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의 연어 프로젝트
장성군의 연어 프로젝트
  • 변동빈 기자
  • 승인 2018.03.12 16:25
  • 호수 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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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이 지은 <성소부부고>에 “연어는 동해에 있는데 알젓은 좋은 안주다”고 하였다. 난호어목지에서는 “동해에 일종의 물고기가 있는데 큰 것은 길이가 두서너 자(60㎝~1m20㎝)이고 비늘은 가늘며 청색 바탕에 고기 색은 담적색이다”고 하였다.

또한 “알의 모양이 명주(明珠)같고, 빛깔은 담홍색인데 소금에 절이면 심적색(深赤色)이 되고 삶으면 다시 담홍색이 되며 빛깔 중에 심홍색이 한 점이 있다”고 하였다.
연어는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올 때 싸리나무나 대나무로 만든 어전(魚箭)을 이용하여 잡는다고 했으며 조선시대에는 연어를 말리거나 소금에 절여 가공하였고, 알은 젓갈로 가공하였는데 요즘에는 훈제품이 인기가 있다.

고급 생선요리로 유명해서 통조림을 만들어 먹거나 찜, 구이, 훈제 등 조리 방법도 다양하며,  다른 물고기들에 비해 비타민 A와 D가 특히 풍부하고 단백질, 지방 등 영양소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연어는 하천에서 부화되어 6㎝ 정도로 자라면 바다로 내려가고, 3∼5년 뒤 다 자라면 바다에서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와 산란한다. 산란기는 9∼11월이며, 암컷이 알을 낳고, 수컷이 방정한 뒤 모두 죽는다. 연어의 모천회귀성을 이용하여 바다에 인접한 지방정부에서 인공 부화한 어린 연어를 하천에 방류하여 수산자원을 늘리려는 노력들이 많아지고 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하는 사자성어는 예기(禮記)의 단궁상편에 “옛사람의 말이 있어 말하기를 「여우가 죽을 때 언덕에 머리를 바르게 하는 것은 인(仁)이다.」라고 했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여우가 죽을 때 태어난 곳으로 머리를 둔다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호마북망(胡馬北望) 또는 호마의북풍(胡馬依北風)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는데 이는 북쪽의 말은 남쪽에 와서 북풍을 만나면 머리를 들어 북쪽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함을 비유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옛 시에 호마의북풍(胡馬依北風 호마는 북풍에 의지하고), 월조소남지(越鳥巢南枝 월조는 남쪽 가지에 둥지를 트는데)라는 구절에서 인용한 것이다. 연어나 여우 그리고 호나라의 말에 대한 고사는 모두 고향을 생각하고 고향을 그리워한다는 뜻으로 근본을 잃지 않는다는 뜻도 갖고 있다.

장성군이 청년연어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젊은 영농 인재들의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돕고 농산업 분야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3단계로 구성된 이 프로젝트는 농산업 창업과 교육, 운영자금 지원 그리고 전문가의 컨설팅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는 미래 장성의 가장 소중한 청년자원인 장성하이텍고등학교(구 장성실업고등학교)와 연계한 프로그램, 그리고 그들이 장성에 머물 수 있도록 육성, 지원하는 내용이 빠져 있다. 한마디로 알맹이가 빠진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필자가 8년 전 일본의 홋카이도를 방문했을 때 농촌의 주택이 도시지역에 비해 매우 큰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여 현지인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답은 매우 간단했다. 그들은 가족농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3대가 함께 살며 대부분 대가족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연어프로젝트라는 말도 억지로 끌어다 붙여 청년농업인 육성과는 맞지가 않다. 연어는 바다에 나가 살다가 성장하면 고향으로 돌아와 번식을 한 다음에는 생을 마치게 된다. 연어프로젝트는 연금수령자들을 위한 실버타운에나 적합한 표현이다.

장성하이텍고등학교(장성실업고등학교)의 농업계 졸업생이 매년 45명이 배출되는데 이 가운데 농업에 종사하는 학생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장성군이 파악하고 있으면서 이런 프로젝트를 구상했는지 묻고 싶다.
단어 하나가 갖는 의미가 중요한 것은 그 단어가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연어프로젝트의 연어는 생을 마감하기 위해 돌아오는 것으로 청년들에게 사용할 단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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