루어 건강한 육체를 유지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중국 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오래 전부터 음악이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성서에는 다윗이 하프를 연주하여 사울왕의 정신병을 고쳤다는 내용이 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오르페우스는 아폴로에게 하프를 배웠는데, 그가 하프를 연주하면 나무와 돌이 춤을 추고 맹수들도 얌전해졌다고 하며, 배를 타고 항해하다 폭풍을 만날 때도 하프로 거센 폭풍을 잠재웠다고 한다.

수학자인 피타고라스는 우주의 조화가 수의 비례에 따라서 유지된다고 여겼는데 그는 수와 음악 사이의 비밀을 탐구하였다. 그는 천체의 음악, 즉 별이 돌아가면서 내는 음악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고대에는 종교음악이나 궁중음악 등 음악의 장르가 많지 않았지만 현대에 와서는 클래식, 재즈, 블루스, 힙합, 컨트리 음악, 전자 음악 등 그 장르가 다양해졌다. 그 장르가 어찌되었든 음악은 언어와 종교 그리고 사람과 자연을 소통하게 하는 신비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북측의 삼지연 관현악단이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한데 이어 남측에서 조용필을 비롯한 가수들이 평양을 방문해 ‘봄이 온다’는 주제로 두 차례의 공연을 했다. 더구나 평양에서의 두 번째 공연은 남과 북의 가수들이 함께 손을 잡고 뜨거운 정을 느끼며 노래하고, 박수를 치며 화해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북의 김정은 위원장은 ‘봄이 온다’는 주제로 공연을 했으니 가을에는 ‘가을이 왔다’는 주제로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 꽁꽁 얼었던 남과 북이 봄의 기운으로 풀려가고 있듯 가을에는 남북의 항구적인 평화의 정착과 통일의 초석이 다져지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하루아침에 통일을 이룰 수는 없다. 함께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감정의 벽을 부수고, 이념의 틀을 깨며 우리의 마음과 뜻이 하나가 될 때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남쪽의 가수들이 평양에서 부르는 노래는 소통과 화합의 시작이며 감동이었다. 음악의 힘은 그 어떤 글이나 말보다 크고 웅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전라남도 장성군 영천로 168 3층
  • 대표전화 : 061-392-2041~2042
  • 팩스 : 061-392-24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동빈
  • 법인명 : (주)주간장성군민신문사
  • 제호 : 장성군민신문
  • 등록번호 : 전남 다 00184
  • 등록일 : 2003-07-04
  • 발행일 : 2003-08-15
  • 발행인 : 류이경
  • 편집인 : 변동빈
  • 장성군민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장성군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snews1@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